[脫중국 오디세이] '스마트폰·LCD·가전' 中의존도 줄인 삼성전자, 다음은 반도체?
[脫중국 오디세이] '스마트폰·LCD·가전' 中의존도 줄인 삼성전자, 다음은 반도체?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6.15 07:59
  • 수정 2022.06.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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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나라가 미국이 새롭게 추진하는 아시아 지역의 경제 협력 플랫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산업계에 탈(脫)중국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전자업계는 특히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값 상승, 반도체 장비 제재 등 대내외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위기를 맞이한 국내 기업들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고자 한다.

중국 텐진에
중국 톈진에 위치해있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국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던 이 공장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 문제로 2018년 12월 철수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LCD(액정 표시 장치)에 이어 반도체 공장도 탈중국할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세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낸드플래시 공장을 가동 중이며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도 만들었다. 다만 미국에 가전공장 가동과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증설하기로 하면서 미주 법인에 힘을 주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1위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낸드플래시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안에 2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낸드플래시 생산을 늘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시안 2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3만장 수준으로, 기존 시안 1공장의 월 12만장보다 많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 공장에서 만드는 낸드플래시 생산량(월 25만장)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가 넘는 규모다. 이는 단일 낸드플래시 공장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IPEF 참여 전후로 삼성전자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일각에선 탈중국 기조가 심화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이 IPEF로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형성이 가능해진 데다 미국과 협력할 뜻을 밝히면서 글로벌 무역에서 중국의 중심 역할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중국 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삼성전자]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삼성전자

여기에 삼성전자 내부에선 중국에서 기술 유출 사태가 빈번한 만큼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 일부 임직원이 자회사 세메스의 반도체 세정 장비 기술을 중국 국영기업에 넘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다만 반도체 업계로 좁히면 중국은 국내 반도체 업체에 큰 손인 만큼 의존도를 상당 부분 낮추긴 어렵다. 반도체 전체 매출 중 26%(2020년 기준)를 중국에서 거뒀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공장인 만큼 중요한 위치다.

이때문에 삼성전자는 무턱대고 중국에서의 생산을 축소할 수는 없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지난해 4분기 기준 33.1%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인 솔리다임을 인수하며 19.5%의 점유율로 뒤쫓고 있다. 

여기에 미국 마이크론은 2020년 삼성전자보다 먼저 176단 낸드 개발에 성공하면서 기술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 삼성 입장에선 메모리 초격차를 위해 중국은 버릴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그럼에도 탈중국 현상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 중국의 보복, 가깝게는 '코로나 제로' 정책 고수에 따른 경기 부진과 공급망 훼손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중국에서 한국 기업들의 현지 사업 재정비와 탈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타 계열사인 삼성SDI는 배터리 셀 사업에 집중하려고 작년 중국의 배터리 팩 공장 2곳을 폐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중국에 매각한 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용 모듈 공장 2곳만 운영 중이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카운티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 공장 부지. [출처=삼성전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카운티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 공장 부지. ⓒ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중국 스마트폰 공장과 PC 공장을 철수하거나 생산을 중단한 적이 있다. 2018년 4월과 12월에 선전·톈진에 있는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했고, 2019년 10월 중국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기지인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2020년 8월에는 쑤저우에 위치한 PC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대신 모두 베트남과 인도로 공장을 이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로인해 중국에 낸드플래시, 미국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위주의 '투트랙'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에 17억 달러(약 21조원)를 들여 건설할 제2파운드리 공장의 소재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선정했다. 반도체 생태계와 미디어텍, 퀄컴,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미국 팹리스(설계) 업체들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가전의 경우 중국 쑤저우에 공장이 있지만,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2018년부터 가전 공장을 가동한 만큼 '투 트랙'이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공장에 2020년까지 약 3억 8천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 약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PEF 창설은 이뤄졌지만 목표나 조항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IPEF 가입 소식 만으로 회사에서 사업을 조정한다는 것은 이른 판단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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