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줌인] 결정적 국면에 접어드는 우크라이나 전쟁...CNN이 진단하는 세가지 시나리오
[우크라 줌인] 결정적 국면에 접어드는 우크라이나 전쟁...CNN이 진단하는 세가지 시나리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6.16 05:41
  • 수정 2022.06.16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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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 전선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포격하는 우크라 MLRS [사진=연합뉴스]
돈바스 전선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포격하는 우크라 MLRS [사진=연합뉴스]

CNN방송은 15일(현지 시각) 서방 정보관리들의 말을 인용,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정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자신들이 보유한 구소련 시절의 구형 전투 무기들에 장착되는 탄약이 고갈되어가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면서 서방을 향해 더 많은 중화기들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가운데, 러시아군은 포병 공격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동부의 두 주요 전략 도시들에서 결정적 우위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미국과 다른 서방 정보에 익숙한 여러 소식통들에 따르면, 서방의 정보 및 군사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적인 결과를 판가름할 결정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결정적 순간은 지금까지 자국들의 경제적 피해와 무기 재고 고갈을 무릅쓰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서방 정부들에게 힘겨운 결정을 강요할 수도 있다.

미국이 서방 국가들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와 물자들을 지원하라고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현 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거의 50개국에 달하는 실무단 회의(working group)를 이끌기로 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의 관리들은 전쟁 물자들이 감질나게 공급되면서 결정적 국면에서 서방의 지원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두려움을 낳고 있다고 실망감을 표출했다.

“현재 어느 한 쪽의 승리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토(NATO)의 한 고위 관리는 이렇게 분석했다.

“러시아군이 슬로뱐스크나 크라마토르스크까지 도달하느냐 아니면 우크라이나군이 그들을 저지하느냐의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무력에 직면하고서도 현 상태에서 방어선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세 가지 가능성

서방 관리들은 세 가지 가능성을 놓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가 동부의 핵심 지역 두 곳을 점령해들어가는 데 점진적으로 성공을 거둘 가능성과, 전선이 심각한 교착상태에 빠져 수개월 또는 수년간 대치 상황이 이어지면서 양측에 막대한 사상자가 나오고 위기가 만성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피가 마르는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로 관리들이 그 가능성을 가장 낮게 보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바로 러시아가 전쟁 목표를 재설정하면서 자신들이 승리를 쟁취했다고 선언하면서 전쟁과 흡사한 상황을 유지하는 모습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말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현재로서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소식통들은 말한다.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가 동부지역에서의 일부 성과를 한 곳으로 묶어낼 수만 있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결국 지금까지 차지한 영토를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으로 진격하는 발판으로 활용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충분히 강력하지 못하다면 러시아는 침공을 확대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요일 서방이 더 많은 무기를 더 빨리 공급해주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러시아에 우리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우리의 이 저력이 서방의 파트너들과 함께 상승작용을 일으키기를 바랍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우방들이 러시아의 영토 야욕을 저지하고자 한다면 서방의 군사 원조가 “보다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방 관리들은, 물량 측면에서만 본다면 동부지역에서 러시아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우위는 기정사실은 아니다”라고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말했다.

최전선의 전투 상황이 포병 공격에 의한 밀고 밀리는 공방전의 소모전으로 접어들면서 양측은 엄청난 사상자를 낳고, 현재는 병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도 지상 병력의 1/3을 잃었다.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가 모든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는다면 결정적 승기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있다. 푸틴은 정치적 위험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러시아의 전체 군사력 동원을 회피해왔다.

현재 전투는 세베르스키 도네츠강(Seversky Donets River) 양안(兩岸)의 세베로도네치크와 리시찬스크, 두 자매 도시에 집중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군은 세베로도네츠크에 거의 포위되다시피 하고 있다.

서방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고지대인 리시찬스크 방어에 호기를 잡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러시아군이 남동부로 진격해 들어가면서 이 도시에 이르는 보급망을 차단하려 시도하고 있다는 징표들이 나타나고 있다.

“여러 측면에서 우리 돈바스 지역의 운명이 결정적 순간을 맞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주 이 두 지역 인근에 도착해서 이렇게 말했다.

하르키우에서 전투 중인 우크라이나 병사들 [사진 = 연합뉴스]
하르키우에서 전투 중인 우크라이나 병사들 [사진 = 연합뉴스]

구소련 무기 체계의 선호

미국 관리들은 서방의 무기들이 여전히 전선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기 부족을 호소하는 해당 지역의 목소리와 우크라이나 관리들의 전선에서의 실망 섞인 간청은 보급망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중화기 포대뿐만 아니라 탄약 같은 훨씬 기본적인 물자들을 요청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문제의 일부는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 무기 체계에 들어맞는 구소련의 구식 군수품 부족에 시달리는 데에다가 전투병들을 서방과 나토가 공급하는 새로운 무기 체계에 익숙하도록 훈련시키는 데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서방의 무기 사용법을 훈련시키는 데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훈련에 필요한 병력을 전투 현장에서 빼내야 하는 어려움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정보에 익숙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익숙하지 않은 서방의 무기는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들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군에 스위치블레이드 드론(Switchblade drone) 수백 대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대들은 사용하기가 더욱 용이한 상업용 드론에 폭탄을 장착해 날리는 것을 더 선호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달 초 우크라이나에 ‘트럭 탑재 경량 다연장 로켓발사기(HiMARS : High Mobility Artillery Rocket System)’를 포함한 새로운 무기 패키지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가 있다. HiMARS는 우크라이나가 보내 달라고 수 주 동안 간청해오던 첨단 무기로 로켓과 미사일을 우박처럼 퍼부을 수 있는 무기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패키지 공급이 발표된 직후 소수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사용법을 익히고는 있지만 이 훈련에는 수 주일이 소요되고 아직 전투 현장에 투입되지도 않았다. 이와 관련 한 고위 국방 관리는 이 시스템이 “곧”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될 것이라는 말만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로 보내질 수 있는 구소련 시대의 군수품 확보에도 한계가 있다. 미국은 이 구식 무기들과 관련해 각 나라들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얼마나 보낼 수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재촉하고 있지만 피를 말리는 포병 전투는 지구상에서 구소련 군수품들을 싹쓸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 미국 관리는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전투력 손실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에 우크라이나의 전투력을 판단하는 데에는 처음부터 애를 먹었다. 미국 관리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로 들어간 서방 무기들의 행방이나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솔직히 시인한다.

그 때문에 전투 관련 정보 예측이 어려워지고, 언제 어떤 식으로 재공급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정책을 결정하기가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말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우크라이나가 탄약과 무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지 구체적인 답변을 요청하자, CNN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군수품 소모율과 작전 행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파악하기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보내주는 포병 무기들을 중요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무기들이 수리를 위해 빈번하게 이동하는 모습들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무기 활용 상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서방 관리들은 말한다. 그리고 전투가 비교적 러시아 영토에 근접한 작은 지역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서방 정보기관들은 다른 경우에서처럼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대다수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지역에서의 전술적 측면으로 범위를 좁혀 본다면 전투 현장은 우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러시아에는 가까우며, 병력은 양측이 매우 촘촘한 상태로 밀집되어있습니다.”

나토의 고위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동부지역에서 이따금 벌어지는 전투에 대한 세부 사항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현재의 결정적 국면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전투력을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이는 사상자들이 급증하는 상태에서 서둘러 훈련받은 시민 자원병들이 전투 현장에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나토 관리는 덧붙였다. 쏟아지는 포화 아래 투입된 신규 병력들의 전투력을 예견하기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병력을 확보하는 것과 그들이 싸울 준비가 되어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바로 그런 측면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의 젊은 기업인들과 만나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의 젊은 기업인들과 만나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푸틴의 다음 행보는?

이와 함께 미국과 서방의 관리들은 푸틴이 어마어마한 소모전을 줄이려는 의사가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

“푸틴의 대(對) 우크라이나 전략 측면에서 우리는 그가 목표를 바꿨다는 어떤 신호도 탐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토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푸틴은 여전히 자신이 승리할 것이라 믿고 있으며, 물리적으로도 장악을 자신하고 이상적인 면에서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적 통제 면에서도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푸틴의 자신감은 철옹성 같은데 반해 서방은 그렇지 못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쟁이 지리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방 국가들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일부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느라 자신들의 국방에 필요한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과 높은 인플레이션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대가가 미국과 유럽의 일반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언론의 관심이 일상적인 전투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일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이 힘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군의 국제군단(international legion) 대변인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물결에 “안일함”이 일고 있음을 비웃으며 러시아의 침공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미안 마그루 우크라이나 방위군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승리를 거둘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무기들이 이미 제공되었다는 자기만족적인 인식이 서방에 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전장에서 러시아군을 무찌를 만큼 충분한 무기들이 아직 공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그루 대변인)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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