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줄리안 어산지의 변호사 밀착 감시해 온 영국 정부
[WIKI 프리즘] 줄리안 어산지의 변호사 밀착 감시해 온 영국 정부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6.17 05:32
  • 수정 2022.06.1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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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어산지(왼쪽)과 그의 변호인 제니퍼 로빈슨. [사진=인디펜던트]
줄리안 어산지(왼쪽)과 그의 변호인 제니퍼 로빈슨. [사진=인디펜던트]

세계적인 인권 변호사이자 2010년부터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를 변호해 온 제니퍼 로빈슨이 영국 정부가 자신을 감시해왔다며 법적 대응을 해왔고, 최근 영국 정부가 감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현지시간) 월드소시얼리스트웹에 따르면 로빈슨이 영국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던 유럽 인권재판소는 합의의 일부로 영국 정부가 로빈슨에 대해 유럽인권조약의 사생활과 관련한 8조와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10조 위반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 합의로 미국과 그 동맹들이 어산지를 추적하기 위해 자행한 범죄가 드러났다고 어산지의 지지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 발표는 영국의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이 어산지를 미국으로 송환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앞두고 나왔다. 어산지는 미국의 전쟁범죄와 비리를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통해 폭로한 것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총 18건의 혐의에 대해 기소됐다.

미국과 영국 정부가 어산지에 대해 자행한 일들도 몇 가지 드러난 바 있다. 이 달 초에는 스페인 고등법원이 전 미 CIA 국장이자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에게 증인 소환장을 보냈다. 어산지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생활을 할 때 대사관 건물의 보안을 담당했던 스페인의 보안업체 UC글로벌이 미국의 사주를 받고 어산지와 어산지의 변호인들을 감시한 혐의와 관련한 증언을 위해서다.

폼페이오가 법정에 출두한다면, 그가 CIA 국장과 국무장관으로 있는 동안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에콰도르 대사관에 있는 어산지를 납치 암살할 논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심문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0일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300명이 넘는 의사들이 성명을 발표했다. 파텔이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승인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영국 정부의 인정과 로빈슨과의 합의를 주류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어산지와 어산지 관련인들의 권리가 공격받은 것과 관련한 보도를 하지 않음으로써 인권 남용 분위기를 계속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류 미디어 중 영국의 데일리메일만 로빈슨 사건의 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을 통해 로빈슨은 “영국 정부가 드디어 감시와 미국과의 정보 공유로 내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는 언론 활동의 비밀 자료를 보호하는 것과 관련한 것을 포함한다. 이는 어산지와 그의 변호팀에 대한 불법 감시 패턴을 따르며, 언론 활동의 자료와 특권에 정부가 간섭하는 것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어산지 미국 송환 사건에 대해 영국과 미국 정부가 어떤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로빈슨은 트위터를 통해, 미 NSA의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과 스노든의 폭로에 함께 한 저널리스트 글렌 그린왈드와 로라 포이트라스의 용감한 행동이 없었으면 자신에 대한 감시 폭로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줄리안 어산지의 변호안 제니퍼 로빈슨(중앙)과 위키리크스 편집장 크리스튼 흐라픈슨이 2019년 2월 웨스트민스터 법정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AP=연합]
줄리안 어산지의 변호안 제니퍼 로빈슨(중앙)과 위키리크스 편집장 크리스튼 흐라픈슨이 2019년 2월 웨스트민스터 법정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AP=연합]

로빈슨은 2016년 영국 정부에 맞서 법적 행동을 하는 데 함께 한 인권단체 국제 프라이버시(Privacy International)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2013년 스노든은 미 국가안보국 NSA가 국제법과 미국 헌법을 위반하며 전 세계 사람들을 대대적으로 감시해 온 것을 폭로했다. 또한 다른 국가의 지도자들과 유엔에 있는 사람들을 미국이 감시한 것도 폭로했다. 

그 밖에 스노든이 폭로한 NSA 자료에서는 미국 주도로 어산지와 그의 협력자들에 대해 범죄를 공모한 것도 드러났다.

인터셉트(Intercept)의 2014년 기사에 따르면, 그린왈드와 라이언 갤러허가 이 폭로에 대해 기술했는데, 이들은 NSA 뿐 아니라 다른 미국 정부 기관들이 어산지를 쫓고 있으며, 영국 정부통신본부(British Government Communications Headquarters, GCHQ)도 미국과 밀접하게 공조하면서 어산지와 그의 협력자들을 포위망에 넣었다는 내용이 유출된 NSA 문서에 들어있다고 했다.

인터셉트는 영국의 디지털 감시 기관인 GCHQ가 감시 시스템을 이용해 위키리크스 사이트 접속자들을 몰래 감시했다고 보도했다. GCHQ가 공조자들에게 접속자들의 IP주소와 구글 같은 검색엔진에서 위키리크스에 접속하는 데 이용된 검색어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2010년 어산지가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서의 전쟁범죄를 드러내는 방대한 양의 미 국방부 문서를 공개하자 오바마 행정부는 어산지에 대한 범죄 기소를 만드는 데 도와달라고 동맹들에게 호소했고, 이에 따라 영국의 어산지 추적은 한 층 더 거세졌다.

어산지를 잡기 위한 영국과 미국의 공조의 한 예로, 2012년 로빈슨이 출국금지 명단에 올려져 런던에서 호주로 가는 비행기의 체크인이 안 된 사실이 있었다고 한다.

영국 당국은 어산지가 망명인 자격으로 에콰도르 대사관을 나와 출국하는 것을 못하도록 만들었다. 2016년 유엔 자의적구금 실무그룹은 이것이 어산지의 자의적이고 불법적인 구금으로 이르게 했다는 것을 알았다.

2019년 4월 영국 경찰은 미국의 송환 요청에 따라 에콰도르 대사관 건물에서 어산지를 강제로 끌어내 체포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삼엄한 경비로 악명 높은 런던 벨마시 교도소에 영국에서의 고발이나 유죄판결 없이 수감돼 있다.  

로빈슨을 불법적으로 감시했다는 것에 대한 영국 정부의 인정은 어산지의 기소가 반전 저널리스트와 운동가, 원칙에 충실한 변호사, 그 밖에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에 반대하는 이들을 탄압하려는 움직임의 선봉에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어산지의 지지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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