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배현진, 또 충돌…비공개 회의 놓고 공개 설전
이준석-배현진, 또 충돌…비공개 회의 놓고 공개 설전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6.20 11:30
  • 수정 2022.06.20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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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이준석 대표가 배현진 최고위원과 논쟁을 벌인 뒤 회의장을 나가자 이 대표를 부르고 있다. [출처=연합]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이준석 대표가 배현진 최고위원과 논쟁을 벌인 뒤 회의장을 나가자 이 대표를 부르고 있다. [출처=연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최고위 회의에서 공개 충돌했다.

최근 당 혁신위 운영방향,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등을 놓고 비공개 회의에서 잇단 신경전을 벌였던 두 사람이 이번엔 공개 회의에서 대립한 것이다.

집권 초기 민생 현안에 집중해야 할 여당에서 소모적 갈등만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대표가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저는 별다른 모두발언을 할 것이 없다.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대표는 "회의가 공개·비공개로 나눠 진행되는데 비공개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붙여서)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가 대선 이후 최고위 모두발언을 '패스'한 것은 지난 16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선대위 인선을 놓고 대립하면서 회의 모두발언을 생략한 바 있다.

이 대표의 돌발 선언은 최근 비공개 최고위 회의 내용이 언론에 구체적으로 보도된 데 따른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비공개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출처=연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비공개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출처=연합]

 

이후 발언권을 넘겨받은 배 최고위원은 "그동안 저희가 최고위를 할 때마다 답답했다. 그 내용이 낱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참 낯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현안 논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비공개 회의를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에서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회의 말미에 "비공개 회의는 오늘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국제위원장 임명 건 관련 의견이 있는 분은 제시해달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쩌나", "제가 회의 단속을 좀 해달라고 누차 제안하지 않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던 만큼 공개 충돌 양상이 나타나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잠깐만요"라고 중재를 시도했지만 두 사람은 설전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반발하는 배 최고위원에게 "발언권을 득해서 말하라""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기 때문에 이 상황을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 최고위원은 그러나 "대표님 스스로도 많이 유출하지 않았나"라며 "심지어 본인이 언론과 나가서 이야기한 것을 언론인들이 쓴 것을 누구 핑계를 대며 지금 비공개 회의를 탓하나"라며 이 대표에 책임을 돌렸다.

배 최고위원이 "최고위의 건전한 회의 기능과 권한에 대해 대표가 의장 직권으로 여태까지 단속을 제대로 안 했다"고 지적하자, 이 대표는 "한번 단속해볼까요"라고 맞섰다.

권 원내대표는 "그만하자. 비공개 회의를 하겠다"라고 한 번 더 중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마이크를 직접 끄기도 했다.

이 대표는 "논의할 사항이 있으면 의사권을 권 원내대표에게 이양하고 나가겠다"며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이어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 본인이 (비공개 내용을) 제일 많이 유출했다"고 언급하자, 이 대표는 "내 이야기를 내가 유출했다고"라고 말하며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돼 15분가량 진행됐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2분 만에 이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인선안에 대한 이 대표의 반대를 두고 "졸렬해 보인다"(배 최고위원), "지도부 구성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이 대표)라며 대립한 것으로 보도됐다.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직격한 내용이 보도됐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과열된 부분을 냉각시키기 위해서라도 잠시 비공개 현안 논의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라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논의 사항은 가급적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게 좋다"면서도 "각자가 판단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이래라저래라 강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대표가 의장 직권으로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 합의된 사항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노코멘트 하겠다. 여러분들이 다 보셨기 때문에"라고 답했다.

집권 초기 여당에서 이런 갈등상이 되풀이 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여당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특히 "이게 다 대표가 만드는 것이지, 세상에 어떻게 여당을 이렇게 끌고 가나. 집권 여당 대표가 모두발언도 안 하고 그러려면 대표를 뭐하러 하나"라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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