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강대강 대치로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21일 또 다시 결렬되면서 국정 공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처리 대기 중인 계류 법안이 1만1000개를 넘었다.
이번 결렬은 6월 들어 맞이한 세 번째 상황으로, 향후 기약없는 공회전 상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의 원내수석부대표인 송언석·진성준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했으나, 접점조차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과 20일 두 번의 회동에도 불구하고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직을 두고 양측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여야 합의에 기반해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국회의장단을 먼저 선임하고 법사위원장은 이후 논의하자고 맞서며 대치가 길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전날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마라톤 회담'을 민주당에 제안하며 원 구성 협상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안에 담판 짓는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00m 달리기도 좋고, 철인경기도 좋다"면서도 "어떤 양보안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발을 뺐다.
지금 국회가 처리해야 할 현안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을 향해 "지금 국민들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응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의 주요 내용들은 법 개정 없이는 실행될 수 없다.
또한 청문회 일정도 못 잡아 공직 후보자 검증에 손을 놓은 사이,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기한은 전날 만료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방침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회가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청문회 없이 고위공직자가 임명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마냥 시간을 끌 수 없다며 국회의장 단독 선출 카드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 정부 정책을 법 개정으로 뒷받침하려면 국회 정상화가 시급하다. 여야는 문을 걸어 잠그고 끝장 협상이라도 벌여 원 구성 합의안을 도출하고 하루속히 국회를 가동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이다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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