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25) 미국으로부터 거세지는 시장 개방 압박… 한미경제 먹구름 몰려오다
청와대-백악관 X파일(125) 미국으로부터 거세지는 시장 개방 압박… 한미경제 먹구름 몰려오다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6.25 05:46
  • 수정 2022.06.2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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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부터 한-미 무역 불균형이 심해지자, 미국의 무역 압박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KBS 캡쳐]
1990년대 중반부터 한-미 무역 불균형이 심해지자, 미국의 무역 압박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KBS 캡쳐]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에서 세계무역기구(WTO)가 발족됐다. 한국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쌀 시장을 개방해야 했기 때문에 우루과이라운드가 결코 달갑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TO의 출범은 한미 양자 무역관계를 새로운 길로 이끌었다. 1995년 5월 미국 정부는 WTO 분쟁해결기구에 두 가지 불만 사항을 털어놓았다.

하나는 한국 정부가 식품 분야 유통기한 규정에 반대했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 조치가 외국에서 수입하는 식품을 자의적으로 제한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 주장했다. 다른 하나는 한국이 농산물에 대해 불필요하게 긴 관세 절차를 설정했다는 것이었다. 이 절차 때문에 농산물이 시장에 도달하기도 전에 부패하는 경우가 생겼다고 했다.

WTO에서 분쟁을 조정하는 도중 한국과 미국은 이 두 가지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게 되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불만 사항을 수용했다. 자국의 관세 절차를 개선하고 유통기한 제도의 규제도 완화시켰다.

하지만 한미 무역불균형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1996년 한-미간 교역 규모가 550억 달러에 달하며 한국은 일곱번째로 큰 미국의 무역 상대국이 됐다. 한국 쪽에서 116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양국 정부의 긴장이 고조됐다.

자동차시장 개방 문제 역시 뜨거운 쟁점이었다.

1996년 한국은 미국시장에 20만대가 넘는 자동차를 수출한 반면 미국으로부터는 8,500여대를 수입하는데 그쳤다.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이러한 추세에 대한 반발로 미국은 한국이 자국의 자동차 산업에 유리하게 시장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정부는 ‘한민족 Buy Korean 운동’고 더불어 수입차에 관세를 과하게 부과함으로써 한국 수입자동차 시장을 효율적으로 폐쇄시켰다고 주장했다.

두 나라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차례 협상을 시도했으나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1997년 10월 1일 미국 무역대표부 리처드 피셔 차관보가 주미한국대사관을 찾았다.

그는 “미국이 한국의 자동차 정책을 우선협상대상국관행(PFCP)으로 지정했고, 미국통상법 301조 조정에 착수했다”고 통보했다.

박건우 대사는 “미국 정부가 일방적인 조치를 취한 것에 실망감을 느낀다.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박 대사는 “이 문제로 한미관계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길고 고된 협상 끝에 한미 두 나라는 한국 자동차시장을 더 개방한다는 조건 하에 마침내 해결점을 찾았다.

이외에도 최소시장 접근원칙 하에 쌀시장 개방, 한국 통신 및 쇠고기시장 개방과 같은 몇가지 쟁점 사항이 있었다. 일부 미국 뉴스는 한국의 대선이 1997년 12월로 다가온다는 이유로 무역문제에 대한 한국의 국내외 정책이 올바르게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별취재팀= 유 진, 최석진, 한시형 기자]

 

yoojin@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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