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진국 수준 외상 의료 발전..사회 안전 인프라 구축에 총력”
[인터뷰] “선진국 수준 외상 의료 발전..사회 안전 인프라 구축에 총력”
  • 김 선 기자
  • 승인 2022.06.24 15:41
  • 수정 2022.06.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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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백(대한외상학회 회장)·박찬용(대한외상학회 이사장)

이재백 대한외상학회 회장은 1990년 2월 외과 전공의를 마치고 외과 영역에서 활동하다 1995년에 모교인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의 응급의학 정착을 위해 돌아왔다. 응급센터 내에서 각 외과 관련 임상 선생님들과 복합 외상환자 급성기 치료와 차후 관리에 대한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하고 있다. 이재백 회장은 “외상환자의 사각지대 현상이 눈에 밟혀 주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 버둥거리며 지금까지 일을 이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외상학회 회장의 목표는 사회적 안전 기반이 확립되고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회장과 함께 대한외상학회를 이끌고 있는 또 한 사람은 박찬용 대한외상학회 이사장이다. 박찬용 이사장은 “우리나라 외상 치료 수준이 다른 분야들 못지 않게 하루 속히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서길 기대해 본다”며 “이를 위해 민·관·군이 협심해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은 최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PPTC (Pan-Pacific Trauma Congress)학회에 참석해 이 회장과 박 이사장을 만나 외상 전문가 육성에 대한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이재백 대한외상학회 회장(전북대병원 응급의학과).
이재백 대한외상학회 회장(전북대병원 응급의학과). [사진=김 선 기자]

- 대한외상학회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이루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학계와 산업현장에서는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서 융복합이라는 개념 정착이 진행되고 있는데 외상분야도 각 전문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서로 협력해 체계관리와 치료성적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이 제도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회장 임기는 1년으로, 내년 2월 정년을 앞두고 있는데, 회장으로 역임하면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외상학에 몸담아 기여하고, 거기에서 오는 보람과 만족을 느끼고 싶다. 그러기 위해 외상 진료 업무에 흔쾌히 동참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필요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유도할 예정이다. 선진국 수준에 걸맞는 외상의료 분야의 발전을 꼭 이루고 사회의 안전 인프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 외상 체계에 있어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응급의료의 양대 축은 외상과 질병 관련 일반응급이다. 의료진들이 흔쾌히 반기지 않는 분야가 응급의료이고 중증외상 분야다. 언제나 준비하고,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고 환자의 상태를 예측할 수 없는 염려와 걱정, 나아가 두려움에 휘감겨 있는 상황이다. 이를 완화해 주는 길은 유비무환의 체계, 즉 시설과 장비 인력 등이 골고루 잘 갖춰져 언제라도 즉각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런데 공공 의료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러한 시스템은 각 의료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국가가 개입해 두려움과 부족함을 메워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외상환자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작업현장의 안전성 확보, 안전 도모의 생활화, 상습적인 사고 발생이 있는 도로환경 개선, 안전운전과 교통정보 제공 등의 의료 외적인 부분에서의 개선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 외상 외과 의사로서 방향성을 제시할 달라.

“최근 경주화백센터에서 진행된 제9회 환태평양 외상학술대회를 지켜보면서 이미 많은 선구자들의 헌신과 노력을 보았다. 현재와 미래에도 각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특히 그중에서도 권역외상센터 소속 교수들과 외상팀 구성원들의 성실하고 헌신적인 상호 보완 협력으로, 앞으로 우리나라의 외상치료 분야를 급성장시킬 것이고 외상학의 미래를 밝게 이끌어 갈 것으로 확신한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외상환자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병원전 외상관리체계가 확립돼야 한다. 이를테면 지정된 권역외상센터 이외의 의료기관(응급의료기관 중 지역응급의료센터 이상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도 중증 손상으로 인한 생명단절 상황이나 중증 장애로의 진행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급성기 외상환자에 대한 관리가 가능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유는 촌각을 다투는 중증외상환자의 적절한 병원 선택을 위해 적정 치료능력을 갖춘 가장 가까운 병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찬용 대한외상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외상센터).
박찬용 대한외상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외상센터). [사진=김 선 기자]

- 경주에서 진행된 PPTC 학술대회 의미를 부여해 달라.(다음부터 박찬용 이사상 인터뷰)

“지난 2년간 대한외상학회의 자학회인 외상술기교육연구학회의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여러 구상이 있었으나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학술대회를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분기마다 진행해 오던 집담회를 개최하지 못하는 등 진한 아쉬움이 있었다. 올해부터 2년간 대한외상학회 이사장을 맡게 되면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이번 PPTC 학술대회를 준비했다. 오프라인을 통해 현장에서 활발한 발표와 토론, 교류를 진행할 수 있어 너무도 다행이다. 특히 역대 회장들(임홍철 교수, 서길준 교수, 이종복 교수, 한호성 교수, 황건 교수)과 이사장들(조현민 교수, 이영호 교수)이 함께 해주시고, 2013년 MOU를 맺어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준비한 국군의무사령부에서도 최병섭 사령관을 비롯해 하범만 육군의무실장, 강점숙 국군간호사관학교장, 석웅 국군수도병원장, 김남렬 국군외상센터장, 이재혁 국군의무학교장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다. 또한 학회 기간 중 전국권역외상센터 협의회를 현장에서 개최해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정수연 사무관, 김성중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고정인 외상체계관리팀장, 조항주 협의회장(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장,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을 비롯한 전국의 권역외상센터장들을 모시고 약 2시간에 걸쳐 여러 현황에 대해 토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대한외상학회가 여러 유관 기관과 MOU를 통해 긴밀하게 협력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바 이번에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와 MOU를 맺고 교류를 통해 많은 중증외상환자들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노력을 함께 해나가기로 했다. 더불어 양평국립교통재활병원에서 재활의학과 정희연 교수와 이구주 교수가 팀원들과 함께 참석해 병원의 중증외상환자 전문재활센터로서의 시스템 구성과 현황 및 향후 운영 방안들에 대해 활발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

- 외상분야와 관련해 현재 교육 상황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권역외상센터 선정 사업을 시작해 초기에는 국내 교육 여건이 불모지에 가까워 외상 관련 교육을 듣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외국을 다녀와야만 했다.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대한외상학회의 자학회인 외상술기교육연구학회가 2014년 창립되어 동물(돼지)을 활용한 외상술기 교육인 ESPIT(Essential Surgical Procedures in Trauma), BESPIT(Basic ESPIT), 대량출혈 환자에서 시행되는 초기 손상통제술 중 하나인 대동맥내 풍선폐쇄 소생술 교육인 ET-REBOA (Endovascular Training for Resuscitative Endovascular Balloon Occlusion of the Aorta), 중증도 분류를 위한 외상손상점수 관련 교육인 TREE (Trauma Registry for Expert and Educator), 외상간호사를 위한 NICE (Nurse Intensive Care Education) 등의 교육 코스를 꾸준히 개발 및 발전시켜 권역외상센터에서 근무하는 의료 종사자의 역량 강화를 위해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대한외상소생협회에서는 의사들을 위한 소생실 초기 치료에 관련한 교육인 한국형 전문외상처치술(KTAT)과 119 구급대원 및 응급구조사를 위한 교육인 한국형 병원전 전문외상처치술(KTPT)을 적극 운영 및 보급을 위해 애쓰고 있다. 또한 대한외상학회는 PPTC 학술대회를 알차게 운영함은 물론 연수교육 프로그램인 TIRC (Trauma and Injury Review Course)를 운영하고 있다.”

- 한국 외상 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달라.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국내에서 많은 교육들이 개발 및 개선되어 외상 관련 의료 종사자분들이 굳이 외국까지 가지 않고도 수준 있는 교육들을 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카데바를 활용한 교육은 아직까지 국내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올해 5월 외상술기교육연구학회에서 개발을 위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대한외상간호사회에서 외상간호사를 위한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한 것도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교재 개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해 많은 고민과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다. 대한외상학회에서는 2018년 첫 출간한 외상의학 교과서에 대해 올해 개정 2판 작업에 착수했고, 대한외상소생협회에서는 한국형 외상전문처치술 교재에 대해 개정 3판 작업에 대해 논의 중이다. 전국응급구조학과 교수협의회에서는 총론분과, 외상분과, 재난분과로 팀을 꾸려 3권의 표준화 교재 편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가 외상분과 위원장을 맡아 참여하고 있는 바 응급구조학과 학생들에게 외상의 현장이 현장감 있게 전달될 수 있는 교재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위키리크스한국·경주=김 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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