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두고도 노사 이견 여전…“파업은 최후 카드”
출범 만 1년이 돼 가는 신한라이프의 완전한 통합이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HR(인사)체계 통합을 두고 노사갈등이 가시화되는 양상을 띄어서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사무금융노조 신한생명지부는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인사제도 봉합반대 촉구 집회를 열었다. 참석인원은 약 700여명으로, 성명서 발표 뒤 동양생명 연수원으로 자리를 옮겨 조합 총회가 진행됐다.
이날 총회는 작년부터 이어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아직까지 매듭짓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존 신한생명은 5직급, 오렌지라이프는 4직급 체계로 이뤄져 있었다. 작년 7월 양사가 물리적으로 결합하면서 HR제도의 통합 필요성도 대두됐고, 노사는 4직급 체계를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노조 조합원 투표 결과는 부결이었다. 직원들은 직급체계가 줄어 임금인상과 승진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같은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큰 문제는 성과급(PI·PS)체계 문제다. 성과급은 크게 PI와 PS로 구분되는데, 회사의 순이익 등을 재원으로 하는 점은 같지만 PI는 PS에 비해 개인성과가 반영되는 비중이 크다. 오렌지라이프는 PI 없이 기본급에 PS만 지급되는 체계였지만 신한생명은 PI와 PS가 모두 지급돼 왔다.
현재 노사는 PI 유지를 두고 줄다리기를 계속 중이다. 사측은 PI를 폐지하는 대신 기본급에 일부 반영하려 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만큼 기본급 인상분이나 성과급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다만 사측은 HR통합이 이뤄지지 않아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HR통합안이 확정되고 지급기준 같은 게 명확해야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할지를 정할 수 있는데 기준이 없다보니 아직 지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급기준만 명확해진다면 언제든 미지급분은 소급해서 지급된다”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번 사안에 대해 파업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라이프 본사가 아닌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집회를 연 것 또한 사측을 한층 더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노조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사들은 지주사 앞에서 시위하는 형식으로 회사에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라며 “파업은 가장 최후에, 정말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때만 사용하는 카드”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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