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돈바스 총공세, 부동항을 둘러싼 러시아의 전쟁 셈법
[우크라 전쟁] 돈바스 총공세, 부동항을 둘러싼 러시아의 전쟁 셈법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7.02 18:20
  • 수정 2022.07.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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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철수한 흑해 뱀섬에서 치솟는 연기. [출처=연합뉴스]
러시아군 철수한 흑해 뱀섬에서 치솟는 연기. [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흑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즈미니섬(뱀섬)을 탈환했다. 지난달 항구도시인 마리우폴과 동부의 핵심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가 러시아에 점령된 불리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배경엔 얼지 않는 '부동항' 확보가 있던 만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러시아군은 총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즈미니섬에 더 이상 러시아군은 없다. 우리 군이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도 페이스북에 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진을 걸고 “적들이 두척의 고속 보트를 타고 급하게 기지를 떠났다. 현재 즈미니섬은 불타고 있고,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적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의 섬 탈환에 대해 “러시아의 곡물 수출 봉쇄를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승리”라고 평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우크라이나에 섬을 내줬음을 시인했다. 이들은 “호의의 표시(gesture of goodwill)로 러시아군이 즈미니섬에서 임무를 마치고 그곳 주둔군을 철수시켰다”며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수출하는 인도주의적 회랑을 마련하려는 유엔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여러 자료를 보면, 우크라이나군이 감행한 지난밤의 포격과 공습을 견디지 못하고 러시아군이 섬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즈미니섬은 우크라이나 본토 남쪽 끝에서 약 48㎞ 떨어진 흑해의 북서부에 자리한 면적 0.17㎢의 작은 섬이다. 우크라이나의 핵심 항구인 오데사항에서 지중해로 나아가려면 이 섬 주변을 지나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2020~2021년 수출 시기에 4150만t의 밀과 옥수수를 전세계에 공급했는데, 95%가 오데사항 등 흑해 연안 항구를 통해 수출됐다. 이곳을 출발한 곡물은 터키의 보스포루스·다르다넬스 해협을 거쳐 지중해로 나온 뒤, 수에즈운하 등을 거쳐 아프리카·아시아 등 전세계로 공급된다. 하지만 이 운송로가 막혀 식량난이 확산되는 중이다.

마리우폴 항구 지키는 러시아군 함정. [출처=연합뉴스]
마리우폴 항구 지키는 러시아군 함정. [출처=연합뉴스]

러시아가 침공을 계획한 것도 이 항구와 연관있다. 러시아는 유럽 쪽에 유일한 부동항인 '칼리닌그라드'이 있는데 남쪽으로 폴란드, 북·동쪽으로 리투아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그런데 폴란드·리투아니아 등이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서 칼리닌그라드는 육로 없이 완전히 고립된 처지가 됐다.

그나마 러시아가 EU와 협정을 맺으면서 2003년부터는 리투아니아를 통해 칼리닌그라드로 화물을 운송할 수 있었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문제는 복잡해졌다. EU는 대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산 물품의 역내 운송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리투아니아는 지난달 18일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화물열차 운행을 대폭 제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례가 없다", "불법이다"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부동항의 중요성은 다시 조명받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1년 내내 얼지 않는 부동항이다. 러시아 해군 발트함대의 주둔지이기도 하다. 러시아 핵무기도 다수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부동항 확보를 위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위치한 돈바스 지역에 공세를 강화해 마리우폴과 세베로도네츠크를 점령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 참석차 투르크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 참석차 투르크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는 25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과 우리 지원을 받는 LPR군이 세베로도네츠크를 완전히 점령했다. 세베로도네츠크 내 아조트 화학공장을 저항 거점으로 바꾸려던 적의 시도는 저지됐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스트류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 역시 “불행히도 우크라이나군이 도시를 거의 떠났다”고 인정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세베로도네츠크 함락은 지난달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잃은 후 우크라이나의 최대 손실이라고 진단했다.

NYT는 "러시아군의 돈바스 점령시 푸틴 대통령은 군사적 승리를 확실하게 주장할 수 있게 된다"며 "향후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 단계에서도 이 지역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2014년 강제 합병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육로 회랑 건설에 대한 오랜 열망도 돈바스를 가로질러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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