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26) 1997년 몰아닥친 아시아 금융위기, 그리고 ‘도미노’처럼 밀려온 한국의 경제 위기
청와대-백악관 X파일(126) 1997년 몰아닥친 아시아 금융위기, 그리고 ‘도미노’처럼 밀려온 한국의 경제 위기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7.10 05:48
  • 수정 2022.07.1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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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봄부터 동남아에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몰려오면서 한국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래픽=연합뉴스/시사저널]
1997년 봄부터 동남아에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몰려오면서 한국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래픽=연합뉴스/시사저널]

1997년 봄 동남아시아로부터 금융 위기가 번지기 시작했다. 위기의 진원지는 태국이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불안정한 금융 상태는 동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1970년대부터 동아시아에 시장경제가 도입되면서 각 나라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나라마다 소득이 치솟았고 일자리들이 많이 생겨났다. 또 도시의 중산층 계급이 늘어나 정치적 세력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아시아 경제는 재정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됐다.

저금리에 고무된 아시아 은행들이 달러, 엔, 유로를 단기간 차용한 후 새로운 제품에 투자할 자금이 필요한 국내 회사에 현지 통화로 장기간 대출해줬다. 환율은 안정적이었고 외국의 대출기관들은 아시아 나라들이 대출을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등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1997년 들어 이 같은 시스템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태국의 단기 외채가 상당히 증가하자 외국 은행들은 과연 채무자들이 실제로 그것을 다 갚을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태국 은행들이 외화 대출을 갚으라는 압력에 시달리게 되면서부터 태국의 외환보유고는 급격히 떨어졌고 화폐가치는 추락했다. 태국 통화가 무저지자 신용도 위기와 환율의 압박이 인도네시아, 필리핀, 그리고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퍼져나간 것이다.

스티븐 보즈워스 주한미대사는 서울로 갈 채비를 하면서 미 재무부 상임 관료들과 회의를 했다. 보즈워스 대사가 “한국경제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느냐”고 말으니, 관료들은 “한국은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그해 9월 한국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논평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평가는 불과 2주만에 급작스럽게 바뀌었다. 11월 중순까지 금융위기는 마치 전염병처럼 동남아시아에서 한국까지 번지고 말았다. 전세계 채권자들에게 아시아의 경제 상태는 똑 같은 것일 뿐이었다.

세계의 은행들은 일본만 제외하고 한국을 포함한 모든 아시아를 믿을 수 없게 됐다. 나라마다 단기 외채가 공식 외환보유고의 몇 배에 달하는 양이 됐다.

초조해진 서방의 은행들은 단기 융자금 만기일이 되자 마자 즉시 상환하라고 보챘다. 하지만 공식적인 외환보유액은 점점 줄어들었고, 한국의 원화도 첨예한 압력을 받게 됐다.

단 몇 주 사이에 1달러에 800원이던 환율이 1,000원, 그 다음 1,100원, 그리고 1,350원이 됐고 한국은 유동성 경색에 빠지게 됐다.

기업들은 경영 자본을 빌릴 수 없었고, 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실업률은 수직 상승했다.

[특별취재팀= 유 진, 최정미, 한시형 기자]

한미 정치 40년 비사, 청와대-백악관 X파일. [사진= 위키리크스한국/ 연합뉴스]
한미 정치 40년 비사, 청와대-백악관 X파일. [사진= 위키리크스한국/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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