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이제 정치인들에게 안전한 곳은 없다...아이티, 남미 이어 일본까지 정치인 피습
[월드 프리즘] 이제 정치인들에게 안전한 곳은 없다...아이티, 남미 이어 일본까지 정치인 피습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7.09 07:24
  • 수정 2022.07.09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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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서부 나라현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에 나섰다 총격을 받고 쓰러져 있다. [출처=연합]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서부 나라현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에 나섰다 총격을 받고 쓰러져 있다. [출처=연합]

일본의 전 총리 아베 신조의 총격 사망 사건은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이처럼 모든 정치와 관련된 폭력 사건은 비극적이다.

1년 전 아이티 대통령 조브넬 모이즈가 한 용병단들에게 암살당하는 일이 벌어졌었다. 남미 국가들 같은 곳에서는 정치인들이 살해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이들 국가들은 기아와 범죄, 부패 문제가 심각해 목숨 걸고 정치를 해야되기도 한다.

반면, 1981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총에 맞은 뒤로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대통령에 대한 심각한 암살 시도가 없었다. 레이건에게 총을 쏜 사람은 배우 조디 포스터에게 인상을 주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정신이상자였다.  그러나 총기 소유가 쉽고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미국에서는 정치인이 치명적인 위험에 처해질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2011년 민주당 의원 가브리엘 기포즈가 마트 주차장에서 유권자들을 만나는 중에 머리에 총을 맞았다. 2017년에는 공화당 의원 스티브 스칼라이즈가 자선 농구경기장에서 좌파 운동가에게 총을 맞았다. 그러나 두 사람 다 생명을 건졌다. 

일본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총기 사고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으며 정치적으로도 안정적인 국가 중 하나다.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가 일본에 부여한 자유지수는 100점 만점에 96점으로 95점인 호주보다 높다.  

미국 진보센터(The Center for American Progress)의 아시아 지역 선임연구원 토비어스 해리스는 깊에 배어있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일본의 정치인들을 상해를 입을 수 있다는 두려움 없이 유권자들과 한 데 어우러지게 해왔다고 말했다. 

2006년에서 2007년, 다시 2012년에서 2020년까지 총리에 임했던 아베는 나라에서 대낮에, 10일 일요일에 있을 참의원 선거 지지 연설을 하다가 총에 맞았다. 아베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여당인 자민당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해리스는 “일본의 민주주의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당선된 관료들은 대중들과 아주 가깝다는 것이다. 온라인 캠페인과 TV 광고도 있지만, 현장에서, 아베가 있던 곳 같은 역 앞에서 캠페인이 아주 많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일본이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1960년 일본의 사회당 대표 아사누마 이네지로가 극단적인 국가주의자가 휘두른 사무라이검에 살해됐다. 같은 해 기시 노부스케 총리가 여섯 차례 칼레 찔렸지만, 생존했다. 기시 노부스케는 아베의 외조부로 한 집안에서 같은 일이 또 일어난 것이다.

해리스는 아베에 관한 최초의 영문 전기를 섰었다. 그는 “당시는 거리의 조직폭력배들과 대규모 시위가 많았던 시대이다”라며, “사람들은 아베를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했다. 그러나 1960년과는 다르다. 지금의 일본 정치는 잔잔하다. 사람들은 선거에서 투표율이 50%가 넘느냐, 결과가 거의 기정사실이냐를 궁금해한다”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아베의 총격이 일본에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한다. 자칭 안전하고 안정적인 정치 토론의 천국이라는 이미지가 산산조각이 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웨덴의 고틀란드섬에서 열린 한 정치회담에서 60대 여성 정신과 의사가 칼에 찔려 죽는 사건이 일어난지 며칠 뒤에 아베 총격 사망 사건이 일어났다. 

이러한 사건들은 다른 민주주의 선진국들에게, 총기 소유가 거의 없고 공개 토론이 비교적 차분한 곳이라도 정치와 관련한 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일본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 다른 어느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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