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家풍향계] 박경일號 SK에코플랜트,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진심인 이유
[건설家풍향계] 박경일號 SK에코플랜트,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진심인 이유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7.15 07:08
  • 수정 2022.07.15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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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건설사 탈피해 ‘친환경·에너지’ 중심 기업 도약
23년 만에 사명 바꿔…‘친환경(Eco+심는다(Plant)’ 비전 드러내
내년 하반기 IPO 공개 앞둬 …“10조 이상 기업 가치 만들 것”
사업 포트폴리오의 과감한 재편…최태원 SK그룹 회장 의중 반영
EMC홀딩스 시작으로 삼강엠앤티·테스·센바이로 등 잇따라 인수
공격적 M&A 탓 과도한 ‘부채비율’ 부담…올해 말까지 ‘확’ 낮춰야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왼쪽 두번째)이 5~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2022’ 현장을 방문해 '넷제로 시티' 디오라마(축소모형)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SK에코플랜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왼쪽 두번째)이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렸던 ‘CES 2022’ 현장을 방문해 '넷제로 시티' 디오라마(축소모형)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사령탑인 박경일 대표이사의 일사분란한 지휘 아래 건설사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과감한 사업 전환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5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선도하는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 도약’이라는 목표 아래 23년 만에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바꿨다. SK에코플랜트라는 이름 역시 ‘친환경(Eco)’을 ‘심는다(Plant)’라는 회사의 비전을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최근 2년 간 환경시설관리를 포함해 삼강엠앤티‧테스‧센바이로 등 굵직한 국내외 인수합병작업(이하 M&A)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해왔다. 내년 하반기 예정된 IPO(기업공개)를 통해서 10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포부도 이미 밝힌 상태다.

다만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는 내년 하반기 SK에코플랜트 IPO 시장 입성에 좌우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재무건전성 개선도 해결과제다. 공격적인 신사업 확장과 기업 합병으로 회사의 덩치는 커졌지만 그만큼 출혈이 컸던 탓이다.

최태원 회장. [사진=SK그룹]
최태원 회장. [사진=SK그룹]

SK에코플랜트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속전속결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친환경 및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SK그룹의 의지와 무관치 않다. 앞서 SK그룹은 2017년 '근본적 혁신을 위한 딥체인지'를 선언한 이후 ESG 경영의 토대를 닦아왔다.

SK그룹 지주사인 SK㈜가 대체에너지·환경기술 등 그린(친환경) 사업에 2021~2026년까지 향후 5년간 14조4000억원을 과감하게 베팅한 것도 그 일환이다. 탄소배출·기후변화 등 환경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기업의 책임이 큰 만큼 이를 해결하는 데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SK㈜는 이와 함께 수소 분야를 포함해 연료전지‧재생에너지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친환경계열사에서 확보한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세계 최대 규모 생산설비 구축을 지원하는 동시에 업무협약을 체결한 해외 합작사들과 연료전지 생산체계도 갖춘다는 구상이다.

미국 모놀리스와 합작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내년 1분기 중 정식 출범해 독점사업권을 확보하는 한편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중국·베트남 지역도 함께 공략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기업은 친환경 수소로 꼽히는 청록수소를 세계 최초로 보급한 곳이다. 향후 그린 수소 시대가 도래하기 전까지 상당수 수소가 이곳에서 공급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요가 쏠리는 이유다.

최태원 회장이 친환경 사업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자 이를 진두지휘한 인물은 바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이다. 지난해 9월 수장에 오른 박 대표는1994년 SK그룹에 입사한 ‘SK맨’이며, 그룹 재직시절부터 투자전략과 M&A 전문가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SK에코플랜트는 몇 년 간 폐기물 처리‧신재생에너지‧수처리 등 관련된 기업 인수에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신사업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는 2020년 9월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로부터 1조500억원에 사들였으며, 국내 초대형 환경플랫폼 기업으로 수처리·폐기물 처리 전문 회사다. 환경시설관리 인수를 계기로 선진 폐기물 관리·처리기법 도입과 더불어 자체적으로 보유한 AI 기반의 폐수 및 소각 처리 기술 확보에 역량을 결집할 것으로 알려져 시너지 확대가 예상된다.

이후에도 ‘볼트온 전략’을 발표하며, 그린환경기술‧대원그린에너지·도시환경·디디에스·새한환경·이메디원 등 수처리 및 폐기물 소각기업 7곳을 추가로 인수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건설업계조차 전례 없던 행보다.

지난해 10월에는 세계적인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에 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 데 이어 11월에는 건설업종의 장점을 활용해 연료전지 발전과 더불어 해상풍력 발전까지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장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삼강엠앤티는 하부구조물 전문 제작업체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기업이다. [사진=삼강엠앤티]
삼강엠앤티는 하부구조물 전문 제작업체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기업이다. [사진=삼강엠앤티]

지난해 11월 사들인 삼강엠앤티는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이며, 약 4600억원을 들여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회사다. 해상풍력이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일찌감치 선점에 나선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1월 18일 약 3426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삼강엠앤티의 지분 31.83%(1629만6413주) 인수한 데 이어 전환사채(CB)발행에도 약 1169억원(전환가능주식수 537만253주)을 투입해 막바지 인수작업에 분주하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야드 및 접안부두 등의 인프라를 확보한 데 이어 원자재인 후육강관의 제조역량까지 지녀 하부구조물 제작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코스닥 상장사다. 하부구조물은 풍력터빈을 지탱하는 해상풍력 발전의 핵심 기자재로, 해상의 극한 환경을 20년 이상 견뎌야 해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현재 대만이 주력 수출시장이며, 글로벌 1위 덴마크 오스테드와 벨기에 얀데눌, 싱가폴 케펠 등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계약을 통해 해상풍력 발전의 핵심인 하부구조물 제작역량을 확보하고 늘어나는 동북아시아 수요에 대비해 생산량을 증설할 계획이다.

삼강엠앤티의 경영권 확보를 기점으로 향후 부유식 해상풍력의 부유체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선점에 나설 방침이며, 그동안 추진해오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에는 울산 동남해안 해상풍력 발전사업(136MW)을 통해 발전허가를 취득해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첫발을 내딛었으며, 지난해부터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성장성에 착안해 국내외 15개 해상풍력 설계·제작·시공사들과도 사업 초기부터 종합적인 개발 및 수행 체계를 구축하기로 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IT기기 리사이클링 공정. [사진=SK에코플랜트]
폐기된 IT기기는 리사이클링 공정을 통해 재활용되고 있는 모습. [사진=SK에코플랜트]

올해 M&A 행보 역시 거침없다. 지난 2월 전기·전자 폐기물(E-waste) 선도기업 ‘테스’ 지분 100%를 10억달러(약 1조1935억원) 가격에 인수하며, IT 기기를 포함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테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으며, 북미, 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 총 21개국 43개의 처리시설을 운영 중이다.

이 중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싱가포르 등 5개국이 주요 핵심 시장이며,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는 2020년 약 500억달러(약 60조원) 수준인 E-waste 산업 규모가 2028년 약 1,440억달러(약 170조원) 수준으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테스의 주력사업인 전기·전자 폐기물 리사이클링은 각종 가전, IT기기로부터 플라스틱, 코발트, 알루미늄 등 원자재와 희귀금속을 추출해 새로운 제품의 원자재로 다시 활용하는 분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5월에는 주식매매계약(SPA)을 통해 말레이시아 최대 종합환경기업 ‘센바이로’ 지분 30%를 인수했다. 센바이로 주요 사업영역은 E-waste‧생활폐기물‧지정폐기물 등이다.

말레이시아 최초의 통합 폐기물관리센터를 건설해 운영 중이며, 연간 10만톤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등 폐기물 수집·운반부터 소각·매립, 재활용·재사용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직접 수행한다. 최다 폐기물처리 라이선스도 확보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전면에 내세운 친환경전략. [사진=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전면에 내세운 친환경전략. [사진=SK에코플랜트]

성장세도 가파르다.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등 분야에서 거금을 들인 만큼 당장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행히 사업실적은 나쁘지 않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강엠앤티는 2022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709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59.3%, 48.0% 늘었으며, 직전 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무려 200.6% 증가했다.

박 사장이 취임한 첫 해인 지난해 SK에코플랜트는 영업이익률이 업계 최저 수준인 1.8%에 머무른 데 그쳤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삼강엠앤티 실적이 SK에코플랜트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실적이 급증하게 된다. 삼강엠앤티는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840억 원, 영업이익 601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8.8%, 영업이익은 127.6% 증가한 것이다.

회사측이 공시한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362%로 급감했다. 지난해 말 573%보다 큰 폭으로 줄었지만 비율이 여전히 높다는 것은 옥의티다. 보통 기업의 부채비율이 100% 미만은 안정적으로 보며,  200%를 넘어가면 재무구조가 불안하다고 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국내 대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81.5%다.

회사측은 대규모 투자 유치로 자금을 확충해 부채를 줄이고 신사업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30일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이달초 60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해 총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올해 목표한 회사 연 매출액은 8조원 이상이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100%로 잡고 있다. 최근 일부 사업을 매각해 4500억원가량 현금을 확보한 만큼 작년보다는 회사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는 점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하반기에는 자금 유출이 최소화될 것으로 보여지는 데다가 최근 인수한 환경·에너지 사업 등에서 가시화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올해 말 부채비율이 300% 초반대까지 큰 폭으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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