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고 분투하는 전 소련 연방 국가들
[우크라 전쟁]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고 분투하는 전 소련 연방 국가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7.31 06:46
  • 수정 2022.07.3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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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트빌리안의 거리에서 유럽연합 후보국 지위에서 제외된 것에 항의하고 있는 조지아 시민들. [AFP=연합뉴스]
수도 트빌리안의 거리에서 유럽연합 후보국 지위에서 제외된 것에 항의하고 있는 조지아 시민들. [AFP=연합뉴스]

러시아 제국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제국주의 야망이 점점 노골적으로 드러남에 따라 과거 소련 연방이었던 국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소련 연방 국가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유일한 국가는 벨라루스 뿐이다. 벨라루스 대통령 알렉산더 루카센코는 이 덕분에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권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병참로 역할을 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의 사디르 자파로프 대통령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을 인정하면서 비공식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해 왔다. 그러나 이런 키르기스스탄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경제적 문제가 닥치면서 늘어나는 친러와 반러 양측의 시위로 인해 국내 정세의 불안정을 피하려고 애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부분의 전 소련 연방 지역들에서는 러시아가 희망하던 것과 반대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에의 의존을 줄이고 푸틴에 대한 충성심을 보이는 것을 그만두려는 마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의 폭력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조치를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에서 러시아를 지지한 중앙아시아 국가는 한 곳도 없었다.

카자흐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는 수도 누르술탄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2022년 1월 러시아군을 불러들여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제공하는 것을 거절했다.

카자흐스탄 정부 대변인은 “새로운 철의 장막이 드리워진다면, 카자흐스탄은 그 장막 뒤에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은 자신들의 에너지 수출로를 러시아 영역을 통과하지 않게 변경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영토의 일부가 러시아군에 점령된 몰도바와 조지아는 특히 러시아의 위협을 크게 느끼고 있다. 1990년,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프리드네스트로비안 몰도비안공화국의 군이 전쟁을 시작했고, 이는 사실상 몰도바에서 떨어져 나온 ‘트란스니스트리아(Transnistria)’라는 국가가 생기는 결과를 낳았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국제적으로 공식 인정을 받는 국가는 아니며, 영토 내에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다. 몰도바는 러시아군의 새로운 위협이 있을 가능성에 더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약 95,000명의 난민이 몰려드는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다.

2008년 러시아-조지아 전쟁은 조지아의 분리주의 지역에 러시아군이 침공하면서 발발했다. 러시아는 조지아 영토 내의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독립공화국 선언을 지지했다.

당시 러시아의 목표는 조지아의 정권 교체와 이 두 지역의 독립이었다. 결국 러시아가 두 지역의 분리를 인정하고 무력 충돌을 끝냈다.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는 거의 러시아에 통합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조지아는, 러시아가 야금야금 합병하는 전략으로 소위 지역사회를 러시아 연방 구조에 포함시키고, 점령 지역에서 조지아의 유산을 완전히 뿌리뽑아버리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가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한편, 나토에 가입하려는 조지아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조지아는 지금 유럽연합 가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2016년부터 유럽연합과 협약을 맺고 있는데, 이 협약은 넓은 범위의 협력을 위한 틀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럽연합 가입을 위한 첫 단계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가능한 빨리 완전한 유럽연합의 회원국이 되고자 하는 조지아의 염원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조지아에서 발생한 친EU 시위. 아시아타임즈
조지아에서 발생한 친EU 시위. 아시아타임즈

지난달 20일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는 60여만 명이 모여 조지아의 유럽연합 가입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가 유럽연합 후보국 자격을 얻었고, 조지아는 밀려났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조지아의 유럽적인 관점은 후보국이 되기 위한 작은 발걸음으로 인정되지만, 정치적 양극화를 줄이고, 사법 시스템의 독립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을 시행해야 하며, 탈-올리가르히를 하는 등 여전히 다뤄야 될 주요한 정치적 경제적 문제들이 있다고 봤다.

러시아의 줄어드는 영향력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전 소련 연방 국가들 중 카자흐스탄, 벨라루시,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4개 국가만 러시아 주도의 유라시아경제연합에 가입했다. 여기에 타지키스탄이 더해진 5개 국가만이 집단안보조약기구(Collective Security Treaty Organization, CSTO)에 가입했다.

러시아로부터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는 전 소련 연방 국가들은 전부 이들 단체에 가입하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은 CSTO를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러시아의 반갑지 않은 노력으로 봤다. 우즈베키스탄의 외교부 장관 압둘라지즈 카밀로프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크림까지 우크라이나 영토 전체의 온전함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일부 전 소련 연방 국가들이 서방과 유럽연합과의 밀접한 관계를 추구하는 한편, 다른 국가들, 즉,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등은 튀르키예와 이란, 특히 자국에 대한 중국의 일대일로 투자를 향해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계획은 모두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에 상반되는 것이다.

스스로가 러시아의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국가들에게 나토나 유럽연합의 회원국이 되는 것은 이제 아주 힘든 일이 돼버렸다. 바로 코앞에 위협이 닥쳐왔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를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또한 이들 국가들까지 유럽연합이 보호하는 것은 유럽연합 회원국들까지로 무력충돌에 휘말릴 위험을 키우는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유럽연합 가입을 추구하는 국가들은 유럽연합 가입으로 빨리 가기 위한 정치적 압박이 거세지만, 현재 바로 앞에 닥친 위협들을 해결하기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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