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FOCUS] 포스코건설, ‘도정사업 수주’ 부진…고급 브랜드 ‘오티에르’로 만회하나?
[건설 FOCUS] 포스코건설, ‘도정사업 수주’ 부진…고급 브랜드 ‘오티에르’로 만회하나?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2.07.20 14:35
  • 수정 2022.07.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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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주 4조원 거두며 3위 기록...올해 1.5조원 불과
예상뒤집고 알짜배기 사업지 ‘강남 공략론’ 설득력 얻어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수주 올인…현대건설과 경쟁
경쟁력 확보 차원 고급 브랜드 ‘오티에르 ’ 내걸 가능성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 [출처=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 [출처=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수주실적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최근 론칭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카드로 만회에 나설 지업계 관심이 쏠린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포스코건설의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1조5558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액 4조21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실적을 거뒀다. 업계 3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현대건설이 도시정비사업에서 5조2741억원 수주고를 올리며 1위를 차지했고, 5조1437억원을 기록한 GS건설이 2위에 올랐다. 포스코건설은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등 경쟁자들을 모두 따돌렸다.

이처럼 도시정비사업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는 듯 했던 포스코건설의 올해 수주 성적표는 상대적으로 초라하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상반기 동안 1조원대 수주에 그쳤다. 지난해 막바지까지 치열하게 순위를 다퉜던 경쟁사들은 이미 2배 이상 수주고를 달성한 상황이다.

상반기 기준 현대건설은 누적 수주액 6조9544억원을 달성하며 '7조 클럽' 입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 뒤를 GS건설이 추격하고 있으며 지난해 포스코건설이 따돌렸던 롯데건설도 이미 3조원 안팎의 수주를 달성한 상태다. 특히 롯데건설로부터 추월을 당한 것은 뼈 아프다. 상반기 롯데건설은 2조7000억원을 돌파하며 3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2조원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누적 수주액인 2조2229억원을 넘어섰으며, 서울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업계 1위를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포스코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가 저조한 원인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서울 그 중에서도 핵심 사업지인 강남 지역에서의 수주가 경쟁사 대비 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지난해 전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4조213억원 중에서 서울 지역의 수주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4.3%에 불과하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4위와 도시정비 수주 3위, 리모델링 1위라는 상위권 성적을 달성했음에도 유독 서울 강남 등 핵심 정비사업 수주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강남권에서 그동안 확보한 사업은 강남구 개포럭키, 서초구 신반포21차, 서포구 신반포18차 337동 재건축 등 3곳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모두 300세대 미만으로 소규모다.

포스코건설에 있어 서울 강남권역에서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따내는 것은 이제 ‘숙원’이 돼 버렸다. 이와 관련 포스코건설은 지난 4월 노량진3구역 재개발(1012가구)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서울에서 처음으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사업장이다. 하지만 강남권은 아직 진출하지 못한 것은 옥의 티다.

포스코건설이 강남 핵심 도시정비사업지역에 진출하려는 몸부림은 최근 들어 더 분주한 모양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달 2일 열린 서울 서초구 방배삼호 아파트 12동·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 현장설명회를 시작으로 3일 공공재개발정비사업 흑석2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도 연달아 참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그동안 포스코건설이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인 인천 송도 등의 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왔는데 재건축 최대어로 손꼽히는 강남권 정비사업 도전이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포스코건설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이미지 [출처=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이미지 [출처=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 입장에서는 현재까지의 양상이 다급한 상화인데, 실제 반응은 의외로 담담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조5558억원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도시정비사업은) 현재 순항하고 있으며 올해도 무난하게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규 수주와 관련해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앞서 지난 13일 포스코건설은 자사 기존 주택브랜드인 더샵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전략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론칭을 알렸다. 포스코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해 2019년 초반부터 사내·외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해왔다. 오티에르는 프랑스어로 ‘높은, 귀한, 고급’을 의미하는 ‘HAUTE’와 ‘땅, 영역, 대지’를 의미하는 ‘TERRE’가 결합된 단어로 고귀한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이라는 의미다. 포스코건설은 오티에르 사업장에서 더샵과 차별화한 고급자재와 정밀시공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선보인 오티에르는 하반기 서울에서 시공사 선정을 앞둔 도시정비사업과 공교롭게 맞물리는 상황이다. 포스코건설은 남은 하반기 동안 수주액을 끌어올리기 위해 서울 및 수도권에서의 추가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오는 3~4분기 중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서초(강남)·한남 지역 재개발 단지를 따내는 게 절실하다.

고급 주거단지로 꼽히는 이 지역에서의 수주는 실적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그동안 공략하지 못했던 강남 재개발 시장에서 주요 고급 브랜드로 자리잡는다는 상징성도 있다. 포스코건설이 이 지역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을 목전에 두고 있는 현재 시점에 새 하이엔드 브랜드를 발표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티에르 브랜드 첫 적용으로 가장 유력한 곳은 한남 2구역 재개발과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단지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의 지역적 요건인 ‘강남권 고급 주거단지’를 충족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남뉴타운은 강남권은 아니지만 경쟁사들의 고급브랜드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권과 맞먹는 고급 주거단지로 손꼽힌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전경. [출처=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전경. [출처=연합뉴스]

두 사업지 가운데 특히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단지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은 서초구 방배동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5층 높이의 아파트 7개 동, 843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용적률은 299%에 건폐율은 16.39%를 적용받았다. 관할 지자체인 서초구는 지난 8일을 기해 방배신동아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고시했다. 공사비는 약 5000억원 수준이다.

사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서초구의 입지적인 장점 때문에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에선 현재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의 2파전 구도가 형성돼 있다. 시공사 선정은 오는 8~9월경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건설사는 단지에 각각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2015년 출시한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 역시 최근 론칭한 하이엔드 주택브랜드 ‘오티에르’를 제안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적용 심의회의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기준에 부합하는지 검토 후 가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은 도시정비사업 확대를 올해 핵심 미션으로 세운 한성희 대표의 의지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은 핵심 전략군에서 세부 사업분야로는 유일하게 언급된 사업”이라며 “그만큼 한 대표가 가치를 높게 두고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측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한성희 대표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도시정비사업의 수도권 비중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며 “포스코건설은 모든 도시정비사업장에 대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 서초구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출처=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출처=연합뉴스]

포스코건설이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에 ‘오티에르’를 적용해 경쟁사의 하이엔드 브랜드와의 격차를 좁혀나갈 확률이 크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공사비가 선별 요소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인영 방배신동아 재건축조합장은 “최고의 아파트로 짓기 위해서 고급화 전략을 고민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이 내야할 분담금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해 건설사와 직접 협상을 통해서 적정 공사비를 책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공사비는 3.3㎡당 7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강남권 공사비는 3.3㎡당 600만~650만원 선이었는데 공사비가 인상되면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률을 반영해 공사비가 3.3㎡당 700만~720만원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라며 “공사비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요인이어서 시공 범위와 품질 수준 등에 따라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로 미뤄볼 때 공사비가 엇비슷할 경우 두 회사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더 큰 변별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론칭해가며 서울, 강남지역 도시정비사업에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지켜볼 대목이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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