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메모리반도체 추격에 '칩4' 동맹 압박까지... 삼성전자의 위기
美·中 메모리반도체 추격에 '칩4' 동맹 압박까지... 삼성전자의 위기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7.21 09:09
  • 수정 2022.07.21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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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이크론, 232단 낸드 양산 계획 발표
2020년에도 삼성전자보다 앞서 176단 양산
中 YMTM, 176단 건너뛰고 192단 시제품 제작
美 '칩4' 동맹 압박에 中 반발... 지정학적 위험도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미국 기업 마이크로테크놀로지가 첨단 기술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추격에 나섰다. 80조원 규모의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키우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기업인 YMTM까지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양산 계획을 밝히면서 하반기 D램 하락 전망과 맞물려 삼성전자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세계 최초로 232단 낸드플래시를 올해 안에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232단 낸드는 현존 최고의 고(高)적층 기술로, 이를 위해 마이크론은 자사 고유 기술을 활용하고 두 개의 낸드를 잇는 더블 스택 공정을 활용한다고 전했다.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도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는 반도체를 여러 겹으로 쌓는 '적층' 경쟁이 한창이다 . 메모리 셀을 높이 쌓는 '적층'은 단수가 높아질수록 이에 비례해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높아지고, 동일한 칩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의 초미세 공정 경쟁과 유사하다.

삼성이 메모리반도체에서 1위로 초격차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 경쟁 기업들의 견제와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론은 삼성전자보다 먼저 2020년에 세계 최초로 176단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갔다. 당시 삼성전자는 128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던 상황이었다.

마이크론이 올해에도 232단 낸드 양산에 성공한다면 삼성전자는 또다시 세계 최고층 낸드 양산의 영광을 마이크론에 넘겨주는 셈이 된다. 마이크론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0.2%로 5위에 불과하지만 첨단 기술 개발과 투자로 점유율을 확장할 기세다. 

마이크론이 공개한 232단 낸드플래시 제품. [출처=마이크론]
마이크론이 공개한 232단 낸드플래시 제품. [출처=마이크론]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낸드 점유율은 35.3%로 전분기(지난해 4분기) 대비 2.2%p 늘었지만 2위 키옥시아와 4위 웨스턴디지털이 낸드 공장 원재료 오염 문제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린 영향이 있었다. 2분기부터는 해당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다시 치열한 경쟁으로 회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D램 점유율은 42.7%로 독보적인 1위지만 매출은 하락한 반면, 미국 마이크론은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모두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삼성전자 D램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900만달러(약 117억원) 줄어든 103억4300만달러(약 13조4769억원)로 집계됐다.

3위 마이크론은 같은기간 D램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5억7500만달러(약 7501억원) 증가한 60억2500만달러(약 7조8596억원)를 기록했고, 점유율도 2.7%p 상승한 24.8%로 조사됐다. 메모리 3강 가운데 매출과 점유율 모두 증가한 곳은 마이크론이 유일하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일본 히로시마현에 D램 공장 건설 의사를 밝히면서 사업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히로시마현에 있는 기존 시설 인근에 공장 부지를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새 공장에는 6천억∼8천억엔(약 6조2284억~8조 3045억원) 정도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일본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YMTC(양쯔메모리)도 연내 192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나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176단을 생산 중인 삼성전자보다 빨리 초고적층 낸드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YMTC는 지난 5월 192단 낸드 시제품을 고객사에 전달했고, 최근 고객사와의 성능 테스트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192단 낸드는 기존 128단 낸드에 64단을 추가한 제품이다. 

YMTC는 192단 낸드플래시 개발을 앞세워 반도체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중국 반도체 자립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YMTC는 중국 정부가 키우고 있는 국유 반도체 업체다. 중국 칭화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유 반도체 그룹 '칭화유니'의 자회사로, 여러모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기업은 미국과 중국 기업과의 경쟁 외에도 두 나라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칩4 동맹'에 미국, 일본, 대만에 이어 한국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반발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데다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 1천280억달러 가운데 대(對)중국 수출은 502억달러로 약 39%를 차지했다. 홍콩을 포함하면 60%에 달하는 만큼 업계의 가장 큰 손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서서히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높인다는 목표로 외국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위주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현지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수급과 기술력 우위, 중국 반도체 자립 등 요소를 따져보면 장기적인 관점에선 칩4 동맹에 가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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