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반도체에 미래 달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유있는 배팅
[시선집중] "반도체에 미래 달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유있는 배팅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7.27 16:01
  • 수정 2022.07.27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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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그린·바이오 등 美 300억 달러 투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3곳·셀 공장 2곳 준공
듀폰 웨이퍼 공장 인수해 '칩4' 수요 대비
인텔 낸드 사업부 이을 M&A 후보군 모색
최태원 회장. [사진=SK그룹]
최태원 회장. [사진=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이 미국에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그린, 바이오 등 4대 핵심 성장동력에 220억 달러(약 29조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분야 70억 달러 투자까지 합하면 대미 투자 규모는 약 300억 달러(약 39조원)에 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역사적인 투자"라고 언급하며 기대감을 나타낸 만큼, 한미 양국의 대표적 '윈-윈(Win-Win) 경제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6일 오후(현지 시각) 미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갖고 향후 대미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22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 가운데 150억 달러(약 20조원)는 반도체 R&D(연구개발)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 강화에 투자한다. SK그룹 측은 "반도체 R&D 투자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로 이어져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그룹은 국내외 투자자들과 투자금 확보를 통한 인수합병(M&A)과 기술 협력으로 반도체 산업을 적극 육성할 기세다. 출범 10주년을 맞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SK스퀘어, SK실트론, SK온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통해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공급망 관리는 산업계에 최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신냉전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최근 우리 정부와 주요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공급망, 이른바 칩4 동맹을 제안했다. 지난해 초 시작된 반도체 수급난에 따라 중국과 미국 등 패권 국가들의 반도체 수급을 위한 압박과 제재, 투자 요구에 직면했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출처=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출처=연합뉴스]

산업계에선 패권에 구애받지 않는 공급망 구축으로 위기를 타개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제조업체 SK온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블루오벌 SK'라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미국 내에 총 3개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양사의 투자액은 10조2000억원에 달하며 SK온은 내년을 목표로 배터리 셀 공장 2개도 짓고 있다. SK온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관리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배터리관리칩(BMIC) 개발에도 성공하며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오던 핵심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SK실트론은 2020년 듀폰에 4억5000만달러(약 5500억원)로 워싱턴DC에 위치한 웨이퍼 공장을 인수했다. SK실트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인근인 베이시티에 새 공장을 지어 올 하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회사는 또 2025년까지 3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웨이퍼 생산량을 지금의 10배로 늘릴 방침이다. SK실트론이 미국 투자를 늘리는 것은 웨이퍼 수요 급증 영향이 크다. 웨이퍼 부족 또한 반도체 부족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칩4 동맹 결속에도 SK실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용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실리콘 카바이드(SiC·탄화규소) 웨이퍼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낸드 사업 성장을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 1단계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을 출범시켰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사업부는 솔리다임(구 인텔 낸드 사업부)을 포함하면 업계 2위(점유율 기준)에 올라서게 된다. 이외에도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아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개방형 혁신'을 지향하는 R&D 센터를 미국 서부에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로 출범한 투자전문사 SK스퀘어도 실탄을 마련 중이다. SK스퀘어는 향후 3년간 2조원 이상의 자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국내외 투자자들과 공동투자 기반을 마련해 반도체, 넥스트플랫폼 영역에 집중 투자할 것을 천명했다. 먼저 미국, 일본 등 반도체 선진시장을 무대로 글로벌 반도체 대표 기업에 투자해 SK스퀘어 산하의 SK하이닉스와 사업 시너지를 노린다.

회사 측은 특히 주요 경영진이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 인수, 키옥시아 지분 인수, 인텔 낸드 사업 인수 등 성공적인 대형 M&A를 이뤘다고 자평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박 부회장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반도체 및 ICT 협력 및 투자 방안을 논의한 만큼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된다. 

SK그룹은 2026년까지 계획한 전체 투자 규모 247조원 가운데 179조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투자 규모의 70%가 넘는 금액을 국내에 투자키로 한 것은 반도체와 같은 핵심 생산 기반과 R&D 기반이 국내에 있는 만큼 국내 인프라 구축과 R&D 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SK 측은 "훨씬 규모가 큰 국내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해외 투자도 함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이번에 발표된 대미 투자 계획은 물론, 이미 확정된 국내 투자 역시 흔들림 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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