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일본 여행업계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월드 투데이] 일본 여행업계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8.07 06:19
  • 수정 2022.08.07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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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도 도쿄의 상업지구 긴자 풍경 [사진=연합뉴스]
일본 수도 도쿄의 상업지구 긴자 풍경 [사진=연합뉴스]

올 여름, 서방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제재 완화 이후 몰려든 여행객들로 몸살을 앓는 주요 관광지와 공항들, 그리고 유럽의 살인 폭염 등 여행 대란과 관련된 우울한 이야기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도 점진적으로 관광 문호를 다시 개방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비행 취소도 별로 발생하지 않고, 짐을 잃어버렸다는 끔찍한 이야기도 거의 들리지 않는 등 여행 업계가 더딘 회복 과정을 밟고 있다.

6일(현지 시각) CNN방송은 이처럼 느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의 관광업 분위기는 특히 여행 성수기에 맞춰 지난 6월에 관광 문호를 재개장한 일본에서 특히 심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이민국 자료에 따르면 6월 10일과 7월 10일 사이 일본에 입국한 관광객은 1,500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95%가 줄어든 수치이다.

이런 차이는 왜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역사적으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 중 하나인 일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아직도 불안불안

관광 문호를 다시 개방하기는 했지만 일본은 개인 여행객들보다는 단체 여행객들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여행 분위기를 즐기는 많은 서방 관광객들은 단체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줄 서서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아닙니다.”

뉴욕에서 홍보업에 종사하며 이전에는 일본을 즐겨 찾았던 멜리사 무시커는 이렇게 말했다.

무시커와 그녀의 남편은 일본을 6번 정도 방문했었다. 이 부부는 2022년이 되어 일본이 관광의 문을 다시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또 찾을 예정이었지만 여러 규제들 때문에 포기하고 대신 새로운 대상지를 찾다가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우리는 검역 과정을 거부합니다. 이건 우리가 관광지를 선별하는 주요 기준입니다.”

무시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그냥 편하게 방문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쇼핑하고 고급 초밥을 먹고 싶을 뿐입니다.”

그녀는 팬데믹 기간 K-드라마에 심취하기도 했는데 바닷가에서 보내는 휴가보다 도심의 여행을 선호한 점도 서울 방문을 결정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문을 반만 연 것은 안 연 것과 마찬가지

반만 개방한 일본의 관광 문호는 비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곳이 적지 않으며, 단체 여행 경비는 저렴하지 않고, 관광객들은 도착하자마자 격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케이티 탐은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이 오바마가 들렀던 ‘스키야바시 지로(Sukiyabashi Jiro)’나 최근 아시아 최고 레스토랑 반열에 오른 ‘덴(Den)’ 같은 도쿄의 인기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멤버쉽 예약 플랫폼 ‘아리(Arry)’를 운영하고 있다.

팬데믹 전에는 ‘아리’의 고객들 상당수는 홍콩이나 대만, 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출신 관광객들이었다. 그들은 한 해에도 일본을 몇 번씩 들락날락하거나 일본에서 긴 주말을 보내곤 했었다. 그러나 2020년이 되면서 ‘아리’는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케이티 탐은 여행업의 한파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오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말 힘든 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부킹을 위해 다시 ‘아리’의 문을 두드리는 몇 안 되는 사람들도 업무용 비자를 획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업무용 비자는 현재 일본인이 아닌 나홀로 방문객이 일본을 입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일부는 관광 인파가 적은 점을 이용하여 이전에 예약할 수 없었던 레스토랑의 자리를 쉽게 확보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울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상당수 소규모 식당들은 팬데믹 기간 중에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랑 함께 일하는 많은 레스토랑들은 관광객을 위한 강력한 현지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탐은 이렇게 말했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이 점은 해당 레스토랑들이 아무 때나 외국인 관광객이 오기만 하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일본 이민국에 따르면 일본 관광업계의 두 ‘최대 시장’은 태국과 한국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최대 시장’이라는 용어는 상대적으로 작용한다. 한국과 태국 관광객은 6월 이후 약 400명이 일본을 찾았다. 반면에 같은 기간 동안 일본을 찾은 미국 관광객은 150명에 그쳤다.

코로나 뒤 첫 한국인 일본 단체관광 :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여 만에 외국인 단체관광객의 입국을 재개한 가운데 지난 6일 한국인 첫 단체관광객이 지바현 나리타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한국 관광객들이 가이드를 따라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바현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한국 관광객들이 가이드를 따라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 효과 실종

2019년 일본의 최대 관광 시장은 이웃 국가 중국이었다. 그 해에 무려 925만 명의 중국인들이 일본을 찾았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세계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봉쇄의 길을 걷고 있다. 중국에서는 내국인이나 외국인이나 할 것 없이 여전히 엄격한 격리 조치가 시행되면서 관광 업계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 감소로 타격을 입고 있는 나라는 일본 뿐만이 아니다. 중국인들이 즐겨 찾던 호주, 태국, 싱가포르, 그리고 한국 등의 관광업계가 10억 명 이상의 중국 관광객들이 집에 묶여있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쿄 스카이트리(Tokyo Skytree)의 홍보 책임자 히로유키 아미는 팬데믹 이후 첫 번째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전망대를 다시 찾은 것은 6월 27일이나 되어서였다고 말했다. 이 단체 관광객은 홍콩 사람들이었다.

금융 허브 도시인 홍콩은 외국에 나갔다가 귀국하는 사람들에게 호텔 강제 격리를 포함한 엄격한 규제를 아직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본토에서 관광을 기획하는 사람들만큼 엄혹하지는 않다.

“코로나 전에는 외국 관광객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중국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인들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미는 지난 6주 사이 스카이트리를 찾은 관광객의 대부분은 여름 휴가철을 맞은 일본인들이었다고 덧붙이며 이렇게 말했다.

“관광 문호를 다시 개방했다고 해서 외국 손님들이 대거 몰려들지는 않습니다.”

그는 이렇게 마무리를 지었다.

때를 기다리다

일본이 개별 관광객들에게 문호를 완전히 개방하기로 결정하면 관광객들이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다. 

“보복 여행(revenge travel)”이라는 용어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저축한 돈을 이제 큰 버킷 리스트 여행에 마구 써버리고 싶은 사람들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일본은 여전히 ​​인기 있는 버킷 리스트 목적지 중 한 곳이다.

“외국 관광객들은 일본을 다시 찾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아리(Arry)’의 공동 설립자인 탐은 이렇게 예견했다.

“다시 늘어날 겁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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