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독일 뮌헨 하계올림픽에서 팔레스타인의 공격으로 희생된 11명의 이스라엘 선수 유가족들이 독일 당국이 주최하는 올림픽 개최 50주년 기념일에 참가하지 않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들 유가족들은 독일 정부의 추가적인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ABC뉴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이콧 선언은, 두 국가가 나치의 홀로코스트 역사를 사이에 두고 있음에도 강한 유대 관계를 쌓아왔지만 그 이면에 남아 있는 오랜 마찰을 보여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972년 9월 5일, 팔레스타인 단체 검은 9월단은 바이에른 주 뮌헨의 올림픽 선수촌을 습격해 이스라엘 선수들 중 2명을 살해하고 9명을 인질로 잡았다. 당시 이들은 이스라엘에 구금돼 있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서독 교도소에 있는 좌파 극단주의자 두 명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독일 경찰이 구출 작전을 수행하던 중 9명의 인질 전부와 서독 경찰 한 명이 사망했다.
사망한 이스라엘 선수들의 유가족들은 올림픽 선수촌의 보안이 뚫린 것과, 이스라엘의 도움을 거부한 것, 구출 작전에 실패한 것에 독일을 비난했다.
바이에른이 현재 올림픽 9월 5일 기념 행사를 조직하고 있는 가운데, 유가족 단체는 바이에른 당국에 “50년 동안의 독일 정부, 특히 바이에른 당국의 권력 남용과 거짓말, 모욕, 묵살이 우리를 너무 힘들게 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유가족들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전 독일 대통령이 공개 사과와 테러의 추가적인 정보 공개에 대한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독일 정부가 제안한 배상액은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펜싱 감동이었던 희생자 안드레 스피처의 아내 안키 스피처는 테러 공격에 대한 국제 기준에 따른 배상을 기대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뮌헨에서 사건이 일어날 때 나는 26세였는데, 지금 나는 76세이다. 나는 다이아 반지도 필요없다”며, 유가족들은 특히 그 공격으로 부모를 잃고 반세기 동안 그 그늘 속에 살아 온 사람들에 대한 공정한 배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이 제대로 된 배상을 하려고 하지 않고 모욕적인 제안만 한다면, 유가족들이 기념 행사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올림픽 선수를 포함해 200명의 이스라엘 대표단도 행사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측은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테러 공격이 있은 직후, 독일은 유가족들에게 총 약 2백만 달러 상당의 배상금을 지급했다. 2002년 생존해 있는 유가족들은 추가로 약 3백만 달러에 해당하는 배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독일 내무성은 지난 달 유가족들과 대화를 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배상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일 미디어는 독일이 유가족들에게 이미 지급한 것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약 천만 달러를 제시해 왔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정확한 액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가족 측은 독일 경찰 작전의 큰 실수로 인한 배상액 약 2천만 달러를 주장했었다. 그러나 사건 시효 만료로 이 주장은 기각됐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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