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온라인 보험대리점 진출 눈앞...보험영업인 “불공정 경쟁...강력 반대”
핀테크, 온라인 보험대리점 진출 눈앞...보험영업인 “불공정 경쟁...강력 반대”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8.22 15:59
  • 수정 2022.08.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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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내일 플랫폼 기업 혁신금융서비스 지정할 듯…논의 2주만
"‘직접 이해당사자’ 보험영업인 의견수렴 단 1회…말도 안 되는 일”
“통과되면 시장잠식 시간 문제”…불완전판매·실업증가 등 우려도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 모인 보험영업인들. 이날 결의대회에는 2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김수영 기자]

금융당국이 빅테크·핀테크 업체들의 보험 비교서비스 허용을 검토하면서 보험영업인들이 강력히 반대한다는 공동입장을 밝혔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IAA)·보험영업인노조연대(보노련)는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온라인플랫폼 보험대리점 진출저지 및 45만 보험영업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거대자본의 수익사업으로 골목상권 침해 및 불공정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핀테크 업체들의 보험영업 진출을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개인·법인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들과 설계사노조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작년 9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들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광고가 아닌 ‘중개행위’라며 이를 제한했지만 최근 들어 금융규제 샌드박스 혁신금융서비스를 적용한 보험비교서비스의 허용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빅테크사들은 이달 초 금융당국에 ▲전 채널에서의 영업방식 허용 ▲모든상품 판매 허용 ▲특정사 제휴독점 방지룰 불요(不要) 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영업인들은 수천만의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 중인 빅테크 업체들이 높은 소비자 접근성을 통해 신규 진출자임에도 우월적인 지위를 가져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기준 카카오톡·네이버·토스 등 모바일 앱 사용자 수는 각각 4566만명, 4106만명, 1386만명으로 특히 카카오톡 네이버는 국민 절대다수가 이용 중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직접 이해당사자인 보험영업인들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이달 초부터 온라인 플랫폼 규제 완화 논의가 시작됐지만 보험영업인들의 의견 수렴은 단 한 차례(18일)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23일 예정된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18일 금융규제혁신회의 금융산업분과회의에서 보험대리점업계의 의견을 들은 지 불과 5일만, 논의가 시작된 지 약 2주 만이다.

보노련 오상훈 공동의장은 “엄청난 재앙이 촉진될 수 있는 이런 사안을 업계 의견 한 차례만 듣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발언하는 오세중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장. [사진=김수영 기자]

소비자 편익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민 일반에 노출된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상 소비자에게 플랫폼 사용비(사업비·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고, 중요한 내용의 충분한 설명 없이 편의성만 앞세울 경우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플랫폼 업체들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보험영업인의 골목상권 침해와 보험시장 잠식을 초래하고 시장에서 기존 설계사들의 퇴출을 통한 일자리 감소도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IAA 조경민 회장은 “플랫폼 업체들은 이 사안이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시행으로 45만 보험영업인들의 소득감소 및 실업을 초래하는 중차대한 사안임을 알아야 한다”라며 “플랫폼 업체들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접근성을 이용해 영세한 보험영업인들의 일자리를 뺏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보험영업인들은 이들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과의 경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확보된 고객DB를 토대로 이 회사들이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다.

오상훈 보노련 공동의장은 “카카오(페이)가 보험영업을 할 경우 대면영업을 하는 45만 보험영업인의 계약과 소득은 줄어들 것이고 빅테크·핀테크 업체의 계약과 소득으로 이전될 것”이라며 “이들은 기 확보된 가입자들을 활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불공정한 경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영업인들은 코로나 이후 소득이 감소했고 최근 보험사들이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깎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라며 “설상가상 빅테크·핀테크를 통한 보험판매는 보험영업을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라고 지적했다.

보노련 관계자는 “일방적인 허용이 아니라 방카슈랑스(2007년)처럼 단계적 허용이 필요하다”라며 “고용창출 없는 금융혁신은 빅테크의 배만 불리는 허울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험영업인들은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보험대리점 진출을 철회해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22일 보험영업인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보험대리점 진출을 철회해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전달했다. 사진 왼쪽부터 사무금융노조 오세중 보험설계사지부장, 보험영업인노조연대(보노련) 오상훈 공동의장, 한국보험대리점협회(IAA) 조경민 회장, 한국보험대리점협회 채종호 이사, 한국보험대리점협회 은창표 부회장(개인대리점). [사진=김수영 기자]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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