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FOCUS] ‘해저터널’ 잡음에도…대우건설 시공한 침매터널 ‘거가대로’ 주목받는 이유
[건설FOCUS] ‘해저터널’ 잡음에도…대우건설 시공한 침매터널 ‘거가대로’ 주목받는 이유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8.24 12:39
  • 수정 2022.08.2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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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건설사, 원자재값 폭등에 해저터널 등 ‘교량 공사’ 참여 거부
영·호남 잇는 6700억원 규모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공사’ 유찰
해저터널 둘러싼 잡음도 한몫…보령·인천북항 터널서 ‘물젖음현상’
부산~거제 바다 잇는 ‘거가대로’ 주목…국내 첫 ‘침매터널공법’ 적용
가덕해저터널, 국내 최초 해저침매터널…6년 간의 대장정 끝에 탄생
가덕해저터널로 5가지 세계 기록 보유…3가지 국제특허 출원 달성
최근 ‘발광다이오드 해저터널 사업’ 비전 발표…‘교량사업’ 범위 확대
보령 해저터널 입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보령 해저터널 입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건자잿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토목공사 입찰을 포기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관측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공사’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사업은 경상남도 남해군과 전라남도 여수시를 잇는 총 7.31㎞ 도로를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비 약 6824억원이 투입되며, 전체 구간의 절반 이상인 4.2㎞가 해저터널 구간으로 설계돼 공사 난이도가 높다는 것이 건설업계 안팎의 평가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공사는 총 공사비만 6700억원 수준으로 사업 규모가 비교적 큰 편인 데다가 영‧호남을 연결하는 상징성을 띈다. 아울러 해저 터널을 시공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어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초 사업 발주 윤곽이 나왔을 때부터 눈독 들여왔다. 그러나 건설사들이 사업 적정성을 들여다보니 자잿값 폭등으로 인해 공사비 부족 등 수지 타산이 안 맞는다고 판단해 입찰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비교적 최근 개통한 보령 해저터널과 인천 북항 해저터널을 둘러싼 각종 잡음도 건설사들이 해저터널 시공에 손사래 치는 이유로 지목된다.

지난해 12월 개통한 보령 해저터널 내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개통한 보령 해저터널 내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언론매체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보령 해저터널은 지난해 12월 1일 개통한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바닥 일부분에 물 자국이 생겼으며, 8월 초에는 도로 전반이 축축하게 젖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령 해저터널은 국내 최장길이를 보유했으며, 세계 5위 규모다. 이에 관리 주체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발생한 단순 결로 현상이며 안전에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인천 북항터널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2017년 3월 개통한 인천 북항해저터널은 인천-김포고속도로에 있는 5460m 길이로 만들어졌으며, 바다 밑을 관통해 가운데 지점은 바닷속 59m까지 내려가는 그릇형 구조로 설계됐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최근 무더워진 날씨로 인해 도로 가장자리에 물 자국이 길게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구간은 아예 차선 한 개가 흠뻑 젖어 중간중간 물이 고인 현상도 발견됐다.

총 8.2km 구간으로 제작된 ‘거가대로’는 지난 2010년 9월 13일 개통했다. ‘거가대로‘ 전경. [사진=연합뉴스]
총 8.2km 구간으로 제작된 ‘거가대로’는 지난 2010년 9월 13일 개통했다. ‘거가대로‘ 전경. [사진=연합뉴스]

반면 바닷물을 뚫고 만든 국내 첫 침매터널인 거가대교는 최근 결로 현상이나 바닷물 침습 등 해저터널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거가대교는 대우건설이 공사를 맡은 지 6년 만에 대장정을 마무리한 역사적인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이곳은 부산신항만을 지나 가덕도 남서쪽의 해안마을인 천수말 근처에 다다르면 바다 위로 다리가 보이며, 어느 순간 바다 위 다리와 바닷속 해저터널로 연결되는 길이 펼쳐지는데 이곳이 바로 거가대로다. 거가대로는 총 8.2km 구간으로 만들어졌으며, 주요 시설은 사장교 3.5km (주예비교 1.87km, 부예비교 1.65km)와 침매터널 3.7km, 육상터널/교량 1.0km 등이다. 

거가대로가 뚫리면서 부산~거제간 거리는 60km에 불과하다. 2010년 전까지만 해도 140km(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거제 고현터미널 기준)에 이르렀으나 무려 80km가 줄었으며, 통행시간도 40분 안팎이다. 기존에는 3시간 30분에서 무려 2시간 50분 단축된 것이다.

거가대로는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부산시 강서구 천성동 가덕도까지 사장교와 해저 침매터널로 연결한 도로다. 바닷 속을 뚫고 침매터널 목사업은 국내 처음으로 시도한 만큼 상징성이 크다.

흔히 연결도로부터 전체구간은 ‘거가대로’가 공식명칭이다. 사장교 구간은 ‘거가대교’, 침매터널 구간은 ‘가덕해저터널’로 불린다. 지난 2004년 12월부터 공사가 시작돼 정확히 6년 만에 준공됐으며,  총공사비는 1조 9000억원이다.

사장교 외관 설계 및 디자인은 인간과 자연과 기술을 잇는 고리를 형상화했다. 특히 사장교 주탑의 형상은 이 미래로 나아가는 힘찬 희망의 모습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거제도의 자연미와 부산의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곡선 다이아몬드형 주탑으로 건설돼 조화를 이루는 형태다.

거가대로의 사장교 구간인 거가대교는 거제도에서 저도를 지나 교량과 가덕해저터널이 만나는 중죽도까지 4.5km의 노선을 가진 해상교량이다. 교량 구간은 158m 높이의 2주탑과 104m 높이의 3주탑 사장교, 그리고 4구간의 접속교로 이뤄져 있다.

침매터널인 ‘가덕해저터널’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침매터널인 ‘가덕해저터널’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가덕해저터널은 대우건설이 건설업계에서 선도하고 있는 침매터널 공법을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쉽게 말해 가덕해저터널은 해저구간이며, 부산 가덕도·중죽도·대죽도 사이 3.7km를 잇는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해저침매터널로 건설됐다. 침매터널 공법은 육상에서 제작한 콘크리트 박스 구조물을 부력을 이용해 물 위에 띄워 설치지점으로 운반해 가라앉힌 다음 수압 차이를 이용해 구조물을 서로 접합시켜 터널을 완성해가는 방식이다.

가덕해저터널은 길이 180m, 폭 26.5m, 높이 9.97m 콘크리트 박스 구조물(침매함체) 18개로 연결돼 있다. 구조물 무게만 4만5000톤~5만 톤에 육박하며, 함체를 세로로 세운다면, 약 64층 규모의 아파트 높이다.

함체 하나에 타설되는 콘크리트는 아파트 102㎡형 기준으로 460채 지을 수 있으며, 철근으로 970채 규모에 달한다.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제작된 구조물이지만 실제 해저 침매 터널 입구에 진입하면 일반 육상터널과 거의 비슷하다.

제작이 완료된 ‘거가대교 침매터널’ 함체. [사진=대우건설]
제작이 완료된 ‘거가대교 침매터널’ 함체. [사진=대우건설]

함체는 22.5m의 콘크리트 조각 8개를 이어 만든다. 하나의 조각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28시간 동안 쉬지 않고 연이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완성된 함체는 내부에 밸러스트(균형) 탱크를 만들고 양 끝을 임시벽으로 막아 하나의 잠수함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이다.

선박을 진수시키는 방식과 같은 방법으로 제작장에 물을 채워 부력을 이용하여 함체를 진수한 후 바다로 예인하게 된다.

조봉현 대우건설 침매터널 현장소장은 “세계적으로 140여건의 침매터널이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가덕해저터널은 수심 최대 48m의 외해(外海)에, 그것도 초연약지반에 설치돼 전세계 건설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가덕해저터널 준공을 계기로 5가지 세계 기록을 세웠으며, 그동안 따낸 국제특허 출원도 3가지나 달성했다는 것이 대우건설 측의 설명이다. 보유한 세계 기록 5가지는 ①침매 함체 길이 180m로 세계 최장 길이 ② 시공된 침매터널 수심 48m로 세계 최대 깊이 ③ 높은 파도와 바람,조류가 심한 외해(外海) 지역에서 공사 ④초연약 해저지반 위에서 최초의 침매터널 ⑤함체의 8개 콘크리트 조각들을 이중조인트로 제작한 다음 연결해 안전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가덕해저터널은 중죽도에서 빠져나와 저도를 지나 거제도를 잇는 해상교량 ‘거가대교’를 이어 외해에서 시공됐기에 ‘프리캐스트 공법’이 적용됐다. 기초 케이슨‧교각‧바닥판 등 주탑을 제외 모든 시설물을 육상 제작장에서 미리 제작한 후 해상장비로 운반해 시공하는 형태다.

거가대교는 100년에 한번의 확률로 불어 닥칠 수 있는 순간최대풍속 초당 78m(차량주행 고도기준)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반도를 상륙한 최대태풍이었던 ‘매미’의 순간최대풍속은 초당 52m였던 점을 감안하면 안정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가덕해저터널 시공은 공사가 완료된 이후 시공물에 대한 안전을 확보에 주안점을 뒀다.우선 최신식 설계방식이 도입된 것이 두드러진다. 침매터널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1000년 빈도의 파랑조건, 지진하중, 난파선박에 의한 충돌 조건 등이 설계에 반영됐다.

감시 제어 데이터 수집시스템(이하 SCADA), 지능형 교통 시스템(이하 ITS)을 적용해 터널을 이용 도중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에 사전대처가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거가대로 전경. [사진=연합뉴스]
거가대로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대우건설은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대한민국 K건설 위상을 높이고자 세계 곳곳에 진출하며, 경제 활성화와 문화 통합 등 파급 효과가 큰 교량 건설의 역량을 확대하고자 R&D 지원을 통한 ‘원천 기술 개발’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거가대교 침매터널은 심도와 연약지반 등 여러 악조건으로 인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공사였고, 100년의 역사를 지닌 유럽의 선진 건설업체도 난색을 표할 정도로 어려웠던 공사였다. 그러나 현장에서 설계와 공사를 병행하는 Fast Track 방식과 수평적 역할분담을 통해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무리 상징성이 큰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침매터널은 일반 사장교 건설 공사 대비 공사비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다. 거가대교 침매터널의 성공적인 완공으로 우리나라도 침매터널을 건설할 수 있는 기술력을 축적하게 하게 됐다. 앞으로도 국내 도로나 철도 등의 기반시설을 계획할 때 상황에 따라 침매터널 공법을 활용해 경제적, 시간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강구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외에도 대우건설은 발광다이오드(LED) 해저터널 사업에 대한 비전도 발표한 상태다. 건설업종이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교량건설 분야로 사업범위를 확대해 다양한 사업에 도전해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이 같은 비전을 널리 확산하고자 광고 캠페인에도 본격 나선다. 16일 대우건설은 신규 사업 비전을 선포하는 광고 캠페인을 시작하며 앞으로 LED 해저터널 기술과 친환경 풍력발전, 도심항공 모빌리티 플랫폼 등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힌 것.

대우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건설 현장에 적용 가능한 파급력이 큰 스마트 건설 기술을 개발해 해 건설 안전과 품질을 높이는 한편 국익 향상과 회사 생산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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