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우울한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서방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크라이나의 현실
[월드 프리즘] 우울한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서방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크라이나의 현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8.25 05:58
  • 수정 2022.08.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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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탱크가 동부 도네츠크주의 도로를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탱크가 동부 도네츠크주의 도로를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우울한 독립기념일을 맞았다. 24일(현지시간)은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에서 독립한 지 31주년인 동시에 러시아와의 전쟁이 발발한 지 6개월 되는 날이다.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공격을 우려해 기념행사를 금지했으며, 민간인들은 여전히 키이우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BBC는 독립이 위태로운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수도 키이우를 중심으로 돌아보는 기사를 게재했다.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어려움을 우크라이나의 전 대통령 빅토르 유시첸코만큼 절감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유시첸코는 2004년 대통령 선거 당시 러시아의 지지를 받던 후보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독극물에 중독되기도 했었다. 당시 그는 부정선거에 저항하는 시위를 이끌었고, 그 다음 해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유시첸코는 키이우 외곽의 목재로 지은 그의 저택에서 우크라이나 독립을 위해서는 “국민 정신의 승리”가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오늘 나는 4200만 우크라이나 국민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바로 이러한 국민의 정신이 러시아를 비롯한 외세에 맞서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직 대통령 빅토르 유시첸고의 얼굴에는 과거 독극물 테러를 당한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인 8월 24일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동쪽과 남쪽, 북쪽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개월째 되는 날이다. 그 사이 거의 9000명의 우크라이나 군인과 5500명의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UN에 의해 확인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한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유시첸코는 현 상황에 대한 전반적 책임을 러시아의 공세를 물리치지 못한 서방의 무능력 탓으로 돌린다. 그는 특히 2008년의 조지아 사태와 6년 전 크림반도의 병합을 사례로 꼽았다.

그러나 그는 시련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의 궁극적 저력이 세계에서 우크라이나의 위상을 바꾸고 있다고도 믿는다.

“이 시각 현재 50개 이상의 국가가 우리의 투쟁에 연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군사, 재정 및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은 대부분 시간을 목공일로 소일하고 있다. 유시첸코는 수십 개의 조각품에 둘러싸여서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틀림없이 승리를 조각해낼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자국의 궤도로 끌어들이려고 하면 할수록 우크라이나 국민의 국가 정체성은 더욱 강인해지고 있다.

키이우를 흐르는 드네프르강의 왼쪽 강둑에 있는 작은 봉제 공장을 운영하는 나탈리아는 예전에는 호텔 유니폼을 제작하는 사업을 했지만 지금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만들고 있다.

그녀는 침공 초기에 군 검문소에서 국기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기 시작했고, 지금은 군대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한 달에 2,500건 이상의 준문을 받는다.

재봉틀 소음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그녀는 “이 색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색깔입니다”라고 말했다.

“모든 우크라이나인은 이 색깔을 가슴 속에 품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하늘과 밀 등 어디에서도 이 색깔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즐거움과 긍정적인 감정으로 충만되어 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취소된 우크라이나 프로축구리그가 현지시각 23일 개막한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취소된 우크라이나 프로축구리그가 현지시각 23일 개막한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전쟁이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우크라이나는 불편한 현실을 마주할 수 밖에 없다.

헤르손을 탈환하겠다고 몇 주 동안 큰소리 쳤지만, 그 도시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이 러시아 점령지까지 깊숙이 도달하고는 있지만 이 전쟁은 이제 전선 대부분에서 거의 포병 공격에 의해 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지금까지 서방 무기는 우크라이나가 전선을 유지하고 러시아의 병참을 어렵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모멘텀 전환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완전히 물리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전기가 필요할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군사적 대치는 수만 가구에 대해 계속해서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강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을 대비한 방식을 놓고 비판에 직면해 있다. 특히 그가 우크라이나 국민의 공포와 경제에 미칠 파장을 염려해 미국의 경고를 무시한 것을 놓고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저항의 또 다른 상징은 인터넷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Kyiv Independent)’의 뉴스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영어로 제공되는 ‘키이우 인디펜던트’ 뉴스 사이트는 침공 몇 주 전에 출범했다. 그러다가 전쟁이 터지고 며칠 만에 이 매체의 온라인 팔로워는 수만 명에서 수백만 명으로 늘어났다.

‘키이우 인디펜던트’의 편집장 올가 루덴코는 “독립기념일이 다가오는지도 몰랐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키이우 인디펜던트’의 소식을 우크라이나의 목소리, 그리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세계의 창이라고 묘사한다.

“지난 2월로 되돌아가 보면, 전면전이 벌어질지 우리가 생사의 기로에 놓일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살아서 축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다시 곡물을 수출할 수 있게 한 최근의 조치는 이번 전쟁의 유일한 탈출구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통해 궁극적인 평화 조약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먼 이야기이며, 우크라이나는 이미 영토의 5분의 1에 대한 통제권을 잃은 상태이다.

우크라이나는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아직은 외부의 도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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