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K ②] 美에 대규모 투자 약속…'탈중국·세제 지원' 두마리 토끼 잡나
[글로벌 SK ②] 美에 대규모 투자 약속…'탈중국·세제 지원' 두마리 토끼 잡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9.03 09:15
  • 수정 2022.09.03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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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침체 타개 위한 리쇼어링 독려
SK, 220억달러 반도체 중심 투자 약속
지원금 받으면 中 첨단공정 투자 불가
배터리는 세제 혜택에 中 의존도 줄여야

[편집자주] SK그룹의 수출 비중이 2014년 내수를 처음으로 넘어선 데 이어 7월 미국에 28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중국·미국·유럽까지 3대 생산 거점에서 SK의 투자 전략을 분석하고자 한다. 

조 바이든(화면 속)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한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화상면담을 하며 웃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조 바이든(화면 속)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한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화상면담을 하며 웃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의 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복귀, 이른바 '리쇼어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미국에 거액을 투자하는 SK그룹이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다. SK그룹은 최근 22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반도체·배터리 부문의 탈(脫) 중국과 세제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주목된다.

■ '리쇼어링 독려' 美정책에 SK도 올라타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미국 내 34곳에 일자리 3만5403개를 만들어내며 지역 경제를 이끄는 데 일조했다. 특히 최근 미국 내 SK의 역할이 눈에 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오후(현지 시각) 미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 면담에서 22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가운데 150억 달러(약 20조원)는 반도체 R&D(연구개발)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 강화에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 측은 "반도체 R&D 투자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로 이어져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경제 성장 동력인 반도체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중국 견제 목적으로 반도체 산업 및 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반도체 산업육성법'에 서명, 공포했다. 지난달 미 의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적 우위 유지를 위해 약 2800억달러(약 373조원)를 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예산 가운데 520억(약 74조원) 달러는 미국 내의 반도체 생산 능력 강화를 위한 보조금과 인센티브 지원 비용이다.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은 물론 미국에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MC 등도 거액의 보조금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중국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팹. [출처=SK하이닉스]
중국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팹. [출처=SK하이닉스]

■ '美지원금 수령시 10년간 중국 투자 금지'…SK 中공장 어쩌나

외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2025~2026년 가동을 목표로 내년부터 공장을 짓는다. 로이터 통신은 1000명을 고용할 예정으로, 기술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대학교 근처에 위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장엔 최 회장의 언급대로 반도체 칩을 탑재할 기기에 맞는 형태로 포장하는 패키징 제조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아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개방형 혁신'을 지향하는 R&D 센터를 미국 서부에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육성법이 마냥 SK에게 호재인 것은 아니다. 법안에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 받는 국가에서 생산시설을 확장하거나 신축하는 경우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국가엔 중국이 포함되는데,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으면 10년간 중국 공장에 첨단 시설 투자를 하지 못한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D램 칩의 절반을 생산하고, 지난해 말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로 중국 다롄에 낸드 공장도 위치하게 돼 결코 버릴 수 없는 시장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 청주 공장 설비를 중국 우시로 이전한 데 이어 초미세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들여 반도체 제조 공정의 수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규제의 일환으로 노광장비 수출을 규제하면서 진퇴양난 상황에 놓여 있다. 지원금을 받으면 중국 공장에 EUV 장비 반입을 통한 초미세 공정 투자에 제약이 있을 전망이다.

■ '인플레 감축법' 득일까 실일까…셈법 따져봐야

지난 16일(현지 시간)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배터리 제조회사인 SK온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르면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 만든 배터리를 탑재할 시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 

SK온은 앞서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블루오벌 SK'라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미국 내에 총 3개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양사의 투자액은 10조2000억원에 달하며 SK온은 내년을 목표로 배터리 셀 공장 2개도 짓고 있다. 배터리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다만 국내 배터리 업체의 경우 중국 광물 의존도가 90% 이상인 배터리 제품이 많아 대체 수입처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는 여전하다.

정부는 미국에 배터리 부품 요건 완화를 요청하고 나섰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등 통상규범 위배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미국측에 전달하고 '북미 내'로 규정된 전기차 최종 조립과 배터리 부품 요건을 완화해 줄 것을 미 통상 당국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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