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에 사적연금시장 뜨는데…보험업은 경쟁력 약화, 해결책은?
인구절벽에 사적연금시장 뜨는데…보험업은 경쟁력 약화, 해결책은?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8.29 08:19
  • 수정 2022.08.29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시화된 인구 감소세…공적연금으로는 부족
사적연금 뜨지만…대표산업 보험사는 경쟁력 약화
하이브리드상품, 세제혜택, 연금 분리 등 고려해야
공적연금의 보장성 약화로 사적연금부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사진=픽사베이]

고령인구 증가로 공적연금의 보장성 약화가 가시화되면서 앞으로는 사적연금을 통해 이를 충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차 베이비붐 세대는 이미 은퇴 연령을 넘어섰고 2차 베이비붐 세대 또한 은퇴연령 도달을 앞두고 있지만 인구증가율은 저조한 데 따른 것이다.

즉 공적연금의 부족한 부분을 사적연금을 통해 메꿔야 한다는 것인데 보험연구원은 이를 위해 퇴직연금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여러 사적연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총인구는 2020년을 정점(5183만명)으로 2070년(3766만명)까지 가파른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년 대비 인구성장률은 2030년을 기점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심화되면서 2070년까지 –1.2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총인구 및 인구성장률. [출처=통계청]

이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거나 곧 은퇴연령에 도달한데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노후소득이 보장되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특히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과정이 이후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각국의 경제성장 전망이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소비자들의 직간접 투자가 확대되는 등 인식이 변하고 있지만, 사적연금의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성화 필요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하이브리드·종신연금 유사 상품 개발해야

보험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장수하는 고령사회, 준비와 협력(II): 사적연금 보장성 강화와 보험산업의 역할’ 보고서에서 종신연금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투자형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고 금리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금융시장 안정기에는 변액연금과 같은 투자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금융시장이 불안할 경우 원금보장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특히 향후 전망이 어려운 현재와 같은 시기에는 지수연계형 연금(FIA)과 투자성지수연금(RILA)처럼 하이브리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FIA와 RILA는 수익률이 주가지수에 연동되지만 하락시에는 리스크가 제한되는 상품이다. RILA는 원하는 리스크 관리 수준을 가입자가 정할 수 있는 반면 FIA는 상품 자체에서 손실 리스크를 없애는 차이가 있다.

여기에 수십년 후 종신연금 수령기에도 금융환경에 따라 투자형 상품에 대한 니즈가 클 수 있는 만큼 종신연금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형 상품의 공급도 필요하다고 보험연구원은 조언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금융시장에 참여했던 점은 이러한 조언에 힘을 보탠다. 특히 금융권에서도 하나 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다양한 상품을 비교하고 투자형 상품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이같은 니즈가 향후 사적연금의 활성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다.

◇ 사적연금 경쟁력 약화…세제혜택 확대, 연금 분리 등 고려해야

하지만 현재 사적연금 시장의 경쟁력은 약화되는 추세라는 게 걸림돌이다.

사적연금시장은 ▲세제적격연금(연금저축·개인형IRP) ▲세제비적격연금(일반연금·변액연금) ▲퇴직연금(DC·DB)으로 구분된다.

적립금을 기준으로 세 시장의 비중은 유사한 편(세제적격 31.1%, 세제비적격 31.5%, 퇴직연금 37.5%)으로, 보험업계로서도 한 시장에 집중하기보다는 시장별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보험업계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DB형 퇴직연금은 은행점유율이 높은 DC형 퇴직연금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세제적격연금시장에서는 세제혜택 축소(소득공제→세액공제), 세제비적격연금시장에서는 수수료 제약(7년 내 원금 100% 보장)와 새 회계기준(포트폴리오 조정), 경직된 상품구조 등의 문제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때문에 세제적격 연금시장에서는 세액공제를 이전과 같은 소득공제 방식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적연금의 대표산업인 보험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하이브리드·종신연금 등 유사상품 개발이나 세제혜택 확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험연구원은 강조했다. [출처=픽사베이]

보험연구원 정원석 연구원은 “현재의 세액공제 혜택은 과거 소득공제 혜택에 비해 전반적으로 혜택 규모가 감소했고 변경 후 연금저축 가입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소득공제로 환원하거나 세액공제 비율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또 세제비적격 연금시장에서는 연금과 저축성보험을 분리하고 저축성보험의 7년 환급률 규정을 재검토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세중 동향분석실장은 “고령사회에서 장수 리스크를 전가하는 수단으로서의 연금은 저축성이 아니라 보장성으로 분류될 수 있다”라며 “연금을 보장성과 저축성 사이 ‘제3의 상품’으로 분류하고 현재 적용되는 7년 환급률 100% 규정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퇴직연금과 관련해서는 적립금이 일시금이 아닌 노후소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선택을 유도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보험업계가 열세에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자산운용 능력을 강화하고 소비자 접근성을 확대해 퇴직연금과 종신연금을 연계한 종합서비스 제공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세중 실장은 “지속적 확대가 예상되는 사적연금시장에서 보험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세부 사적연금에 종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설치·운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보험업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투자형 연금상품 확대는 자산운용 및 리스크 관리 부서와의 유기적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판매 측면에서도 소비자 접점을 강화해 종합 컨설팅이 제공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swimming6176@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