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29) 김영삼 “공산주의자 믿지 말라… 워싱턴이 평양에 너무 가까이 가고 있다” 경고
청와대-백악관 X파일(129) 김영삼 “공산주의자 믿지 말라… 워싱턴이 평양에 너무 가까이 가고 있다” 경고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9.03 06:46
  • 수정 2022.09.03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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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제14대 대통령(1993~1998년)을 역임한 김영삼은 대통령에서 퇴임한 이후 종종 주한미국대사와 미 정부 관료들을 만나면서 한국 정치와 북한문제 등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곤 했다. 김영삼은 2015년 87세의 일기로 서거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대사. [연합뉴스]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대사. [연합뉴스]

[2007년 3월 23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 국무부 비밀전문]

3월 21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와 함께한 오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에너지 넘치고, 자신의 견해를 명쾌하기 피력하는 등 전형적인 그의 모습을 표출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상도동 자택에서 대사를 맞았다. 김영삼 대통령은 상도동 자택에 대해 “다른 전 대통령의 집과는 다르게 훨씬 작지만 현대적인 집”이라고 소개했다.

대사와의 회동에서 그는 “남한의 절대 다수가 ‘친미’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한국 전쟁 중에 대학생이었고, 미합중국의 역할을 직접 목격했지요. 4만명이 넘은 미국인 목숨의 희생이 없이는, 남한은 존재하지 못했을 겁니다. 남한 일각에서 인천에 있는 맥아더 동상을 끌어내릴 생각을 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매우 소수 만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대사는 자신도 같은 인상을 받았고, 한국민들의 생각을 주기적으로 본국 정부에 전달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공산주의자들은 결코 믿을 수 없다”라고 경고하면서, 워싱턴이 북한 정권과 너무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며, 다음 대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은 한반도를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삼은 6자 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55년 한국 정치사에서 5명의 대통령을 거치는 동안 배운 점은 ‘공산주의자를 믿지 말라’는 것이다.

김영삼은 대통령이 되기 얼마 전 북한 고위 당국자 허담과 장시간 논의를 가졌다고 했다.

북한 당국자는 두 가지 문제를 두 시간에 걸쳐 논의를 했다.

남한에서 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였다. 국가보안법과 미군이 없다면, 북한 사람들은 통일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김영삼은 말했다. 평양은 여전히 무력 통일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었다.

6자 회담 관련, 김영삼은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하고, 경제 원조를 받길 또한 원한다고 평가했다.

김영삼은 “그것들은 확실히 강탈이나 다름없다. 많이 줄수록, 북한은 더 많을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6자 회담은 예측할 수 없는 요인이며, 남한의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사는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미망(迷忘)이 없다”고 말했다. 2월 13일 초기조치 합의는 각 당사국이 진전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명시하는 등 엄격한 구조로 되어 있고, 만일 북한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원조는 중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한 미국은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할 수 없습니다. 한국군의 가공할 전투력을 비롯해 미군 주둔으로 북한은 무력으로 한반도를 통일할 수 없다는 의미임을 모든 한국인이 반드시 알아야만 합니다. 한미동맹으로 북한의 침략을 저지한다는 점은 근본적인 사실입니다.” (버시바우 대사)

“수제자지만 탈탕한 손학규는 끝났고, 이명박이 승리할 것”

김영삼은 손학규가 자신의 수제자임을 회상하면서, 손학규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일은 중대한 실수를 한 것이라며, 정치적인 사망 선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은 탈당의 동기가 욕심에 기인한다고 믿고 있다. 그는 손학규와 그의 아내를 몇 달 전에 본 적이 있는데; 두 사람은 손학규의 인기가 커질 것으로 확신하는 듯 보였다며, 김영삼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손학규에 충고했는데도 확신하는 듯했다고 설명했다.

“손학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자신을 환영할 거라고 믿는다면 잘못입니다. 그들이 환영할 이유가 뭐가 있나요? 그들 정당의 진보주의자들은 자체적인 후보가 있고, 일부는 강하고 능력이 있지요. 김근태나 정동영과 같이 노련한 열린우리당 정치가들이 손학규에 양보할 거로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학계 후보인 서울대의 정운찬 같은 후보나 유한킴벌리 최고경영자인 문국현과 같은 초보자도 역시 양보할 거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소심한 자는 한국 정치에서 설 자리가 없습니다.” (김영삼)

김영삼은 이명박이 패배할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이명박은 여론조사에서 한결같이 40% 넘고 있는데, 이는 박근혜의 두 배의 지지율이다. 김영삼은 손학규와 달리 박근혜는 한나라당을 뛰쳐나오지 않을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의 확실하게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 버시바우 대사의 논평

1954년에 26살의 나이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영삼은 야당에서 그의 정치 경력의 대부분을 보냈다. 평생 정적이었던 김대중과 함께, 김영삼은 군사독재 시대 전체를 통해 남한 민주화와 인권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었다.

1992년 거의 30년 만에 김영삼은 남한의 첫 문민 대통령이 되었다. 그의 임기 중에, 김영삼은 북한 핵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국내적으론 반부패 운동을 비롯해 금융실명제를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등 정치와 경제 개혁에 초점을 뒀다.

김영삼은 또한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 한국 가입을 위해 애썼는데, 그는 OECD 가입으로 남한이 선진국가 위상을 굳힐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단 1년 만에 남한은 아시아 금융위기에 휩싸였고, 김영상의 국정 지지율은 한 자리 수로 곤두박질쳤다.

지금 80대인 김영삼은 김대중과는 다르게 정치의 외곽에 있다. 여전히 김영삼은 지역 근거지인 부산에서 일부 영향력이 있다.

[특별취재팀= 유 진, 최정미, 한시형 기자]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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