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스카이라이프-미디어지니 합병… 딜라이브 인수·HCN 합병은?
KT 스카이라이프-미디어지니 합병… 딜라이브 인수·HCN 합병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9.03 09:12
  • 수정 2022.09.03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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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합병법인 출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능력↑
그동안 KT의 미디어지니 직접 인수로 시너지 발휘 어려웠지만
합병으로 스카이라이프의 독립적 경영권 확보... 지분 62.7% 보유
HCN 합병 시나리오도... 수직계열화 가능하지만 3년간 합병 금지
딜라이브 인수 재추진 가능성... 코드 커팅 등 유료방송 부진이 발목
스카이라이프TV-합병 결의. [출처=KT]
스카이라이프TV-합병 결의. [출처=KT]

KT그룹의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스카이라이프TV가 같은 MPP인 미디어지니(구 현대미디어)를 합병하기로 하면서 콘텐츠 경쟁력을 키울 심산이다. 그동안 미디어지니는 KT스카이라이프의 모회사인 KT가 지분을 갖고 있어 스카이라이프와 시너지 발휘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스카이라이프의 독립적인 경영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앞서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종합유선방송사(MSO)인 HCN(구 현대HCN)을 인수했는데, 지배력 강화를 위해 향후 HCN 합병과 MSO인 딜라이브의 인수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법인은 11월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합병은 스카이라이프가 미디어지니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합병법인의 지분은 KT스카이라이프가 62.7%, KT스튜디오지니가 37.3%씩 보유하게 된다. 스카이라이프TV와 스튜디오지니는 미디어지니가 MPP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 긴밀한 공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작년 10월 미디어지니가 KT그룹으로 인수되면서 KT그룹은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 2개의 PP 계열사를 보유하게 됐다. 미디어지니는 인수 전 ▲드라마채널 '드라마H' ▲중화권 전문채널 '칭(CHING)' ▲여성오락채널 '트렌디' ▲아웃도어여행채널 'ONT' ▲건강의학 전문채널 '헬스메디' 등을 운영해온 MPP다. 

ENA채널 하반기 드라마 라인업. [출처=KT]
ENA채널 하반기 드라마 라인업. [출처=KT]

지난 4월에는 스카이라이프TV가 보유한 7개 채널과 미디어지니가 보유한 5개 채널을 합친 총 12개 채널 중 경쟁력 있는 채널을 선별하고 타깃과 장르를 분류해 ▲ENA(이엔에이) ▲ENA DRAMA(이엔에이 드라마) ▲ENA PLAY(이엔에이 플레이) ▲ENA STORY(이엔에이 스토리)로 구성된 4개의 채널 포트폴리오로 리브랜딩한 바 있다.

스카이라이프와 미디어지니는 ENA라는 같은 채널을 브랜딩하고 있음에도 법인이 달라 시너지 발휘가 어려웠다. 스카이라이프는 미디어지니 합병을 통해 MPP를 통합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KT스튜디오지니가 현대미디어를 직접 인수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스카이라이프 노동조합은 "KT가 회사를 강탈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애로부부', '강철부대', '나는솔로' 흥행과 ENA 개국 이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대히트로 ENA채널을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과 편성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KT는 결국 ENA 브랜드 가치 향상과 콘텐츠 제작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미디어지니를 스카이라이프TV에 합병하게 됐다.

SKY HCN 홈페이지.
Sky HCN 홈페이지.

스카이라이프는 KT그룹과 독립적으로 미디어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됐는데, 향후 고려할 만한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HCN의 완전 합병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HCN을 인수하면서 현대그룹 느낌이 강한 HCN의 사명을 SKY(스카이)HCN으로 변경했다. HCN 홈페이지에도 'HCN은 KT의 그룹사입니다' 문구를 강조하고 있다. HCN은 올해 3월 1일을 새로운 창립기념일로 제정하고 '제2의 개국'을 알렸다.

인수 후 3년 동안은 스카이라이프와 HCN은 별도 법인으로 운영해야 한다. 지난해 인수 승인 당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위성방송사업과 종합유선방송(케이블TV)사업을 다른 법인에서 하도록 조건을 붙였기 때문이다. 통신 3사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합산규제는 2020년 완전히 폐지됐지만 KT가 올레tv(IPTV), 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 HCN(케이블방송)를 모두 가지게 돼 시장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KT는 스카이라이프와 HCN를 합쳐 작년 하반기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이 35.58%다. 같은해 상반기 대비 3.68%포인트 상승하며 지배력을 강화해 나가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LG 계열(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은 25.33%, SK 계열(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은 25.03%다. 통신 3사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86%에 달했다.

딜라이브 로고.[사진출처=딜라이브]
딜라이브 로고. [사진출처=딜라이브]

나머지 한 가지 시나리오는 딜라이브의 직접 인수다. KT는 그동안 200만명 가입자의 딜라이브를 인수할 의사를 내비쳤지만 합산규제와 인수가격 등 문제로 인수하지 못했다. 딜라이브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가 지분을 갖고 있어 매각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 입장에서 무조건 매각을 성사시켜야 한다. 합산규제도 완전히 폐지된 만큼 발목을 잡는 요소도 사라졌다.

문제는 유료방송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KT가 다시 인수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 유료방송 시청자들이 가입을 해지하고 인터넷 TV(IPTV)나 OTT로 갈아타는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도 여전하다. HCN도 인수하게 된 만큼 매물로서 매력도 떨어진 상황이다. 

KT도 HCN 합병과 딜라이브 인수에 모두 소극적인 입장이다. HCN 완전 합병이 KT의 수직계열화엔 도움이 되지만 스카이라이프와 HCN의 시너지 발휘가 어려워 당분간은 이원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KT 관계자는 "HCN 합병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딜라이브 인수에 대해선 "여전히 고려하고 있지만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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