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상용화' AR글래스 판매 접은 LG유플러스, 사업 완전 철수하나
'세계 최초 상용화' AR글래스 판매 접은 LG유플러스, 사업 완전 철수하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9.07 14:19
  • 수정 2022.09.0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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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엔리얼 라이트' 판매 중단, 단종·재고 소진
무게 88g·출고가 70만원 앞세워 2020년 8월 출시
특화 콘텐츠 부족·배터리 부재·메타버스 시장 거품 꺼져
"에릭슨 등 타사 제품도 검토" 완전 철수와는 선 그어
LG유플러스가 AR글래스 전문 제조기업 엔리얼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AR글래스 ‘엔리얼 라이트’를 국내 독점 공개한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2019년 11월 AR글래스 전문 제조기업 엔리얼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AR글래스 ‘엔리얼 라이트’를 국내 독점 공개하기로 했다.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얼마 전 판매를 중단한 증강현실(AR) 글래스 사업에 다시 뛰어들지 관심이다.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중국 엔리얼 사와 협력해 2020년 8월 AR 글래스를 출시했지만,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올 상반기 판매를 중단했다. 에릭슨 등 기업과 사업을 같이 할 수 있지만 메타버스 시장 부진으로 위험부담이 큰 만큼 완전 철수 가능성도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엔리얼 사와 합작해 출시한 AR 글래스 '엔리얼 라이트(Nreal Light)' 판매를 종료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해당 제품이 단종되고 자사가 갖고 있던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서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AR, 가상현실(VR)을 필두로 한 5G 콘텐츠 시장 공략에 적극이었다. 5G 기반 실감콘텐츠 제작 및 유통을 위해 구글과 손잡고 LG유플러스가 내수 유통을 맡고, 구글은 콘텐츠 글로벌 공급을 같이 하기도 했다.

양사는 AR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출자하는 AR콘텐츠 펀드를 즉시 조성하고, AR콘텐츠의 제작 및 글로벌 공급에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5G 가입자가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부터 관련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AR, VR 등 5G 콘텐츠 육성과 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다.

'엔리얼 라이트'는 당시 시범서비스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회사는 이후 고객 의견 반영 및 보완, AR글래스 플랫폼 구축 등 상용화 준비 과정을 거쳐 2020년 8월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글래스는 무게가 88g으로 가벼운 데다 출고가가 70만원으로 타사 대비 저렴하고, 100인치에 달하는 대화면에서 영화를 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자평했다. 또 Z세대의 차세대 미디어 디바이스로 등극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다만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AR글래스 전문 기업 매직리프는 구글과 알리바바, AT&T 등의 기업으로부터 총 26억 달러를 투자받아 2018년 8월 최초의 AR글래스 '매직 리프 원'을 출시했다. 다만 매직 리프 원의 가격은 2800달러에 달해 6개월동안 6000대만 팔리는 등 성과가 저조했고, 급기야 매직리프는 매각까지 추진하며 AR 사업이 좌초됐다.

매직리프 원 크리에이터 에디션. [출처=매직리프]
매직리프 원 크리에이터 에디션. [출처=매직리프]

LG유플러스도 화살은 피해갈 수 없었다. 초기엔 성과가 좋았다. 10만원 이상의 5G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들은 절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독려해 한 달 만에 초도 물량 1000대를 모두 판매해 화제가 됐다. VR 기기와는 다르게 좀 더 가벼웠고, 다각도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VR 영상과 큰 차이가 없었고 AR 특화 콘텐츠도 부족했다. 희귀 동물을 관찰하고, 아이돌 안무 영상을 관람하고,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는 데 그쳤다. 또 자체 배터리가 없어 스마트폰과 유선으로 연결해야만 사용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로 촉발된 실감콘텐츠 시장 거품도 꺼져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처음에 AR글래스는 고객 니즈가 있다는 판단 하에 부가 서비스로 제공했지만, 이후 넷플릭스·디즈니 플러스 팩 등 부가 서비스가 많이 나와 자연스럽게 종료됐다"고 밝혔다. 향후 엔리얼 사와 협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엔리얼 사와 차후 협력에 대해 말씀드릴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다만 "다방면으로 에릭슨 등 제품도 검토하고 있다"며 타사와 협력 가능성은 열어뒀다. 에릭슨은 LG전자와 합작해 국내에 통신장비 기업인 '에릭슨-LG'을 세운 데다 유플러스에 5G 장비를 납품하는 만큼 동맹으로 꼽힌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2월(현지시간) 'MWC 바르셀로나 2022' 에릭슨 부스에서 AR글래스를 체험하기도 했다.

다만 메타버스 거품이 꺼진 탓에 시장 철수 가능성도 존재한다. 메타버스 시장은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화)' 전환으로 침체기를 맞았다. 메타버스 산업이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급성장한 만큼 일상 회복 이후 침체를 맞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엔리얼엔 LG유플러스를 대체할 협력사를 찾아야 할 과제가 생겼다. 엔리얼 관계자는 "3년 전엔 LG유플러스 주도로 기자간담회도 진행하고, LG유플러스 샵에서 판매도 하고 고가의 요금제를 쓰면 무료로 제공하거나 가격을 깎아주는 등 협력을 했다"면서도 "현재는 협력 계획이 없고 9월 말에 자사 주도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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