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중국 인터넷 검열의 사각지대 '광둥어'..정부 향한 분노의 비속어 가득
[월드 프리즘] 중국 인터넷 검열의 사각지대 '광둥어'..정부 향한 분노의 비속어 가득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9.11 06:04
  • 수정 2022.09.11 0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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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홍콩 시위대의 모습. [AFP통신=연합뉴스]
2019년 홍콩 시위대의 모습. [AFP통신=연합뉴스]

중국은 인터넷 검열 기관의 손이 사방으로 뻗쳐있어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콘텐츠는 인터넷 상에서 거의 바로 삭제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소위 ‘외계어’와 이모티콘, 점자 형식의 코드 등을 이용해 검열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한 방법이 아닌 일상 언어 또한 검열을 쉽게 피해가는 경우가 있다고 미국의 온라인 경제매체 쿼츠(Quartz)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남부 도시 광저우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 봉쇄 속에 있는 시민들이 중국의 대표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과감하게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 당국을 향한 분노의 비속어가 가득한 상당히 많은 포스트들이 바로 검열되지 않고 며칠 동안이나 온라인 상에 남아 있다고 미국 UC 버클리 제휴의 영문 및 중문 보도 매체인 차이나 디지털 타임즈는 전했다.

도시 내에서만 이동했는데 24시간 내에 PCR 검사를 받아야 되는 정책의 불편함에 대해 맹비난한 포스트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나는 지난 밤 10시에 PCR 검사를 받았고 오늘 오후 결과가 나왔다. … (욕설) … 이 정책 때문에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나갈 수가 없다. 이 멍청한 … (욕설) … 들이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다”며, 세 가지 광둥어 욕설을 이용해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지역 공무원들이 사퇴해야 한다며, 이들의 어머니들을 욕하는 글을 올렸다.

중국 당국이 이러한 인터넷 상의 글들을 삭제하지 않는 이유가 표준 중국어인 푸통화가 아닌 방언인 광둥어로 쓰여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차이나 디지털 타임즈는 “웨이보의 콘텐츠 검열 시스템이 광둥어를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에 충격적이고 대담하고 직설적인 말들로 쓰여진 많은 포스트들이 살아남는 것 같다. 같은 내용이 푸통화로 쓰였다면 차단되거나 삭제됐을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광둥어는 중국의 남동부와 홍콩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와 북미 포함 전 세계 1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이다. 심지어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의 중국어 사용 인구 중 60%가 광둥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광둥어를 방언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학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미국 트리니티대학교의 학자 지나 앤 탐은 광둥어가 고유의 속성을 가진 언어이고, 중국 정부가 광둥어를 격하시키려는 노력은 언어학적인 측면이 아닌 다른 것들을 파괴하면서 하나의 국가 정체성으로만 독점하려는 노력이라고 주장해 왔다. 

2019년 홍콩 시위가 일어날 때 창의적인 광둥어 속어들이 시위자들을 결속시키고 정부의 위선을 밝히는 등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것이 ‘비공식 공통어’인 광둥어가, 중국 정부가 밀어붙이는 정부 제재 하의 국가 정체성과 구분되고 상충되는 것으로, 정체성 공유의 강력하고 특별한 의식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쿼츠는 말했다. 광둥어 같은 언어들은 중국 같은 권위적인 정부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광저우 시민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코로나 통제에 관한 불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부러움으로 “목소리를 내고 싶을 때 검열되지 않도록 모든 곳이 자신의 언어를 보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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