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줌인] 적당한 걷기는 치매도 예방한다... 매일 1만보 걸으면 7년내 치매 가능성 50% 감소
[메디컬 줌인] 적당한 걷기는 치매도 예방한다... 매일 1만보 걸으면 7년내 치매 가능성 50% 감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9.12 06:14
  • 수정 2022.09.12 0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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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개최된 치매극복 걷기대회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021년 개최된 치매극복 걷기대회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치매를 예방하고 싶다면 당장 만보계를 차고 하루에 얼마나 걷는지를 측정해보라고, 11일(현지 시각) CNN방송이 최근 발표된 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치매에 걸릴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매일 3,800~9,800보 정도를 걷는 것이 좋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40~79세 연령대가 매일 9,826걸음을 걷는다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7년 이내에 50%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 연구는 나아가 건강 유지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1분에 40보 이상의 속도로 걷는다면 하루에 6,315걸음만 걸어도 치매 위험을 57%까지 줄일 수 있음을 밝혀냈다.

“파워워킹처럼 활발하게 걷는 걸 의미합니다.”

덴마크 오덴세 소재 ‘남덴마크대학’ 부교수이자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보르자 델 포조 크러즈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스페인 ‘카디즈대학’의 건강과학 부문 선임연구원도 맡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속도와 상관없이 하루에 3,800보 정도를 걷는 사람들도 치매 발병률을 25%까지 줄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

“앉아만 있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델 포조 크러스트 교수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의사들은 걷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성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이 수치를 인용하면 좋을 겁니다. 하루 4000걸음 정도라면 몸 상태가 양호하지 못한 사람이나 운동 욕구가 별로 없는 사람들에게도 무리가 되지 않는 양입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더 활동적이고 몸이 받쳐주는 사람이라면 하루 1만 보를 목표로 삼아도 좋을 겁니다. 하루 만 보를 걷는 사람들에게는 최상의 운동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학협회 신경학 저널(JAMA Neurology)은 ‘112보는 만 보를 대체할 수 있나?(Is 112 the New 10,000?)’라는 사설을 싣고, 이번 연구에 숨겨져 있는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지적했다. 즉, 매일 분당 112보로 30분을 걸으면 치매 발병률을 최대치인 62%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와 관련된 이전 연구에서는 분당 100보가 활발하거나 적정한 걷기로 규정된 적이 있다.

이 사설은 나아가 치매 발병률을 줄이고자 한다면 거리보다는 걷는 속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당 112보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다소 빠른 속도에 해당하지만 만 보에 비하면 훨씬 부담이 덜 되는 수행 가능한 숫자입니다. 특히 육체적인 활동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경우에 더욱 적당한 숫자라 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연구원인 오지오마 오콘콰와 엘리자베스 플래널프는 이 사설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오콘콰는 위스콘신 의과대학 알츠하이머 연구센터 의학부 부교수이고, 플래널프는 오콘콰 실험실의 연구원이다.

“그들이 매우 흥미로운 사실에 착안했다는 데 우리도 동의합니다.”

포조 크러즈는 이메일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우리도 걷기의 강도가 중요하다는 데 동의합니다. 강도가 걷는 양보다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관련 기술은 걸음의 숫자뿐만 아니라 보속(步速)을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만보계에는 이런 기능이 모두 첨가되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앞으로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겁니다.”

만보계가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될까? 그럴 때는 10초간 걸은 걸음수를 세고, 여기에 6을 곱하거나 6초간 걸은 숫자에 10을 곱하면 된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상관없다. 하지만 명심할 점은 모든 사람의 보폭이 다 같지 않으며 체력 수준도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40세에게는 활발한 걸음걸이가 70세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추정 치매환자는 84만명으로 오는 2050년에는 300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추정 치매환자는 84만명으로 오는 2050년에는 300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연구를 좀 더 들여다보기

미국의학협회 신경학 저널(JAMA Neurology)을 통해서도 발표된 이번 연구 결과는 팔목에 가속도계(accelerometer)를 착용한 40~79세의 7만8000명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각 참가자들의 일일 총 걸음수를 기록한 후 이를 두 부류로 나누었다.

먼저 분당 40걸음이 되지 않는 사람들로, 이들의 걸음 속도는 실내를 거니는 것과 같이 느린 걸음에 해당했으며, 다음으로 분당 40걸음 이상을 걸은 사람들로, 이들은 이른바 ‘의도적 걷기(purposeful walking)’를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연구자들은 여기에다 하루에 30분 동안 가장 많이 걸은 ‘최고 수행자’들의 데이터도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뒤 7년 동안 치매 진단과 그 사람의 걷기 정도를 비교했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해당자들의 연령, 민족, 교육, 성별, 사회·정서적 상태 및 가속도계를 착용한 기간을 충분히 고려하고 잘못된 식습관, 흡연, 음주, 약물 사용, 수면 정도 및 심혈관 질환과 같은 생활 습관에 따른 변수는 제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연구자들은 인정했다. 즉, 이번 연구 결과는 관찰의 결과일 뿐 걷기와 치매 발병률 감소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게다가 “실험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제한된 치매 발병률과 연관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이번 연구를 보다 나이든 연령대로 일반화할 수 없다는 취약점을 드러낸다”고 연구진은 밝히고 있다.

“치매 진단은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번 연구가 치매에 대해 공식적인 임상이나 인지 평가를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의 치매 발병률은 훨씬 높을 수 있다.”

연구 저자들은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걷기와 치매 예방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데 동의하더라도 “적절한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육체적 활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축적된 증거들은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알츠하이머 연구원인 오지오마 오콘콰와 엘리자베스 플래널프는 이렇게 쓰고 있다.

“복지 정책에 따른 노령 인구 대상 방문 진료 프로그램의 경우 육체 활동 관리가 본질적 요소로 대두되어야 할 때이다.”

그들은 이렇게 덧붙였다.

또 다른 연구 결과들

지난 7월 보고된 또 다른 최근의 연구 결과에서도 가사 노동, 운동, 성인 교육 수업, 가족 및 친지와 어울리기와 같은 많은 레저 활동이 중년층의 치매 예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지속적인 운동과 같이 고도의 육체적 활동을 시행하는 성인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치매 발병률이 35%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규칙적인 가사 노동은 치매 발병률을 21%, 가족 및 친지들과 일상적으로 어울리기는 15%까지 떨어뜨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치매 가족력이 있든 없든 신체 및 정신 활동에 따른 보호 효과로부터 혜택을 받았다.

이보다 앞선 1월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도 뇌가 이미 플라크(plaques)나 엉킴(tangles) 및 알츠하이머나 기타 인지 질환의 징후를 보이는 활동적인 노인의 경우 운동이 치매를 늦출 수 있음이 밝혀졌었다.

1월의 연구에서는 운동이 시냅스를 통해 뇌세포 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치매를 예방하는 핵심 요소일 수 있다.

“치매는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델 포조 크러즈 교수는 이렇게 주장했다.

“신체 활동뿐만 아니라 음주 관리, 금연, 건강한 식습관, 체중 관리 및 적절한 수면과 같은 기타 생활 습관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안내할 수 있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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