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신장 지역 만행을 알리는 유엔 보고서.. 밖으로는 분노하고, 안으로는 쉬쉬하는 중국 정부
[월드 프리즘] 신장 지역 만행을 알리는 유엔 보고서.. 밖으로는 분노하고, 안으로는 쉬쉬하는 중국 정부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9.13 05:42
  • 수정 2022.09.1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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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지역 수용소 폐쇄를 외치는 해외 위구르인들. [사진=연합뉴스]
중국 신장 지역 수용소 폐쇄를 외치는 해외 위구르인들. [사진=연합뉴스]

국제 인권 단체 및 기구들이 중국 정부가 소수 민족들에게 자행하고 있는 강제 동화 정책에 대한 모든 증거들, 사라진 학자와 변호사와 예술가 들, 거대한 수용 시설들, 강제 불임시술과 이슬람 사원 모스크 철거 등을 전하며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정작 자국내 국민들에게 이 사실을 철저히 은폐하려고 한다는 비판까지 더해지고 있다. 

호주매체인 뉴스닷컴(news.com.au)은 12일(현지시간) "이는 중국 공산당의 검열이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중국의 인터넷 검열 프로그램 ‘만리장성’이 중국 내 인터넷을 바깥 세상과 갈라놓기 위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통제 때문에 대부분의 중국 국민들은 중국의 조직적인 인권 남용에 대해 새로 작성한 유엔의 비판적인 보고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46페이지에 달하는 유엔의 보고서는 중국 서부 신장 위구르 지역 등에서 보여지고 있는 심각한 인권 파괴에 대해 “강제 의료 시술과 열악한 구금 환경을 포함한 고문 또는 학대의 유형에 대한 혐의들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위챗과 웨이보 같은 중국의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이 보고서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는지 면밀히 모니터 되고 있으며, 보고서 원문과 연결되는 링크들은 모두 삭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한편으로 이를 밝히고 있는 바깥 세계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유엔이 방자하게 중국을 중상모략하고 비방하고 있다. 중국 내부의 일에 간섭하고 있다”라며 유엔의 보고서에 분노에 찬 공식 답변을 했다.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은 “이 보고서는 불법적이고 무효이며, 미국과 일부 서방 세력들에 의해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허위정보의 짜깁기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재빠르게 ‘극단주의자들의 위구르인들 위협과 이에 맞서는 대테러 작전’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고, 중국의 소위 ‘늑대 전사’라는 뜻의 전랑(戰狼) 외교관들과 논객들은 광적으로 유엔 보고서를 깎아내렸다.

그러나 중국 내부는 이렇게 소란스러운 바깥 세상과 다르다. 지난 수요일 주중 미 대사 니콜라스 번스는 트위터를 통해, 중국 국민들에게 유엔 보고서를 공유하려는 자신의 노력도 차단됐다면서, “이는 중국 공산당 정부 당국이 신장에서 대부분이 무슬림인 위구르인들 및 다른 민족적 종교적 소수 단체들에게 자행하고 있는 인도주의에 반하는 대량 학살과 범죄와 관련한 우리의 근심을 깊게 만들고 재확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단체 중국미디어프로젝트(China Media Project)의 책임자 데이비드 반더스키는 “신장 보고서가 공개된지 48시간 뒤인 오늘 가장 주목할 사실은 중국 내 모든 곳에 거의 보도가 없다는 것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단체는 원래 홍콩대학교에서 설립했지만, 중국 공산당의 홍콩 지배 상황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반더스키는 “중국 지도부의 바깥을 향한 메시지가 모두 불쾌함에 관한 것이라면, 내부를 향한 메시지는 모두 진공상태로 만드는 것에 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엔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이 종교적 활동과 관련한 개인의 선택의 문제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을 극단주의와 같은 것으로, 극단주의를 테러 현상과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대테러 목적 또는 구실 하에 아주 광범위한 실행 활동에 이용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보고서가 중국 정부의 그러한 활동의 증거를 자세히 나타낸 데 대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의 법학 교수 저스틴 놀란은 “보고서는 강간, 성폭력, 인종 차별, 집단 구금, 강제 노역, 감시의 만연을 포함한 고문을 받아들여질 수 있는 혐의로 기술하고 있다. 신장에서 제품을 공급받는 많은 기업들을 포함해 누구도 더 이상 사실 부정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유엔 보고서는 시진핑 주석으로서는 좋지 않은 타이밍에 나왔다. 오는 10월 16일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에서 시진핑의 국가주석 3연임 확정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더스키는 “조용함이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신장은 중국 지도부에 너무나 민감한 문제라서 바깥의 청중들을 향한 확성기 외침만이 유일하게 허용된 목소리다”고 말했다.

유엔은 중국의 행동을 대놓고 ‘집단 학살’이라고 말하는 것은 꺼리고 있다. ‘집단 학살’이라는 말 자체가 강력한 법적 파급력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보고서는 대신 “위구르 사람들과 다른 무슬림 단체들에 대한 무단적이고 차별적인 구금은 국제 범죄, 특히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가 될 수 있다”라는 말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국제적 평가가 ‘집단 학살’이라는 말의 사용 여부 달려 있는 가운데, 영국 뉴캐슬대학교의 중국 연구 전문가 조 스미스 핀레이는 “이 경우 ‘집단 학살’이 맞는 용어라는 학자들의 합의가 커지고 있다. 유엔 협약의 맥락에서 그러한 범죄의 프레임을 씌우고 있지는 않지만, 유엔 보고서는 그 범죄 기준에 맞는 행동들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증거를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혐의가 없다는 입장을 계속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 미첼 바첼레트가 최근 신장을 방문을 하고 중국 정부의 위구르인 탄압 혐의에 대한 언급 없이 퇴임 바로 몇 분 전 이 보고서를 공개해 그의 방문과 침묵에 대해서 지금까지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집단 학살로 결론내어지는 것을 피하려고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소위 ‘인구 최적화 정책’이라고 부르는 위구르 여성들에 대한 강제 불임 시술 부분을 희석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보도들이 나오기도 했다.

놀란 교수는 “유엔 보고서가 중국 정부가 무단으로 감금된 이들을 석방하고 인권 침해 혐의를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것은 여우에게 닭장을 지키라고 하는 것과 같다. 필요한 것은 변화를 강제할 국제적인 행동과 압박이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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