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필현의 시선] ‘노바스크’ 벌레와 석연찮은 해명
[조필현의 시선] ‘노바스크’ 벌레와 석연찮은 해명
  • 조필현 기자
  • 승인 2022.10.05 10:09
  • 수정 2022.10.05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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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산업 부장
의료·제약산업 부장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성분 암로디핀베실산염)’는 전문의약품이다. 병원에서 전문의사의 소견과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복용할 수 있다. 그만큼 약물 복용에 있어서 ‘신뢰도’는 가장 최우선이다. 전 세계 블록버스터 품목이기도 한 노바스크는 한국에 출시된 지 올해로 32주년을 맞았다. 한때 연 매출 1천억 이상을 기록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문약이었다. 특허가 만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간 6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보이면서 ‘글로벌 신약’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노바스크에 최근 ‘신뢰도를 의심’하는 일이 발생했다. 제품 블리스터 표면에서 ‘벌레’가 발견된 것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살아 움직이는 벌레였다. 의료·제약 담당 기자로 20여 년을 관련 업계에서 일하면서 이런 충격적(?)인 광경은 처음이었다. 전문약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벌레를 확인한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 대구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9월 2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위키리크스한국>에 제보했다.

제보자는 “징그러운 벌레가 어떻게 약 블리스터 표면 막 안에 들어갈 수 있는지 의아했다. 저도 연구소에서 근무하지만, 알이 부화한 것 같은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고 노바스크 복용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노바스크는 중국에서 만들어져 한국으로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는 노바스크 신뢰도를 강하게 의심했다. 최근 중국산 음식과 제품 등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혹여나 전문약까지 논란이 확대될지 예의주시했다. 한국에서 유통·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비아트리코리아 측에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 벌레가 제품 표면 막 안에 들어갈 수 있냐?’고 질문을 던졌다. 비아트리스는 이 같은 질문에 일 주여간의 자체 경위를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내놨다. 입장은 제조자·수입자로서 관련되는 제조· 포장·배송·보관 등 공정 전반에 대한 검토 결과, 공정상의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공급되는 노바스크 5mg 30정 제품에 유사한 민원은 추가로 접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즉 공정상 이상 발견이 없었으니, 문제 될 것 없다는 얘기다. 석연찮은 해명이다. 적어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안함과 재발방치대책이 담겼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노바스크에서 살아 움직이는 벌레가 발견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공정상 문제가 없으니 단순 해프닝(?)으로 간주하고 넘어가자는 얘기로 풀이된다. 제보자 역시 “공정상이나 유통과정에 문제가 없으니 잘못이 없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비아트리스 사명은 라틴어에서 기원, 비아는 ‘길’이고, 트리스는 ‘숫자3’를 말한다고 들었다. 접근성, 리더십, 파트너십 등 핵심 가치를 실천한다는 얘기다. 한국 사회에서 전문약 접근성을 높이고,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로서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주문하고 싶다.

[위키리크스한국=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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