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머터리얼즈 떼 낸 일진그룹, '캐시카우' 매각으로 신사업 원동력 얻을까
일진머터리얼즈 떼 낸 일진그룹, '캐시카우' 매각으로 신사업 원동력 얻을까
  • 최문수 기자
  • 승인 2022.10.14 11:16
  • 수정 2022.10.14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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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 롯데케미칼에 '알짜' 일진머터리얼즈 매각
대체 신사업 발굴 통해 그룹 핵심 동력 찾기 '안간힘'
ⓒ일진그룹
일진머터리얼즈 말레이시아 공장 조감도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이 이끄는 일진그룹이 대기업 집단 편입 반년 만에 그룹 주요 계열사 매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현재 일진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쓰며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사업이 없는 탓에, 일진머터리얼즈 등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며 외형을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시선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4위 동박 제조업체인 일진그룹의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 11일 롯데그룹의 화학계열사인 롯데케미칼에 53.3%의 지분을 2조7000억원에 넘기는 조건으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상으로는 허재명 일진머터리얼즈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2457만8512주(53.3%) 주식과 허 사장 등 2인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엠지테크놀리지의 506만4829주에 대한 신주인수권이다. 국내·해외 기업결합신고를 끝낸 뒤 내년 2월까지 관련 인수를 마무리 짓겠다는 예정이다.

일진그룹은 일진디스플레이 매각까지 추진 중에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곳곳에서는 경영권 매각을 고려 중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진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 8월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고는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회사는 시장 침체로 인해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1014억원이지만 영업손실은 354억원이라고 한다. 이는 2019년 대비 46억원 늘어난 수치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일렉포일 ⓒ일진머터리얼즈
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일렉포일 ⓒ일진머터리얼즈

일진그룹의 계열사 매각을 놓고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진머터리얼즈 매각에 재계는 롯데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M&A라는 평가다. 하지만 그룹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는 일진머터리얼즈를 매각한 탓에 일진그룹에 대한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일진머터리얼즈는 국내 메이저 동박 생산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기준 생산능력은 국내 1위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말레이시아 등에서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고, 6만여t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페인 및 미국 거점에 오는 2027년까지 23만t의 공장 건설계획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일진그룹이 대기업 집단으로 편입된 데 대한 부담이 이같은 선택의 주된 요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그룹은 지난 5월 5조2700억원 수준의 공정 자산 규모로 평가받으며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 문제는 공정자산이 5조원을 넘으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편입돼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규제 대상에 적용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부담을 느낀 일진그룹이 주요 계열사 매각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풀이다. 이를 통해 그룹은 시총과 매출을 대폭 줄여 대기업 집단 지정 해제도 가능하다.

일진그룹 입장에서는 미래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룹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일진머터리얼즈은 순이익은 지난해 기준 632억원으로 그룹의 전체 순이익(1720억원) 중 36.7%를 차지한다. 여기에 일진디스플레이 매각까지 진행된다면 그룹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룹은 일진다이아몬드, 일진전기, 일진에스앤티, 일진제강 등 38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일진머터리얼즈에 비하면 다소 부족한 수준이다. 

하지만 일진그룹의 이번 선택이 향후 신사업 발굴의 추진력으로 작용할 지는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룹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서는 명쾌한 답변을 드리기가 어려워 양해 부탁드린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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