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 태도를 바꾼 결정적 요인에는 이재명 대표의 '고(故) 김문기 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발언에 실망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세계에는 의리 그런 게 없더라"며 "제가 지금까지 착각하고 살았던 거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그는 "다 진실로 가게 돼 있다"면서 "양파가 아무리 껍질이 많아도 까다 보면 속이 나오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손바닥으로 하늘은 가릴 수 있어도 숨길 수 없는 게 행적이다"면서 "눈 앞에 찍힌 발자국을 어떻게 숨기나"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은 "검찰에서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 법정에서 다 밝히겠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방송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발언했다. 이 대표와 10여년간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진 유 전 본부장은 주변에 섭섭함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진술 태도를 바꾼 데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풀이다.
이런 상황에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를 비롯해 숨겨진 여러 의혹을 추가 폭로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위 발언으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그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10차례 걸쳐 김 전 처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것, 변호사 시절 김 전 처장과 인연을 맺은 것 등을 주요 근거로 봤다.
김문기 공사 개발1처장은 당시 대장동 사업 주무 부서장으로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협약서에서 초과 이익환수 조항을 삭제한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수사를 받던 중 그는 지난해 12월21일 공사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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