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DNA '바꿔야 산다'
[기자수첩]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DNA '바꿔야 산다'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2.10.28 14:27
  • 수정 2022.10.28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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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는 지난 2016년 4분기부터 15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영진의 무능함에 벼랑 끝에 놓여 있던 기업이었다. 심지어 지난해엔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에서 빌린 대출금 1650억 원의 만기가 다가왔지만 상환 능력이 없어서 회생 절차까지 받았다. 쌍용차는 매번 위기때마다 국민 혈세가 투입되면서 '서민 고혈 짜내 연명하는 기업'이란 오명까지 받았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이처럼 표류하고 있던 쌍용차를 인수하고 지난달 1일, 사명을 'KG쌍용모빌리티'로 바꾼 뒤 회장직에 올랐다. 곽 회장은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조직개편 등을 단행했다. KG그룹 측은 "대규모 인사이동은 없을 것"이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으나, 업계는 18년간 쌍용차를 위기에 빠트린 일부 경영진을 밀어내고 능력 갖춘 인재들을 배치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곽 회장은 지난 5일, 쌍용차 내 기존 7본부 26담당에서 2부문 8본부 28사업부 체제로 확대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동시에 상무 이상 급의 임원 3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인수와 함께 출시된 신형 SUV 토레스는 쌍용모빌리티 경영 정상화에 효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를 통해 쌍용차는 올 상반기 영업 손실 591억 원을 기록하며 기업회생절차에 들어서기 전인 2018년 상반기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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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처럼 '세금 먹는 하마'란 오명을 받은 기업이 또 있다. 바로 대우조선해양이다. KDB산업은행은 1989년 대우조선해양 대출금 2500억 원을 상환 유예하고 1500억 원을 신규 대출해줬다가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의도치 않게 최대주주가 됐다. KDB산업은행은 이후 지난 21년간 대우조선해양에 12조 원 가량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이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한화는 지난달 26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MOU를 체결했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품으면서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 구축을 노리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 앞에 서 있는 셈이다.

어느때보다 새로운 DNA가 필요한 순간이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노조 측은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고용 보장 ▲노동조합과 단체협약 승계 등을 요구하며 "노조는 희망 퇴직과 분사 등 어떤 형태의 인위적 구조조정이나 인적·물적 분할도 하지 말라. 경영권 인수 후에도 기존 노조의 단체협약과 취업 규칙을 그대로 승계하고 동종 업계 수준의 임금과 복지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는 사람이 만든다. 물론 1% 사람이 99%의 직원을 먹여살린다는 말처럼 1%의 잘못으로 대우조선해양이 벼랑 끝에 서게 됐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과거와는 달리 성장하기 위해선 뼈를 깎는 경영진의 노력과 함께 능력 있는 직원은 남고, 능력 없는 직원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바껴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 고 이건희 회장은 "많이 바뀔 사람은 많이 바뀌어 기여하고, 적게 바뀌고 못 바뀔 사람은 적게 바뀌고 적게 기여하라. 그러나 남의 뒷다리는 잡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도 한화와 함께 변화하지 않으면 과거와 같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 할 시점이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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