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 없는 찐빵… 아시아나항공 없는 금호그룹 '첩첩산중'
팥 없는 찐빵… 아시아나항공 없는 금호그룹 '첩첩산중'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1.01 11:27
  • 수정 2022.11.01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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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금호고속, 경기 침체에 IPO 좌절까지
금호건설 살아났지만… 컨트롤타워 부재 '발목'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합병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완전 해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그룹엔 금호고속, 금호건설만 남아 중견기업 수준으로 전락하고 만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8월 징역 10년형을 받고 구속된 만큼 재건도 어렵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이달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14개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 9개국의 심사가 마무리됐다. 유럽연합과 일본은 이르면 올해 안에 결과를 내고, 중국은 반독점법 강화에 따라 심사 기간이 길어질 전망이다.

심사를 모두 통과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조5000억원을 들여 지분 63.9%를 확보할 예정이다. 인수금액은 대한항공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2조3358억원)의 64%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22년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6544.6%로 집계됐는데, 200%를 넘기면 통상적으로 부실 기업으로 보는 만큼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높은 부채 탓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해도 적정 가치보다 높게 인수했다는 '승자의 저주'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로 금호고속과 금호건설만 남는다. 금호고속은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모회사로 박삼구 회장이 지분 38%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고속은 코로나19 이후 교통수요가 줄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직원 임금 삭감 및 무급 휴직 종용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금호고속이 지분 44%를 보유한 금호건설도 상황은 좋지 않다.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을 보유한 핵심 계열사다. 다만 금호건설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3% 급감했다. 증권가에선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자재 리스크와 레미콘 파업 등의 이슈가 겹쳤다고 분석했다. 

한때 금호고속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하며 새 희망 찾기에 나섰지만 IPO는 결국 좌절됐다. 운송업 특성상 경기 영향도 많이 받는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첩첩산중이다. 그나마 금호건설의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7단계 뛴 15위를 기록하며 그룹의 숨통을 살리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그룹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는 부재하다. 2020년 전략경영실이 해체된 데다 박삼구 회장은 공정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 회사를 부당 지원하게 하고 30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박 회장에게 20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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