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진격하던 LIG넥스원, '천궁' 폭발이 발목 잡나
동남아 진격하던 LIG넥스원, '천궁' 폭발이 발목 잡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1.08 09:47
  • 수정 2022.11.08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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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전시회에 부스 꾸려 '천궁2' 소개
인니 교두보 삼아 인구 6억 아세안 시장 공략
폴란드 천궁2 수출 논의에도 긍정적 영향 기대
폭발 사고와 직접 관련 없지만 악재 가능성도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 탄도탄 요격체계 '천궁 Ⅱ'. [출처=방위사업청]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對) 탄도탄 요격체계 '천궁 Ⅱ'. [출처=방위사업청]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4조원대 '천궁 Ⅱ(M-SAM2)' 수출 계약에 성공한 LIG넥스원이 추가 수출을 위해 동남아시아(아세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6월에 폴란드가 '천궁 2' 구매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현재는 동남아 쪽에 힘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주 '천궁'이 교신 오류로 공중에서 폭발한 선례가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2일부터 4일간 자카르타에서 진행되는 인도네시아 최대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인 'Indo Defence 2022'에 홍보 부스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시회에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 2' 외에도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제품을 소개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2억7600만의 인구 대국으로 시장성이 높아 2016년부터 우리 정부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형식으로 방산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KF-21(보라매) 개발 관련 8000억원의 분담금도 인도네시아가 최근 납부를 재개하며 긍정적 신호가 감지된다. 인도네시아는 KF-21 외에도 T-50 고등훈련기 16대, 잠수함 3척 등을 도입하는 등 우리나라의 방산 최대 수출국 중 하나다. 

LIG넥스원은 지난 1월 UAE에 4조원 규모의 '천궁2' 수출 대박 신화를 쓴 바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 사상 단일 품목으로 최대 규모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계약서 교환에 앞서 모하메드 UAE 총리에 감사의 뜻을 전할 정도다. 회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2월 UAE에서 열린 무인·로봇 분야 전시회인 'UMEX 2022', 3월 사우디 방산전시회인 'WDS 2022'와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DSA 2022'에 참가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Indo Defence 2022' 전시회에서 인도네시아 공군 관계자들이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LIG넥스원의 무기 체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LIG넥스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Indo Defence 2022' 전시회에서 인도네시아 공군 관계자들이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LIG넥스원의 무기 체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LIG넥스원]

LIG넥스원은 UAE 신화를 이을 주요 타겟으로 동남아를 점찍은 모양새다. 동남아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인구가 6억 이상인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회사 측은 2006년 인도네시아에 주파수 도약형 무전기 PRC-999K 수출을 시작한 이래 2013년에 인도네시아 사무소를 설립했고, 2020년에는 주파수 공용 통신시스템(TRS)을 납품하는 등 동남아 수출시장 확대에 주력해 왔다는 설명이다.

당초 추가 수출 논의가 나왔던 폴란드의 시선도 끌 수 있다. 지난 7월 폴란드 정부는 우리나라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등 경공격기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우리 방산 업계의 수출 규모는 최대 25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폴란드는 천궁2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계약에 이르진 못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추가 논의 가능성에 대해 "수출 관련사항은 정부 주도라 업체에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에서 긍정 신호가 감지되면 폴란드가 다시 눈독을 들일 수도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접경한 나토(NATO) 가입국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됨에 따라 자주국방 필요성이 대두됐다. 현대전에서 미사일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에도 러시아 미사일을 도입할 수 없으니 반사이익을 노려볼 수도 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다연장로켓(MLRS) '천무'를 폴란드에 판매하는 5조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충남 태안군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열린 국방과학 합동시연에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인 천궁이 전시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충남 태안군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열린 국방과학 합동시연에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인 천궁이 전시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다만 최근 천궁 1발이 비행 중 폭발하는 사고가 터지면서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형국이다. 공군은 지난 2일 충남 보령 대천사격장에서 개최한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국산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 1발이 비행 중 폭발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중간 단계에서 유도탄과 사격통제레이더 간 교신이 계속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불안정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요격 미사일은 교신이 불안정한 상태로 특정 시간이 지나면 공중에서 폭파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천궁은 지난 2017년 전력화 이후 지난해까지 17발 발사가 모두 성공했지만 씁쓸한 첫 실패 사례를 떠안게 됐다. 그럼에도 폭발한 천궁은 천궁2와는 달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해당 무기는 천궁으로 공군 주관 사격대회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국방부에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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