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INSIDE] “대우건설, ‘한남2구역’ 품었지만, 전제 단서 有”…역전승 ‘변수’되나?
[재개발 INSIDE] “대우건설, ‘한남2구역’ 품었지만, 전제 단서 有”…역전승 ‘변수’되나?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11.07 19:35
  • 수정 2022.11.07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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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2구역, ‘대우건설’ 손 들어줬다…407표 얻어 시공사 선정
대우건설, 악재 속 ‘역전승’ 이뤄내…‘118 프로젝트’로 승부수
대우건설 “118 프로젝트 이행 못하면 사업권 반납할 것” 약속
건설업계 “한남구역 일대 남산 고도 제한 쉽게 해결 못할 것”
레고랜드 사태에서 촉발된 자금경색…대우건설에 반사이익
탄탄한 신용평가 앞세워 ‘후분양’ 제안…“주거명작 만들 것”
대우건설 한강써밋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한강써밋 전경. [사진=대우건설]

올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평가받는 서울시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시공사에 대우건설이 낙점됐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날오후 2시 감리교신학대학교 웨슬리 채플관에서 개최된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2차 시공사 합동 설명회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었으며,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이날 개최된 총회에서는 조합원 908명 가운데 704명이 참석했으며, 부재자 투표를 포함한 전체 760표 가운데 대우건설이 최종 407표를 얻어 44.9% 득표율로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번 한남2구역 입찰에 참여해 경쟁해왔던 롯데건설은 341표를 받았으며, 최종집계결과 무효표는 12표였다.

◆ 대우건설, 44,9% 득표율로 롯데건설 제치고 시공사 선정…최종 407표 얻어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 재개발 수주를 위해 전례 없는 진흙탕 싸움도 불사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이들 건설사가 제시한 사업조건도 역대급이다.

이번에 시공사로 선정된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시한 사업조건은 전무후무하다. 사업비 전체 책임조달을 포함해 조합원 이주비 LTV 150% 보장, 118프로젝트 이행, 최저 이주비 세대 당 10억원 지원, 이주비 상환 1년 유예, 아파트‧조경 모두 10년 하자보증, 이주비 상환 1년 유예, 입주 2년 후 분담금 납부 등을 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한도 없는 사업비 전체 조달로 후분양이 가능한 사업조건을 제시해 조합의 이익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우건설 측이 한남2구역 조합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자 제시한 ‘118 프로젝트’ 공략. [사진=한남2구역조합]
대우건설 측이 한남2구역 조합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자 제시한 ‘118 프로젝트’ 공략. [사진=한남2구역조합]

◆ 대우건설 “118 프로젝트 반드시 완수할 것…약속 못 지키면 사업권 포기도 불사”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사업권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승부수로 내건 ‘118프로젝트’ 덕분이다. 대우건설은 ‘한남써밋’으로 재탄생하는 단지의 층수를 기존 원안 설계 14층에서 21층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혁신설계안 ‘118프로젝트’를 제시한 것이 등 돌린 조합원들의 표심을 자극하게 만든 주요인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대우건설은 대우건설은 사업조건으로 내건 ‘118프로젝트’를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시공권까지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확약서(백정완 대표이사 명의)를 조합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이 제안한 일명 ‘118프로젝트’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입각해 단지의 최고 층수를 원안 설계 14층보다 7개 층 높여 21층으로 짓는 동시에 6개의 주동을 연결하는 360m 스카이브릿지를 구현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이에 더해 언덕 지형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방안도 내놨다. 7단으로 분절된 지형도 3단으로 통합하면서 단지 한가운데 3600평 대규모 광장(1만1880㎡)을 조성하는 설계안을 제시했으며, 원안설계의 ㄷ·ㄹ·ㅁ 형 주동 배치를 전면 수정해 건폐율을 32%에서 23%로 낮춘 것도 두드러진다. 이를 통해 한남2구역에 들어설 '한남써밋'을 한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명품단지로 재탄생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입찰을 준비하며 조합의 오랜 염원인 단지의 혁신적인 변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해당 프로젝트를 혁신설계 일환으로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기존의 조합 원안 설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설계 변경에 대한 최적의 대안을 내어놓음으로써 한남2구역이 오래전부터 염원했던 숙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단 취지다.

118프로젝트는 그동안 도시정비사업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사업조건이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서울시가 공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 보도자료 일부 발췌. 다만 기본계획은 아직 확정되진 않은 상태다. [사진=한남2구역조합]
서울시가 공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 보도자료 일부 발췌. 다만 기본계획은 아직 확정되진 않은 상태다. [사진=한남2구역조합]

◆ 대우건설 몫으로 넘어간 ‘118프로젝트’성공 여부가 관건 

다만 한남2구역이 인근 남산 경관 보호를 이유로 90m의 고도제한을 받고 있다는 점은 대우건설이 어떻게든 풀어야 할 숙제다. 아직 규제가 해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 층수를 높일지도 관심사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1차 합동 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확약서에 언급한 대로 ‘118프로젝트’는 대우건설이 내건 전무후무한 파격적인 혁신설계다. 이에 대표이사인 제가 일일이 꼼꼼하게 챙겨 고도제한 완화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이사로서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118 프로젝트’를 포함해서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시한 모든 사업조건을 직접 챙길 것이며, 하나의 거짓 없이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관건은 118 프로젝트가 성사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여부다. 이를 놓고 건설업계는 한남구역 일대 지대 자체가 7단 분절로 불릴 만큼 들쭉날쭉하고 불안정한 관계로 해발118m 21층 높이로 지어지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최근 서울시에 따르면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은 도시시공간의 미래상을 담은 장기계획일 뿐,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리고 ‘35층 높이’라는 층수 제한도 완화한다지만 아직 확실시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이마저도 이르면 올해 연말 또는 내년쯤 돼야 구체적인 윤곽이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서울시 관계자 측의 설명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서울시가 최근 도시정비사업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방향을 정한 것은 맞지만, 층수 제한 조치 등 구체적인 기준을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리고 한남구역 일대가 평평한 지대가 아니다 보니 오랫동안 개발하기 어려운 재개발 사업지로 평가받을 정도로 험지다. 특히 한남 구역은 남산 영향권과도 인접해 있는 만큼 지대 높이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21층 높이로 지어지기엔 지금으로선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보인다.”고 내다봤다.

레고랜드 사태에서 촉발된 레고랜드 자금경색. [사진=연합뉴스 CG]
레고랜드 사태에서 촉발된 레고랜드 자금경색. [사진=연합뉴스 CG]

◆ 레고랜드發 ‘롯데건설’ 자금 경색…대우건설 ‘호재’ 작용

다만 일각에서는 레고랜드 사태에서 촉발된 롯데건설의 불안정한 자금 사정이 대우건설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지급보증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일부 건설사를 중심으로 ‘돈맥경화’를 둘러싼 루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것이 롯데건설에 악재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건설은 한남2구역 수주전을 앞두고 지난달 초부터 자금 순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확산됐으며, 이 루머가 조합원들의 표심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조합원들이 막판에 롯데건설의 자금조달에 의구심을 가지면서 대우건설로 마음을 돌리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지난달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과 5000억 원 규모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 롯데건설 관계자는 “항간에 도는 루머는 사실무근이다. 유상증자와 금전소비대차계약은 다가올 불확실성에 미리 대비해 재무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앞으로도 그룹 차원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질지는 섣부르게 언급하기 조심스럽다.”고 선긋기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그룹의 직간접적인 지원하에서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차원에서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PF 우발채무와 관련한 불확실성 이슈가 장기화 된다면 주택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악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사진=대우건설]

◆ 탄탄한 현금 유동성 앞세워 ‘후분양’ 승부수…“자금줄 막힐 우려 없다” 자신

반면 대우건설은 롯데건설보다는 비교적 현금 유동성이 원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2022년 3분기 기준)은 2조2000억원에 이른다. 단기부채 상환과 프로젝트 파이낸셜(PF) 채무보증 리스크가 발생해도 외부 자금조달 없이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힘입어 대우건설은 한도없는 사업비 전체 조달로 ‘후분양’ 하겠다는 사업 조건을 내걸어 조합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방점을 둘 계획이다.

건설사가 후분양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공사비의 원가 부담은 시공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그럼에도 후분양을 택한 것은 현재 재무안정성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대우건설의 입장이다. 게다가 회사 자금사정으로도 계약서 변경 없이 후분양 조건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사업조건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대우건설 역시 ‘과천푸르지오써밋’에서 후분양 형태로 진행한 바 있다. 국내 후분양 1호 사업으로 일반분양가를 선분양 대비 3.3㎡당 682만원 높은 3998만원으로 책정해 분양에 성공한 것이다. 2개월 앞서 분양한 '과천자이'(과천주공6단지)보다 3.3㎡당 700만원 이상 높은 분양가로, 조합의 사업성을 개선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잡음이 심했던 한남2구역 수주전이 좋은 성과를 얻게 돼 다행이다. 그동안 오랫동안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번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처럼 서로간에 비방전을 일삼으면서까지 진행된 사례가 보기 드물었다. 조합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주신 덕분이다. 그동안 조합원에게 약속한 사업조건을 반드시 이행해 한남2구역에 한강을 대표할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 써밋이라는 고급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시장을 선도해왔던 경험을 십분 활용해 향후 100년을 책임질 주거 명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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