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미끄러진 현대오일뱅크, 신사업 투자금 확보 '빨간불'
IPO 미끄러진 현대오일뱅크, 신사업 투자금 확보 '빨간불'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1.16 09:28
  • 수정 2022.11.16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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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7022억원…전년比 305%↑
IPO 철회에 회사 부채상환 부담 동반 상승
3대 친환경 사업 집중으로 위기 돌파할 듯
[출처=현대오일뱅크]
[출처=현대오일뱅크]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평가받았던 현대오일뱅크의 IPO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 성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영업이익은 70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5% 상승했다. 2분기에 영업이익 1조3703억원을 기록히며 역대 최대 실적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상반기 업계의 관심을 받기 충분했다. 상반기를 목표로 자본확충을 위해 IPO를 준비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증권업계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후 기업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전망했고, 6월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도 통과했다. 현재 국내 정유 빅4 중 상장사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 두 곳이다.

하지만 지난 7월 모회사인 HD현대가 상장 추진 철회 소식을 전했다. HD현대는 전자공시를 통해 "최근 주식시장 등 제반 여건의 악화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하여 상장추진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IPO 철회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올 1월만 해도 LG에너지솔루션이 IPO 역사상 역대 최대 증거금 114조원을 모으며 상장했지만 이후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증시에 입성한 기업이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를 기록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SK쉴더스, 대명에너지, 보로노이 등 기업이 IPO 계획을 철회했다. 경쟁사인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도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시가총액을 깎아먹은 것도 IPO 철회에 영향을 준 듯 하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2년과 2018년에도 상장을 계획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부채비율은 지난 3월 256%까지 치솟았다가 6월 말 기준 243%으로 다소 내려갔다. 하지만 같은 기간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188%), 에쓰오일(140%), GS칼텍스(127%)와 비교하면 유일하게 200%를 넘겼다. 회사는 수익에서 정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 HPC 준공에 3조원을 투입하며 부채비율 상승을 부추겼다.

현대오일뱅크 지분 74%를 가진 HD현대는 자본확충을 위해 IPO 재추진이나 지분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IPO 좌절에도 HD현대는 2019년 4월 보유 중인 현대오일뱅크 지분 17.0%를 약 1조4000억원에 에쓰오일 최대 주주인 사우디 국영 기업 아람코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람코는 지분 2.9%에 대한 콜옵션도 확보했다.

현재로선 IPO 재추진이나 지분 매각은 염두에 두지 않는 듯 하다. 현대오일뱅크가 추진 중인 신사업이 좋은 성과를 보여 기업가치가 오르면 그때 재추진할 수는 있다. 회사는 주력인 정유 부문의 매출을 2030년까지 40%대까지 축소하는 대신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HPC를 비롯한 친환경 화학·소재 등 3대 친환경 미래사업 비중을 늘린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하지만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 당분간은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다행히 호실적이 이어져 부채 상환에 힘을 더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로선 IPO 계획이 전혀 없다"며 "HPC에 투자금 투입이 완료된 만큼 이를 통한 수익으로 부채 상환에 도움이 될 것"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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