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대선출마 이견 속에 진행되는 트럼프 딸의 백만불짜리 결혼식
[월드 프리즘] 대선출마 이견 속에 진행되는 트럼프 딸의 백만불짜리 결혼식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11.13 07:26
  • 수정 2022.11.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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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美 공화당 전당대회서 찬조연설하는 트럼프 딸 티파니 트럼프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016년 美 공화당 전당대회서 찬조연설하는 트럼프 딸 티파니 트럼프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딸 티파니 트럼프의 결혼식이 13일(현지시간) 마이애미의 마러라고 휴양지에서 거행된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100만 달러가 들어갔다는 소문이 있는 이 결혼식에 대해 전하면서 결혼식에 모인 가족들이 가장인 트럼프의 정치 일정과 관련해 다른 입장들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3일간 내려진 허리케인 주의보가 지나가자 티파니 트럼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플로리다 팜비치의 날씨가 마침내 평온해져서 그녀의 결혼식이 예정된 주말은 화창할 것이라는 예보를 접했기 때문이다.

티파니 트럼프(29)는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두 번째 아내인 말라 메이플스 사이에서 태어난 유일한 혈육이다. 신랑 마이클 불로스(25)와는 4년 동안 사귄 뒤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열대성 폭풍 ‘니콜’은 지나갔지만 도널드 트럼프 일가의 주말은 여전히 격랑 속에 있다.

트럼프 일가는 가장이 2024년 대통령 선거에 다시 나설 뜻이 있음을 비치고 있는 가운데 회동하는 것인데, 트럼프를 뺀 나머지 가족 중 가장의 재출마를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하다. 심지어 일부 구성원은 너무 깊게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비치기까지 하고 있다고, 이 가족과 가까운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현재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는 세 사람은 그의 심기가 최상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이번 중간선거에서 밀었던 유명 후보들이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하자 공화당의 일부 의원들이 그의 당 장악력 저하를 놓고 수군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트럼프의 심기가 “매우 꼬여 있다(cranky)”고 이 소식통들 중 한 사람은 들려주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현재 트럼프가 화요일에 있을 예정인 “특별 선언(special announcement)”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는 오는 15일 대통령직에 세 번째로 도전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선언을 하기로 되어있다. 그의 마음은 2024년의 정치 지형과 자신의 입지에 온통 마음이 쏠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에게는 당장은 신부의 아버지라는 역할이 주어져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저택이자 개인 클럽 역할을 하는 마러라고 휴양지에서 항상 주목받는 인물이고자 한다. 티파니 트럼프 결혼식을 준비하는 내내 날씨가 순탄치는 않았는데 날씨가 맑아지고 마러라고에 손님들이 몰려들자 트럼프가 행동을 조심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심기를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은 CNN에 트럼프와 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사이가 최근 별로 좋지 않다고 들려주었다.

멜라니아 트럼프가 지지하는 후보인 메흐메트 오즈 박사(Dr. Mehmet Oz’)가 낙선한 사실을 놓고 트럼프가 멜라니아에게 분노를 표출했다는 뉴스도 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멜라니아 트럼프가 TV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의사인 메흐메트 오즈 후보를 금년 유세 기간 내내 지지했으며, 트럼프는 자신의 아내가 오즈의 광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언론 노출은 지극히 사적인 생활을 즐기는 멜라니아 트럼프의 취향이 아니며, 트럼프는 자기 아내의 선거 개입과 관련 이야기를 지어낸 사실에 대해 그의 SNS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아내에게 곧바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소식통은 트럼프 부부가 서로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 모두가 트럼프 전 대통령 부부의 심기가 불편할 때에는 접근을 꺼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딸의 결혼식이 다가온 것이다. 가족들이 얼굴을 맞대지 않을 수 없는 대행사가 열리게 되었다는 말이다. 신부인 티파니 트럼프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녀가 이복형제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아버지의 백악관 시절 티파니는 종종 “잊혀진 딸(forgotten daughter)”로 거론되고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항상 주목받기는 했지만, 2020년 조지타운 로스쿨을 졸업한 티파니는 언니 이방카와 친밀한 사이로 알려지고 있다.

이방카는 지난 주말 팜비치 티파니 친구의 집에서 열린 신부 축하연(bridal shower)에 모습을 드러냈다. 높이 쌓은 티파니 블루색 케이크로 장식한 신부 축하연에는 친어머니 말라 메이플스와 계모 멜라니아 트럼프도 참석했다.

이방카와 티파니 트럼프는 지금도 매우 친숙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부문에서는 지난 2년을 거치면서 가족의 역동성이 삐걱거리고 있다. 백악관을 나온 이후 이방카와 아버지의 관계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현재 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이방카는 워싱턴을 별로 그리워하지 않는다. 트럼프 가족과의 관계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 중 한 사람은 그녀가 워싱턴 정가와 “한 참 떨어져 있다(far from it)”고 들려주었다.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 자리는 이방카가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자리가 아니다.

“그녀는 결코 그 시절로 되돌가지 않을 겁니다.”

이방카의 심기를 잘 헤아리고 있는 측근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그 자리가 현 시점에서 그녀 자신이나 그녀 가족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방카가 워싱턴을 떠나는 날 그녀는 그 생활에 막을 내린 것이며 그 신념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제3의 소식통은 그녀가 다시 정치에 참여할 의사가 있었다면 사람들이 이번 중간선거 유세 과정에서 그녀를 목격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녀는 일부 경합 지역 후보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모습을 드러내거나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 [사진 = 연합뉴스]

CNN 인터뷰에 응한 모든 사람들은 이방카 트럼프의 현재 삶은 그녀의 어린 세 자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가 두 번째 백악관행 캠페인에 관심이 없다는 점에 대해 아직 아버지와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을지 모르지만, 트럼프는 어떤 정치 일정에도 딸이 돕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고, 트럼프 가족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말했다.

트럼프는 또한 한 때 백악관에서 그의 수문장이자 행정부에서 가장 발이 넓고 영향력이 컸던 그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존재감 상실도 애석하게 받아들여야 할 듯하다.

“재러드는 어떤 식으로든 선거 캠페인에 다시 참여할 의사가 없습니다.”

쿠슈너의 계획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소식통은 이렇게 밝혔다.

이 소식통은 쿠슈너가 장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트럼프와 가까이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트럼프가 다시 출마할 경우 가끔 조언을 제공하는 것 이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러드는 정치가 아닌 여러 가지 다른 방법으로 시험을 받을 것입니다. 트럼프는 그의 장인이지만, 그가 이전에 도왔던 방식으로 돕는 것과는 거리가 멀 것입니다.”

이 소식통은 이렇게 분석했다. 현재 사모펀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쿠슈너는 지난 몇 년 동안 트럼프가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는 그의 아내와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가 대선 재출마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멜라니아 트럼프는 2020년 대선 유세 과정에서 남편을 대신해 단독 선거운동을 단 3차례만 개최한 바 있다.

멜라니아 트럼프가 본인의 성향을 바꿔 다가오는 대선 유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 그녀는 지난 5월 인터뷰에서 백악관에 다시 들어가 살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절대 불가능이란 없다”고만 말했었다.

지난주 JD 밴스 후보를 지원하는 오하이오주 연설에서는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현장의 트럼프 가족을 위한 의자는 4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에릭과 라라 트럼프,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킴벌리 길포일(Kimberly Guilfoyle)을 위한 의자만 보였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친지들에게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버지가 다음 주에 대선 출마를 다시 선언한다면 그를 대신해 선거운동을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속을 잘 알고 있는 소식통은 “물론”이라고 대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의 대선 재출마에 대해 계모, 누이, 매형과 생각이 다르다는 말이다.

“그는 아버지를 위해 밖에 나가서 선거운동을 할 것입니다.”

이 소식통은 이렇게 예견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현재 트럼프 가족 중에서 트럼프에게 제일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있다. 트럼프 재임 시 이방카와 재러드가 이너 서클(inner circle)이었다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정치의 향후 핵심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재러드와 이방카의 자리를 대신하고자 한다는 징표는 보이지 않는다.

“그는 무대 뒤에서 역할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 소식통은 이렇게 분석하며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를 뒤에서 세세하게 보살피는 일에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와 관련된 일을 말할 때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습니다.”

이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아버지가 중간선거 전에는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혀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그는 그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주장을 했던 겁니다.”

그의 아버지가 다시 출마하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존재감 자체가 트럼프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조만간 선을 분명히 밝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뒤에서 대선 캠페인을 관리하는 그런 역할은 맡지 않을 겁니다.”

이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다섯 자녀를 돌보는 일과 자신의 출판사 운영과 사냥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덧붙이며 이렇게 예견했다.

에릭 트럼프와 보수 언론 매체에 자주 출연하는 그의 아내 라라 트럼프는 이방카와 재러드보다 트럼프의 2막에 참여하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편에 설 가능성이 높다.

CNN과의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가장의 정치 일정과 관련된 가족간 의견 대립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티파니 트럼프는 아버지의 대선 참여 지지를 놓고 가족 의자를 분리해서 배치하지도 않을 것이다. 

신랑인 마이클 불로스는 나이지리아에서 여러 회사를 소유한 부유한 사업가의 아들이다. 폭풍우 때문에 금요일 오후 6시까지 폐쇄되었던 마러라고는 결혼식에 맞춰 다시 문을 활짝 열 것이다.

결혼식은 말다툼과 힘자랑을 하는 장소가 아닌 축복의 자리다. 

“오늘은 완전히 티파니만을 위한 날이 될 것입니다.”

100만 달러가 들어갔다는 소문이 있는 이번 결혼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가족과 가까운 한 인사는 이 가족이 모일 때 항상 정치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며 이렇게 말했다.

“믿거나 말거나, 그들은 나름 평범한 가족입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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