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현장] 한숨 쉬는 삼성전자 판매원 "월드컵 특수요?…손님이 없어요"
[WIKI 현장] 한숨 쉬는 삼성전자 판매원 "월드컵 특수요?…손님이 없어요"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1.22 11:29
  • 수정 2022.11.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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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블랙프라이데이 특수에도 판매 현장 '한산'
이태원 참사로 거리 응원 취소·경기 침체 악재 작용한 듯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 딜라이트에서 Neo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 딜라이트에서 Neo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긴 힘들죠. 경기침체가 심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안 여니깐요."

최근 만난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기 상황을 묻는 질문에 한숨부터 쉬었다. TV 판매 성수기로 불리는 월드컵 시즌이 다가왔지만 지난 월드컵보다 늦은 개막인데다 인플레이션과 소비 심리 위축 등 여파로 유의미한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TV 시장은 보통 하반기가 성수기 진입으로 수요 증가 기대가 높다.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로 대표되는 글로벌 쇼핑 행사도 몰려 있다. 수요가 몰리는 월드컵도 이달 개막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 스포츠 행사가 개최되면 프리미엄 TV 수요가 늘어난다. 미국에서 1년 중 최대 소비대란이 일어나는 블랙프라이데이도 이번주 금요일인 만큼 실적 상승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지난 11일 중국의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도 있던 만큼 세가지 특수가 겹쳐 호재인 상황이다.

상반기는 전통적 비수기로 따로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요소가 부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원자재값 상승은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했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일상 회복으로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누렸던 펜트업(보복소비) 효과가 사라진 측면도 있다.

삼성전자는 위축된 TV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마케팅에 적극이다. 이달 말까지 퀀텀닷 디스플레이(Q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할인과 사은품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TV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스포츠 경기를 중계해주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이나 멤버십 포인트도 제공한다. 게임 환경에 특화된 TV를 구매하면 엑스박스(Xbox) 컨트롤러를 지급하는 행사도 올해 말까지 진행한다. 

더현대서울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토어에 전시돼 있는 QLED TV.
삼성 QLED TV가 전시돼 있는 삼성디지털프라자. [최종원 기자]

선제적인 프로모션에 나섰지만 호실적으로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우선 여름에 개막하던 월드컵이 11월로 늦춰져 일각에선 월드컵 분위기가 안 난다는 평이 많다. 10.29 참사 이후 월드컵 거리응원이 취소되며 사회 전반에 축제를 즐기기 힘든 분위기도 자리잡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경기 침체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가계의 실질소득은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실질소득이 감소했다는 것은 물가 상승분에 비해 벌어들인 돈이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 여력이 줄어든 만큼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는데, 다른 가전과 달리 필수재 성격이 얕은 TV는 이런 악영향을 직격으로 맞을 수 밖에 없다.

현장에서도 우려가 이어진다. 이날 방문한 삼성디지털프라자는 한산해 대기 없이 구매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매장에는 상당량의 UHD, QLED, NEO QLED TV가 전시돼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LED는 패널과 뒷면의 라이트가 분리돼 있는 형식으로 네오 QLED는 기존 QLED에 비해 라이트 크기가 굉장히 작아져 명암과 밝기를 보다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고, 빛번짐 현상을 개선했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찾아오는 손님이 확연히 TV 판매량도 줄었다고 말한다. QLED TV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525만대가 팔려 작년 한해 943만대가 판매됐다. 다만 올 상반기 판매량은 464만대로 다소 뒷걸음친 모습이다. 관계자는 "경기 침체도 심하고 사회 전반에 지갑을 웬만하면 열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하다"며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TV는 사치재 성격이 있어 불황이 오면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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