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회계변경까지 만만찮네”…생보업계 불황 한동안 지속될 듯
“금리인상에 회계변경까지 만만찮네”…생보업계 불황 한동안 지속될 듯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11.24 15:47
  • 수정 2022.11.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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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내년 넘어 한동안 이어질 수도
내년도 안심 못 할 듯…감독당국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 줄여야”
금리상승 등 시장상황 악화로 재무건전성 문제에 부딪힌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금리인상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생명보험업계에선 한동안 불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출처=픽사베이]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업황이 한동안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가팔랐던데다 점과 내년부터 대대적인 회계제도 변경도 예고돼 있어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이 동시에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대부분 생보사들의 수익성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악화됐다.

삼성생명(-58.8%, 누적기준), 한화생명(-14.7%), 교보생명(-28.9%) 등 대형사들은 물론 신한라이프(-8.0%), 동양생명(-37.59%), 푸르덴셜생명(-40.3%) 등 중·소형사들의 수익성이 모두 떨어졌다.

변액보증준비금 부담이 가중된 것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투자성격이 강한 변액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들은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해 일정 비율의 준비금을 쌓아야 하는데 증시가 출렁이면서 이 준비금 부담이 크게 늘었다.

가파른 금리인상도 실적 악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래 첫 금리 인상인 작년 8월부터 이달까지 기준금리는 총 275bp(0.50%→3.25%, 1bp=0.01%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채권금리가 덩달아 오르면서 채권가격을 낮췄고, 생보사들이 보유한 채권자산의 평가차손이 회계에 반영되면서 자산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출처=연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업계에선 이같은 부정적인 전망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통화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게 최근 시장의 전망이지만 이미 금리가 오를대로 오른 상태고, 현 상태로 유지되거나 인하되는 게 아닌 만큼 업황 자체가 쉽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속도조절 얘기가 나오는데 조금씩이나마 계속 인상은 하겠다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목표도 있고 연준(Fed) 기준금리도 있어 불가피한 조치겠지만 저희로선 어려운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수익성 자체가 악화돼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금리 인상 시 대출이자수익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대출이자는 금융상품 투자수익에 이은 두 번째 수익원이지만 높아지는 금리로 차주부담이 늘면서 대출수요 자체가 감소할 수 있다.

실제 보험사 가계대출금리 역시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주담대를 취급하는 한화생명·삼성생명·흥국생명·교보생명·푸본현대생명의 적용 금리는 10~11월 사이 약 0.19~0.62%p 상승했다.

이 때문에 대출수요 자체가 줄면서 몇몇 생보사들은 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 금리 인하에도 나서고 있다.

약관대출은 가입보험 해지·환급금의 약 70~80% 한도 내에서 대출이 실행되는 만큼 보험사가 지는 부담이 없다. 하지만 장기 가입자가 아닌 경우 대출규모가 작아 차주로서는 주담대나 신용대출을 쓸 수밖에 없는데 차주 입장에선 금리부담이 워낙 높아 대출을 꺼린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약관대출까지 받는 고객들은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며 “은행 대출이 어렵거나 한도가 찬 고객들은 신용대출을 쓰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산-부채 듀레이션 격차가 낮은 보험사들은 회계제도 변경 이후 안정을 되찾을 수도 있다.

현 회계제도 하에서는 자본은 시가로 평가되지만 부채는 원가로 평가돼 자산(자본+부채) 평가는 시가 및 원가평가가 혼재된다. 내년 도입되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는 부채까지 시가로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즉 투자자산 원(리)금 회수기간(자산듀레이션)과 부채 상환기간(부채듀레이션)의 사이가 짧을수록 금리 변동에 비탄력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회계제도 변경 후에는 부채가 시가 평가되는 만큼 금리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어 보험사들의 자본적정성에도 변동이 생긴다.

최근 감독당국은 각 생보사들에 자산-부채 듀레이션을 줄일 것을 권고하는 한편 자산부채관리(ALM)에 보다 집중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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