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신나치 운동의 부활을 지원하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월드 프리즘] 신나치 운동의 부활을 지원하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12.08 05:46
  • 수정 2022.12.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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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트위터의 새 주인이 된 일론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 하에 혐오 표현이나 가짜 뉴스를 용인하고 트위터 플랫폼에서 퇴출되었던 극우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계정을 되살려주는 일이 빈발하지 미국 내에서는 트위터가 극우 신나치 운동의 온상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CNN방송은 7일(현지 시각) 이 문제를 지적하는 변호사이자 언론인인 딘 오베이달라의 칼럼을 내보냈다. CNN은 이 칼럼이 딘 오베이달라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달았다. 다음은 이 칼럼의 전문이다.

일론 머스크는 이른바 ‘트위터 파일(Twitter Files)’의 공개를 통해 미디어와 관련된 핵심 담론을 만들어나가려는 것 같다. 그가 ‘트위터 파일’이라고 부르는 자료들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 소유라고 알려진 노트북과 관련된 <뉴욕포스트>의 기사 내용을 트위터상에 포스팅하는 것을 허용할지 말지를 놓고 심의한 트위터 경영진들의 2020년 10월부터의 내부 문서들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 의혹’이란 이 노트북에서 헌터 바이든이 마약 복용이나 우크라이나, 중국 등과 은밀히 거래를 추진한 증거들이 발견되었다는 노트북을 말한다.

머스크가 공개한 문건들은 “이 사건에 대해 이미 알려진 내용을 대체로 입증하는 이메일”을 제공받은 언론인 매트 타이비(Matt Taibbi)의 트윗을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이 주목하는 트위터의 담론은 2년도 더 전에 일어난 과거의 일에 관한 것이 아니라 지난 10월 머스크가 장악한 이후 지금 트위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관한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 5일 기사를 통해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Center for Countering Digital Hate)’ 및 ‘반명예훼손연맹(Anti-Defamation League)’ 등 온라인 플랫폼을 연구하는 단체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트위터상에 ISIS 관련 계정의 부활뿐만 아니라 증오 표현(hate speech)이 ‘전례 없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트위터는 신나치주의(neo-Nazi) 웹사이트 ‘데일리 스토머(The Daily Stormer)’의 창립자이자 자칭 백인 우월주의자 앤드류 앵글린(Andrew Anglin)의 계정을 복원해주었다. 2013년 트위터에서 퇴출되었던 앵글린은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추모관을 철거하고(그는 비루하게도 홀로코스트는 ‘사기’라고 말한다.) 그 자리에 “1,000피트 높이의 히틀러 동상”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나는 트위터에 복귀한 이 신나치주의자와 직접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앵글린은 2017년 내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 폭력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비난한 기사를 문제 삼아 나를 공격의 표적으로 삼았다.(당시는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 민족주의자 집회가 열리기 몇 달 전이었다.)

앵글린은 내가 ISIS 테러 공격에 대한 책임을 주장한 것으로 보이는 조작된 트윗을 자신의 백인 우월주의 웹사이트에 최초 게시했었다.(나는 무슬림이다.) 그런 다음 그는 추종자들에게 “나와 맞서라”고 지시했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 있는 ‘이매뉴얼 아프리카 감리교회’에서 흑인 9명을 살해한 딜런 루프 같은 ‘데일리 스토머’의 구독자들이 과거에 폭력 행위를 저지른 것을 그대로 반영하듯 그들은 앵글린이 요청한 대로 했다.

나는 곧 죽음의 위협에 휩싸였다. 그러나 앵글린이 내가 겁을 먹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는 잘못 생각한 것이다. 나는 그를 명예 훼손과 정신적 고통으로 연방 법원에 고소했고, 410만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비록 아직까지 배상금을 한 푼도 받아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나는 모든 배상금을 앵글린이 내뿜는 혐오와 맞서 싸우는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한지 오래이다.

앵글린 같은 신나치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앵글린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생 타일러 덤슨과 유대인 부동산 중개인 타냐 거쉬와 같은 소수자들에 대한 집중적 괴롭힘을 총지휘하였다. 타일러 덤슨과 타냐 거쉬는 이 때문에 앵글린을 고소해서 1,400만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현재 트위터에서 부활한 앵글린은 지난달 타냐 거쉬의 손해배상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방 판사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앵글린의 위험한 영향력은 계속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인종 차별 의도를 가지고 뉴욕주 버팔로 식료품점에서 총으로 흑인을 살해한 백인 범인은 범죄 선언문에서 백인들이 유색인종들로 “대체”되고 있다는 신념을 앵글린의 ‘데일리 스토머’를 통해 가꿔왔음을 인정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트위터가 앵글린을 부활시켜준 것은 신나치 운동의 부활뿐만 아니라 그가 팔로워를 모집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금요일 앵글린이 올린 첫 번째 트윗 중 하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내 친구들을 찾는 중입니다. 나는 2013년에 친구들을 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앵글린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머리칼을 쭈뼛하게 만드는 <뉴욕 타임스> 기사가 가리키듯 온라인 플랫폼을 연구하는 단체들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머스크가 장악한 뒤 처음 2주 동안 트위터에서 혐오 표현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뉴욕 타임스>는 해당 연구 단체들이 “주류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혐오 발언, 문제 콘텐츠 및 퇴출된 계정의 부활이 급격히 증가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고 보고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가장 놀라운 통계 중 하나는 미국 흑인에 대한 비방이 하루 3,876회로 3배 증가했으며, 반유대주의 게시물이 60% 이상 증가했다. 또, 게이 남성에 대한 비방은 하루 2,506건에서 현재 거의 4,000건의 댓글로 급증했다고 한다.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의 설립자 임란 아흐메드는 <뉴욕 타임스>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모든 종류의 인종주의자, 여성 혐오자, 동성애 혐오자들에게 트위터라는 활동 공간이 열렸다는 메시지를 준 것입니다. 그들은 그 메시지에 반응한 것입니다.”

하지만 머스크는 자신이 취임한 이후 트위터에서 증오 표현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11월 23일의 트윗에서 “증오 발언이 급증하기 전 수준에서 1/3로 감소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금요일 <뉴욕 타임스>의 보도는 “완전한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금요일 오전 CNN은 트위터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모순된 행동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지난주 레퍼인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가 “폭력 선동에 대한 우리의 규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한 후 그의 트위터 계정을 정지시켰다. CNN은 무엇 때문에 웨스트의 계정이 정지되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일련의 반유대주의적 발언으로 유명한 웨스트는 ‘다윗의 별’ 문향을 스와스티카(나치의 卍자 문향)로 바꿔 트위터에 올렸었다.

<뉴욕 타임스>는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nstitute for Strategic Dialogue)’를 인용해 트위터에는 머스크가 취임한 후 첫 12일 동안 혐오 표현 외에도 테러리스트 그룹 ISIS와 연결된 계정이 69%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를 하는 것은 민주주의 귀중한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다. 머스크는 그 특권을 최악 중의 최악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제 광고주가 이러한 유형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계속 거래할지를 결정할 때가 다가왔다. 바라건대, 미국인들이 머스크의 트위터를 지원하는 회사에 돈을 지불하지를 않기를...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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