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맞바꾼 러시아 ‘죽음의 상인’ 빅토르 부트... 할리우드 범죄영화 '모티브' 악명
미국이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맞바꾼 러시아 ‘죽음의 상인’ 빅토르 부트... 할리우드 범죄영화 '모티브' 악명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12.10 06:49
  • 수정 2022.12.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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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빅토르 부트 [사진 = 연합뉴스]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빅토르 부트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8일(현지 시각) 석방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그라이너를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 출신 무기상 빅토르 부트 등과 맞바꾼 한 것이다.

WNBA ‘피닉스 머큐리’ 소속으로 오프시즌 동안 러시아 팀에서 활동하던 그라이너는 올해 2월 모스크바 공항에서 대마초 소지 및 밀반입 혐의로 체포됐었다. 그녀는 지병 치료를 위해 합법적으로 의료용 대마초를 처방받았고, 실수로 짐에 넣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올 8월 러시아에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라이너와 교환된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는 ‘죽음의 상인(Merthant of Death)’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008년 태국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된 후 지금까지 미국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석방된 부트는 러시아 국영방송 RT와의 인터뷰에서 “서방은 소련이 붕괴하기 시작한 1990년대에 우리를 끝내지 못했다고 믿는다”며 “그들은 러시아를 붕괴시키고 분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빅토르 부트는 미국인들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무기 수천만 달러어치를 판매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연방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는데, 그라이너와 부트의 맞교환 가능성은 부트가 형기 25년의 반쯤을 채운 지난 5월부터 표면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빅토르 부트에 따라붙는, 실제보다 부풀려진 명성은 이 무기 밀매상의 이력을 거론할 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를 분간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드라마틱한 범죄 히스토리는 2005년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의 모티브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영화 ‘로드 오브 워’는 세계 도처에 대량으로 무기를 공급하는, 러시아 출신의 허구적 무기상 유리 올로프를 추적하는 영화이다.

영화 '로드 오브 워'의 실제 인물인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가 태국 방콕에서 열린 형사재판에 앞서 유치장에 구금되있는 모습. 부트는 속칭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우며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무기상 중 하나이다. [사진 = 연합뉴스]
영화 '로드 오브 워'의 실제 인물인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가 태국 방콕에서 열린 형사재판에 앞서 유치장에 구금되있는 모습. 부트는 속칭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우며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무기상 중 하나이다. [사진 = 연합뉴스]

빅토르 부트의 어린 시절과 관련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별로 없다. 그러나 그는 1967년 당시 소비에트 연방 소속이던 타지키스탄에서 태어난 것으로 믿어진다. 그는 이후 모스크바 군사 기관에서 언어 전문가 훈련을 받은 뒤 앙골라에서 활동하던 ‘붉은 군대(Red Army)’에서 복무했다.

1991년 구소련 붕괴 이후 생겨나기 시작한 많은 ‘올리가르히(oligarch)’와 거부(巨富) 들처럼 부트 또한 붕괴 이후 벌어진 구소련 사회의 경제적 혼란을 이용했다.

구소련이 무너졌을 때 초강대국 소련이 지니고 있던 군사 장비들은 연방 해체로 생겨난 15개의 신생국들로 흩어지게 되었다. 이 신생국들은 군대를 유지할 돈도 없었고, 물려받은 무기들을 보관할 적당한 장소도 없었다.

빅토르 부트는 바로 이 점에 착안했다.

부트는 안토노프(Antonov)나 일류신(Ilyushin) 같은 구소련의 대형 수송기 편대를 구성해, 무기를 비롯한 물품들을 세계 각처로 실어나르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보도에 따르면 부트는 90년대 후반 콩고,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의 전쟁 지역에 무기를 공급하면서 미국의 안테나에 포착되었다. 그러나 CIA를 포함한 서방 정보국은 90년대 초반 그가 꽃과 닭 등의 일반 물품을 아프리카의 UN 평화유지군과 아프리카 국가 원수들에 공급할 때부터 이미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어지는 수십년 사이 부트의 고객 명단은 넓어져 갔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그는 헤즈볼라에도 무기를 공급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탈레반에도 무기를 공급하고, 탈레반과 싸우는 ‘아프가니스탄 구국 이슬람 통일전선(Northern Alliance in Afghanistan)에도 무기를 팔았다. 심지어 그는 유령회사를 앞세워 페덱스(FedEx) 소포를 바그다드로 배달하는 계약까지 따낼 정도였다고 한다.

부트는 2008년 콜롬비아 반군으로 가장한 미국 마약단속국 요원의 유인책에 걸려들어 태국에서 체포되었다. 그는 2010년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되었고, 2011년 테러 단체로 지목된 외국 단체에 무기를 판매한 혐의로 맨해튼 배심원단에 의해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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