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ISSUE] “가구 수 채웠으나 흥행엔 실패”…둔촌주공 시공사업단‧조합 “애 탄다”
[부동산 ISSUE] “가구 수 채웠으나 흥행엔 실패”…둔촌주공 시공사업단‧조합 “애 탄다”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12.10 19:44
  • 수정 2022.12.1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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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미분양 굴욕은 면했지만 …1·2순위 청약 마감 ‘실패’
1·2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5.45대 1…4개 타입 예비 당첨자 미달
완판 여부 ‘정당 계약률’에 달려…중도금 대출 ‘발목’ 잡힐 우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마련된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 내부에는 모형아파트를 살펴보는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마련된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 내부에는 모형아파트를 살펴보는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특별공급과 1‧2순위 청약 결과가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가구 수는 간신히 채웠다는 점에서 체면치레는 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양업계 일각에서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둘러싸고 ‘10만 청약설’까지 나돌 정도로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될 것이라 호언장담했다. 쉽게 말해 20 대1은 훌쩍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를 놓고 악평도 쏟아져 나오지만, 정확하게든 일부 평형에서 청약을 마감하지 못한 것일 뿐 미달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현재 청약제도에서는 예비당첨자 5배수까지 모아야 청약이 마감된다. 4786가구가 일반 분양되는 둔촌주공은 최소 2만4000가구는 모여야 청약에 성공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청약 미달’이라는 오명을 피했다는 점이다. 경쟁률은 비록 저조했어도 청약통장이 2만3000건 넘게 몰렸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자존심은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건설업계 최대 관건은 정당 계약률이다. 만약 실제 계약률이 청약 경쟁 대비 너무 낮아지면 내년 1월 만기를 앞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에 차질을 빚게 돼 시공사업단과 조합원 모두 또다시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 당첨자 발표일은 이달 15일이며, 정당계약일은 내달 3일부터 17일까지다. 청약에 붙은 당첨자들이 정당 계약 기간에  계약 포기 사례가 적어야 ‘완판’됐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미계약이 속출한다면 완판까지 기다려야 하는 관계로 시공사업단과 조합 모두에게 ‘치명타’가 되는 셈이다.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사업비를 빨리 갚아야 하는데 미계약이 길어질수록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PF(7231억원) 만기는 내년 1월 19일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정당 계약은 내년 1월3일부터 17일까지다. PF 자금 조달이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계약률에 7231억원의 명운이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둔촌 주공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가12월 5일~8일 일반분양에 대한 청약을 진행했다.  강동구 둔촌 일대 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 전경. [사진=연합뉴스]
둔촌 주공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가12월 5일~8일 일반분양에 대한 청약을 진행했다. 강동구 둔촌 일대 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5일 진행한 올림픽파크 포레온 특별공급 청약은 1091가구 모집에 총 3580건이 접수됐다. 이에 평균 경쟁률은 3.28대 1을 기록했다. 당초 청약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1순위 청약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둔촌주공은 전날 1순위 접수를 받은 결과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이 신청했다. 평균 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1순위에서는 총 16개 타입에 대한 접수가 이뤄졌으며, 이 중 8개 타입이 마감에 실패했다. 미달된 타입은 없었으나 39㎡A·49㎡A·59㎡B·59㎡C·84㎡C·84㎡D·84㎡E·84H㎡에서 예비 당첨자 5배수를 채우지 못했다. 마감되지 못한 타입은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간다.

둔촌주공 청약에서 눈에 띄는 점은 원룸, 투룸 소형평수가 절반 가까이 되는데 미달이 없었다는 점이다. 최고 경쟁률은 원룸형인 전용 29㎡에서 나왔다. 총 3가구 공급에도 불구하고, 64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12.8대 1까지 치솟은 것이다.

다만 전용 39A㎡와 전용 49A㎡는 간신히 가구수를 모집하긴 했지만, 경쟁률은 저조했다. 각각 1.04대 1, 1.55대 1에 그치며, 예비 당첨자 수 확보에는 실패한 것이다.

전용 59㎡A는 총 936가구 모집에 4879명이 몰리며, 5.21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 59㎡D는 총 54가구 모집에 476명이 접수하며, 8.81대 1로 경쟁률이 비교적 높았다. 전용 59㎡E도 총 47가구에 290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6.17대 1을 보였다. 다만 전용 59㎡C는 총 149가구 모집에 597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4.01대 1을 기록했다. 5배수 예비당첨자를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가구수 모집은 충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객들이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마련된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 내부에 마련된 평형 별 유닛 구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객들이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마련된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 내부에 마련된 평형 별 유닛 구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평형’으로 불리며,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한 타입은 전용 84㎡A다. 총 209가구 모집에 1968명이 청약 신청해 평균 경쟁률 9.42대 1, 전용 84㎡B는 총 21가구 모집에 138명이 참여해 평균 경쟁률 6.57대 1을 보였다. 특히 이웃집과 주방이 마주 보고 있어 ‘주방뷰’ 오명을 받았던 84㎡E도 총 563가구에 1512명이 관심을 보이면서 평균 경쟁률은 2.69대 1을 나타냈다.

이처럼 1순위 청약에서는 11개 타입 중 8개 타입(전용면적 29㎡A, 59㎡A·D·E, 84㎡A·B·F·G)만 1순위 청약 접수가 마감됐다. 나머지 일부 주택형은 예비입주자 인원인 500%를 채우지 못해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8일 진행된 2순위 청약에서도 공급 가구 수 대비 정족 수 5배수를 채우지 못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39㎡A·49㎡A·84㎡D·84㎡E 등 4개 타입에서 미달된 것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단지에 대한 청약경쟁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은 콧대높은 분양가 때문이다. 특히 전용 84㎡ 모든 타입은 분양가 12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최근 미 연준 금리가 가파른 속도로 상승한 나머지 주택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하면서 수요자들이 자금 확보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청약통장 사용을 꺼린 탓이다.

예상보다 낮은 품질에 실망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실패한 84㎡E(563가구)는 ‘주방 뷰’로 논란이 일었던 타입이다. 84㎡ A~H 총 8개 타입 가운데 E타입은 558가구로 가장 많다. 특히 84E㎡ 유닛 내부 ‘주방뷰’ 논란이 타입은 맞은 편 집과 주방 창문이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배치한 데다 주방 창문 간의 거리가 최소 1.8m에 그쳐 사생활 침해 논란이 제기됐다. ‘부엌뷰’, ‘앞집뷰’라는 조롱이 난무했던 만큼 실제 정당계약에 영향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둔촌주공 청약 흥행 실패에는 부엌뷰 논란과 더불어 고금리, 2년 실거주, 전매제한 8년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면서도 "결정적으로는 수요자들이 분양가가 생각보다 높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춘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지난 4월 15일 이후 멈췄던 공사를 6개월 만에 재개한다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춘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지난 4월 15일 이후 멈췄던 공사를 6개월 만에 재개한다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올림픽 포레온 단지가 예상을 밑도는 청약 실적성적을 받아들면서, 시공사업단과 조합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시공사업단은 만기를 앞둔 차환이 밀려있는 데다, 조합 측에서도 시공사업단에 상환해야 할 사업비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1월 중순에 도래하는 ABCP 차환 부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는 만기 83일짜리 단기사채이며, 차환상환일은 내년 1월 19일이다. 우선 시공사업단은 선분양 계약금으로 차환 상환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만약 완판하지 못하면 차환 재연장도 불투명하다. 특히 최근 불거진 레고랜드발 PF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이후 금융권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수 있어, 일반분양 성공 여부가 차환 문제를 매듭지을 히든카드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이자를 포함한 기존 사업비에 대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차환을 지난 27일 완료했다. 시공단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이자를 포함한 사업비 7231억원을 어렵게 조달한 것이다. 만기는 내년 1월19일이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만기 83일물(2023년 1월19일)로 발행한 것이다. 시공사업단 중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현대건설(2005억원), 롯데건설(1710억원), 대우건설(1708억원)이 대출채권에 대한 연대보증을 서 준 것이다.

원래 사업비는 조합 측이 감당해야 하지만,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자 나중에 돌려받는 조건으로 시공사업단이 떠안은 것이다. 당초 시공사업단이 자체 자금으로 사업비를 상환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으나 만기를 하루 앞둔 투자자로 참여했던 KB증권이 지난 24일 새 주관사가 되면서, 지난 27일 차환 발행을 마무리한 것이다. 기존 투자액 1220억원도 재투자했다.

다만 단기사채 금리가 12%로 기존 발행 금리(3.55~4.47%)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시공사업단이 3개월 동안 단기사채를 통해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단순 계산해도 160억원에 달한다.

서울 한 시내 아파트 옥상에서 바라본 둔촌주공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주경 기자]
서울 한 시내 아파트 옥상에서 바라본 둔촌주공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주경 기자]

고금리 단기사채로 공사를 연장하고 있는 둔촌주공은 분양 성패 여부에 따라 최악의 경우 또다시 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청약경쟁률에 민감할 수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조합원 일부는 입주권을 포기하고 사업에서 손 떼는 사례도 심심찮게 보인다.

현재 입주권의 평균 가격은 14~15억원 정도다. 입주권 금액엔 조합원당 평균 추가분담금이 1억8000만원이 포함됐으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최대한도 50%를 반영해 이자 7000만원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원래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21억원까지 치솟았으나 공사 지연을 비롯해 추가 부담금 등의 여파로 14억원 대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들어 둔촌주공 조합원분 전용면적 84㎡ 입주권 가격이 14억원에 2건이성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높은 분양가 탓에 조합원 입주권 투자에 대한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없지만, 착공일로부터 3년 이상 준공하지 않은 재건축 토지를 3년 넘게 가지고 있다면 예외 적용된다. 이에 둔촌주공은 조합과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갈등 문제로 올 4월부터 10월까지 공사가 중단돼 공사기간이 지연되며, 12월3일부터 입주권 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둔촌주공 재개발 조합 한 관계자는 “공사가 중단된 사이 부동산 경기가 극도로 악화되다 보니 데다 입주권 가격도 하락세로 진입했다는 점에 견줘볼 때 일반분양 청약이 경쟁률이 나왔다고 해도 막판에 정당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완판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일반분양 물량만 4000가구가 넘는 둔촌주공이라고 해도 중도금 대출이 안되다 보니 실제 계약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며 “일반 분양 물량만 4800가구에 육박해 미분양이 발생하면 사업진행을 위한 자금 확보에도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조합원들이 내야 할 추가분담금도 많아지게 돼, 조합원들 입장에선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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