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FOCUS] “역대급 호황에도 울상”…대형건설사, 연말 ‘도정사업’ 경쟁 주춤, 왜?
[건설FOCUS] “역대급 호황에도 울상”…대형건설사, 연말 ‘도정사업’ 경쟁 주춤, 왜?
  • 김민석 기자
  • 승인 2022.12.14 17:39
  • 수정 2022.12.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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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호황세 뚜렷 …10곳 중 6곳 사상 최대 기록
현대건설, 도정사업 ‘업계 1위’ 유력…10조 턱 밑 추격
GS건설, 수주성적 2위…수도권에서만 수주고 4조원 돌파
DL이앤씨·대우건설·포스코건설 ·롯데건설도 ‘상위권’
국내 건설 경기 악재 탓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 주춤
미분양 우려에 건설사 간 출혈 경쟁 자제하는 분위기
내년도엔 ‘선별 수주 기조’ 반영…수익성‧사업성 중시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연말을 앞두고 대형건설사들이 막바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건설사들이 부동산 PF 자금경색에 따른 줄도산 공포 속에서도 흔들림없이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며, 대형건설사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수주 총액에 대한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올해는 유독 다소 사그러든 모습이다. 

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롯데건설 등 주요 대형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도정사업 수주 총액이 브랜드 평판을 결정짓는 척도로 활용된다. 게다가 정비사업 입찰 과정에서 홍보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원에서 건설사들은 연말만 되면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쳐왔다. 

그러나 올해는 유독 사뭇 다른 분위기다. 그 이유는 사업지 별로 미분양을 우려할 정도로 주택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고, 레고랜드발 자금경색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어 수주고가 높다고해서 마냥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형건설사들이 건설경기 악재 속에서도 도시정비사업에 목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따라 해외 시장 역시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해외 사업 진출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순위는 1위 현대건설(9조3575억원), 2위 GS건설(6조3492억원), 3위 대우건설(5조2763억원) 등으로 집계됐고, DL이앤씨(4조8943억원), 포스코건설(4조5892억원), 롯데건설(4조3638억원)등이 뒤를 잇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9조 클럽’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총액(5조5499억원)을 훌쩍 넘어서 거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대로라면 ‘4년 연속 업계 1위’가 유력하다. 이는 현대건설 창사 이래 최대 수주액이자 국내 건설업계 도시정비사업 역대 최대 수주 기록이다. 이같은 성과는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앞세워 전국구 단위 고급화 전략을 확대하면서 수주 실적으로 이어진 결과다. 

광주에서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수주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14곳에서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특히 광주 광천동 재개발 사업은 5006가구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공사비가 총 1조7660억원에 달한다. 또한 지난 9월에는 총 공사비 1조2800억원 규모의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을 추가로 따냈다.

DL이앤씨의 한 재건축 사업 단지 조감도.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의 한 재건축 사업 단지 조감도. [사진=DL이앤씨]

GS건설도 창사 이래 도정사업에서 역대 최대 호황을 누렸다. 6조 클럽에 입성하며, 현재 수주성적 2위를 기록중이다. 연말까지 7조원 돌파를 목표하고 있다. 지난 1월 총 공사비 6224억원 규모의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을 확보한 것을 계기로 지난 11월 총 공사비 6079억원 규모 성남 신흥1구역 재개발정비사업 등 총 15곳에서 사업을 따냈다. 특히 GS건설은 수도권에서만 4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기록해 사업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 10월 지하7층~지상15층 규모의 성남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을 현대건설, DL이앤씨와 컨소시엄을 통해 지분율 50%에 달하는 7793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에 더해 지난 3일 지하3층~지상35층, 총 공사비 4746억원 규모의 서울 강동구 길동 삼익파크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는 등 15개의 도정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며 3위를 기록했다.

DL이앤씨도 도정사업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두며 선전했다. DL이앤씨는 지난 11일 ‘부산 반여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시공권을 거머쥐며, 올해 도정사업 총 수주액 4조8943억원을 거둔 것이다. 올해 DL이앤씨는 서울 금천무지개 아파트 재건축(2444억원)을 시작으로 대구 수성1지구 재개발(6183억원), 대전 도마변동 13구역 재개발(3265억원), 용인 서원마을 현대홈타운 리모델링(2205억원), 성남 수진1구역 재개발(3117억원) 등을 따냈다.  지난 11월 총 사업비 1조6073억원의 부산 촉진3구역 재개발과 3648억원 규모의 성남 신흥1구역 재개발 등 수익성 높은 도시정비 사업 수주를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도정사업에서 역대급 호황을 거뒀던 건설사들이 올해는 유독 조용한 분위기다. 해마다 연말만 되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놓고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이러한 소극적 분위기가 주택 분양 경기의 침체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1만 세대가 넘는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향후 서울 청약 시장의 실적을 좌우한다는 서울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청약 실적이 저조함에 따라 사업에 잘못 나섰다가 미분양 사태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고, 레고랜드발 부동산 PF 자금경색으로 인해 대형 건설사라 할지라도 자금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게다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보름넘게 이어진 화물연대 파업도 건설업계의 발목을 잡은 요소다. 공사 현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시멘트 등 건설 자재가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는데, 2주 이상 파업이 이어지면서 건설자재 공급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 속에 한 해를 마무리하는 건설업계는 수익성, 안정성을 좇아 도시정비사업 수주 기조는 계속 이어가되, 급변하는 세계 경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규사업장에는 신중모드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단지 모형. [사진=연합뉴스]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단지 모형.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순 지표상으로는 도시정비사업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실적에 기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과 같이 원자잿값 상승‧인플레이션 현상 심화 등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오히려 적자를 보는 등 회사 매출에 타격이 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금이 돌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한 사업 수주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원한 건설협회 한 관계자도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공사를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건설사들 역시 갈수록 자재비 상승 등 원가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나머지 조합들과 갈등을 겪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에는 주요건설사들도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될 것이며, 신중을 기해 수익성과 사업성이 전제된 사업장 위주로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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