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 중심' 동양생명, 계약해지 증가에 유동성 '비상'...자본적정성 우려↑
'저축성 중심' 동양생명, 계약해지 증가에 유동성 '비상'...자본적정성 우려↑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12.13 18:01
  • 수정 2022.12.13 1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험료수입 저축성 위주인데…머니 무브로 저축성 중심 해지 증가
더 높은 수익률로 이탈 자금 충원…RBC문제 겹쳐 자본적정성 우려
“당사 RBC 비율 감독당국 권고치 상회…재무건전성 아무 문제없다”
[출처=동양생명]
[출처=동양생명]

저축성 보험으로 몸집을 불려온 동양생명이 최근 계약해지가 늘면서 자본적정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 높은 수익률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저축성 보험은 중장기적으로 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큰데다 재무건전성까지 나빠지면서 불안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동양생명의 계약해지규모는 1조3787억원(14만2590건, 일반계정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1조2352억원·17만4497건)에 비해 약 11.62% 늘었다. 건당 평균 환급금은 약 967만원으로 작년(708만원) 대비 250만원 이상 늘었다.

계약해지 증가는 대부분 생보사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일어난 현상이다. 금리 인상에 따라 더 높은 수익을 좇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은행권으로 이동하면서 저축성보험을 위주로 계약해지가 줄을 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해지 규모가 높아진 보험사들 대부분은 저축성보험에 강점을 두고 있는 곳들”이라며 “금리인상으로 머니 무브가 일어나면서 자금이 이탈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저축성보험은 만기에 납입보험료가 이자를 더해 가입자에게 환급되는 상품으로 고스란히 회계상 부채로 인식된다. 단기 자금확충에는 유리하지만 구조상 운용자산 수익률을 약정수익률보다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어 중장기적으로 회사에 걸리는 부담이 크다. 만일 지나치게 수익률을 높게 설정하거나 예정이율에 못 미치는 투자수익을 거둘 경우 손실(이차역마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동양생명의 계약해지 규모는 중형 생보사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축에 속한다. 올해 계약해지 움직임도 예년과 다르다. 연간 결산 기준 작년 말까지 계약해지 규모는 통상 1조5000억~1조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금리인상 등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연말에는 새 기록을 쓸 가능성도 있다.

동양생명의 계약해지 규모가 크게 높아진 것은 2018년부터다. 2017년까지 연간 계약해지 규모는 1조원 안팎이었지만 2018년에는 1조5196억원까지 치솟았고, 이어 2019년 1조5984억원, 2020년 1조6147억원까지 늘었다. 작년 말 기준 동양생명 전체 계약해지는 1조6439억원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회사의 수입보험료 구조다. 저축성보험으로 몸집을 키운 동양생명은 최근까지도 수입보험료의 절반 가까이를 저축성보험을 통해 조달했다. 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수입보험료 중 저축성보험의 비중은 일반적으로 32~35% 수준이지만 동양생명은 약 45~48%로 평균치를 10%p 이상 상회하고 있다.

계약해지가 늘었다는 것은 보험사가 운용할 자금여력이 줄었다는 의미다. 특히 동양생명의 경우 저축성보험이 수입보험료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보험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었던 채권시장이 경색되고 있어 새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더 높은 수익률을 약정해야 한다.

계약해지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권으로의 자금 이탈이 꼽히지만 동양생명의 경우 저축성보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달 초 동양생명은 연 5.95%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저축성 상품의 출시까지 완료한 바 있다. 지난 9월부터 확정금리 일시납 저축성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제공 수익률을 계속 높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감독당국이 이차역마진 우려로 자제를 권고하면서 벽에 부딪힌 상태다.

자본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이 대목이다. 자본적정성은 금융감독원이 실시하는 경영실태(RAAS)평가에 반영되는 항목으로,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못한 보험사가 예상 외 손실흡수에 실패하며 발생할 수 있는 재무건전성 리스크다.

9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75.7%로 작년 말(220.7%) 대비 45%p 하락했다. 보험업법 및 RAAS평가에서의 RBC비율 기준치는 100%지만 감독당국은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내년 회계제도 변경으로 현 RBC제도는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로 대체된다. 이에 따라 업계 내부에선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이 현 상황에서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감독당국은 자본적정성이 부족한 보험사는 킥스가 도입된 이후에도 여전히 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어 안심은 어렵다.

다만 동양생명 관계자는 “계약해지 증가나 RBC비율 하락 등 재무건전성 문제는 저희 뿐 아니라 대부분 생보사들에게서 발생한 문제”라며 “RBC비율도 감독당국 권고치를 상회하고 있어 자본적정성 우려는 없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swimming6176@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