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오디세이] 폴란드와 비교되는 인도네시아, KF-21 둘러싼 KAI의 속내는
[K-방산 오디세이] 폴란드와 비교되는 인도네시아, KF-21 둘러싼 KAI의 속내는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2.21 15:53
  • 수정 2022.12.21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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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FA-50 계약금 30% 1조2000억원 선수금 지불
선수금 통상 10% 수준, 인도네시아 2017년부터 연체
한-인니 정상회담에서 논의 無, 기약없는 현물 언급만
폴란드 KF-21 수출 추진 가능성, 완전 국산화는 쟁점

[편집자주] 10개월 차에 접어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각국이 개발한 첨단 군사 장비 시험장이 됐다. 재래식 무기가 주력인 전쟁 속에서도 군사위성과 드론, 미사일 등 첨단 기술 위주 무기들의 성능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8위 우리 방산업계도 훌륭한 가성비에 힘입어 중동, 유럽 등에 무기 수출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전 이후 우리 군의 실전 파병이 전무해 실전 활용 사례가 적고 국제 정세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려움이 많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9월 19일 폴란드와 FA-50 경공격기 48대를 수출하는 실행계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세바스찬 흐바웩 국영방산그룹(PGZ) 회장.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9월 19일 폴란드와 FA-50 경공격기 48대를 수출하는 실행계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세바스찬 흐바웩 국영방산그룹(PGZ) 회장.

폴란드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개발한 경전투기 FA-50에 대한 계약금을 일부 지불하며 세계에서 4번째 FA-50 운용국이 됐다. 이를 발판삼아 한국형 전투기인 KF-21 보라매 수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분담금 문제와 완전 국산화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군비청은 지난달 말 FA-50 선수금 지불을 위한 은행 절차를 시작한 뒤 같은달 30일 1조2000억원 입금을 완료했다.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에 대한 대규모 구매 계약 체결에 이어 선수금 비율을 무려 30%까지 미리 지불한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무기수출 계약금의 선수금은 10% 정도 비율에 1년 정도 여유를 두고 지불하는 것과 비교된다.

인도네시아와 비교하면 더욱 체감이 크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부터 한국 정부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기로 협의했고 전체 사업비 8조1000억 원의 20%인 약 1조6000억 원을 10년에 걸쳐 납부할 예정이었다. 대신 한국으로부터 KF-21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 받아 자국에서 전투기 48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2017년부터 경제 사정을 들어 분담금을 연체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분담금의 30%를 현물로 납부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7월 2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7월 2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현물 종류마저도 현재 어떤 현물로, 언제까지 지급하겠다는 기한도 정해지지 않았다. 언급한대로 팜유 등 천연자원으로 예상할 뿐이다. 업계에선 지난 7월 인도네시아와 정상회담에서 미납금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인도네시아가 분담금 지급을 미루면서, 분담금 인하 또는 현물 비중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1분기까지 인도네시아 측과 미납액 및 향후 납부액을 포함하는 비용분담계약서를 수정할 계획이었지만,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정부는 조코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KF-21 분담금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분위기는 아직까지 감지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는 KF-21 외에도 T-50 고등훈련기 16대, 잠수함 3척 등을 도입하는 등 우리나라의 방산 최대 수출국 중 하나다. 정상회담에서도 윤 대통령이 "국방·방산 협력은 양국관계의 또 다른 핵심 축"이라며 방산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방산 협력 파트너로서 미납금 납부를 강하게 요구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형 전투기 KF-21이 시험비행에 나서는 모습. [출처=KAI]
한국형 전투기 KF-21이 시험비행에 나서는 모습. [출처=KAI]

분담금 문제 해결 지연은 개발 기업인 KAI의 발목을 잡을 수 밖에 없다. KF-21 시제 1호기가 지난달 19일 첫 비행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국내 최대 방산업체의 저력을 발휘했지만 수천억원이 얽힌 분담금 문제는 기업 입장에서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KAI는 폴란드에 FA-50 12대를 2023년 말까지 우선 납품하고, 나머지 36대는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KAI는 조속한 납품을 통해 폴란드와 신뢰를 쌓아 KF-21 수출도 공략할 기세다. KAI 관계자는 "개발 단계에 있고 아직 이야기되고 있는 건 없지만 수출 의사는 있다"고 밝혔다.

KF-21은 분담금 문제 외에도 완전 국산화를 위한 과제도 남아 있다. KF-21의 부품 국산화율은 1호기 기준으로 65%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국내 독자개발 전투기가 아닌 국내 주도 개발 전투기로 일컫는 만큼 '한국형 전투기'에 걸맞는 국산화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다만 산업의 근간인 반도체의 경우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해외 의존도가 높지만 국내산이라고 부르는 만큼 완전 국산화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KAI 관계자는 "양산 1호기 국산화율이 65%이고 개발 중인 단계인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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