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수교 30주년] 이재용 회장이 찾은 베트남, 삼성전자 스마트폰 기지로 부상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이재용 회장이 찾은 베트남, 삼성전자 스마트폰 기지로 부상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2.26 10:09
  • 수정 2022.12.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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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23일 베트남 R&D센터 준공식 참여 예정
2020년 3월 하노이에 연면적 8만㎡ 규모로 착공 시작
삼성, 1995년 호치민 법인 설립해 베트남 시장 발돋움
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출처=연합뉴스]

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3일 베트남 R&D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재용 회장이 개소식에 참석한 날은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수교 30주년을 맞는 다음 날이었다. 삼성은 반도체 큰 손인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며 스마트폰 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고, 베트남도 국가 경제가 성장하는 '윈윈 효과'를 누리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1일 낮 12시 쯤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출국 전 취재진에게 "잘 다녀오겠다"고 밝힌 후 베트남 추가 투자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번에 연구소(베트남 R&D센터)가 준공한다"고 답변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 하노이에 지상 16층·지하 3층, 연면적 8만㎡ 규모의 동남아 최대 규모 베트남 R&D센터를 짓기 시작해 준공을 완료했다. 베트남 R&D센터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R&D 인력 2200여 명이 상주하게 된다.

준공식이 열리기 하루 전인 22일은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수교 30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우리나라는 베트남 통일 이전 남베트남(월남)과 수교했으나 베트남 전쟁으로 월남이 패망해 공산주의 체제인 북베트남이 베트남을 통일함에 따라 국교가 단절됐다.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지난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지난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냉전 체제가 종식되면서 양국은 1992년 4월 2일 상호 연락대표부 설치 양해 각서를 체결했고, 같은 해 12월 22일 서울과 하노이에 각각 대사관이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가 베트남 전쟁 당시 월남 지원을 위해 파병한 탓에 적대적 여론이 있었지만 경제 교류 필요성을 느낀 양국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수교가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1995년 베트남 호치민에 법인을 설립하며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2008년 북부 박닌성에 휴대폰 1공장을 설립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세계 공장'으로 부상해 외국자본을 끌어모았지만 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삼성은 다른 국가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당시 내외국법인 법인세율이 28%에 달했지만 베트남 정부는 삼성이 휴대폰 공장을 지으면 법인세를 깎아주고 법인 설립 4년 간은 법인세를 면제해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토지 및 전력 제공도 베트남 정부가 적극 협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13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가전복합단지에서 냉장고 신제품 출시를 알리는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가전복합단지에서 냉장고 신제품 출시를 알리는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출처=삼성전자]

삼성은 이에 보답하듯 2013년 타이응우옌성에 2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2014년 제2의 수도인 호치민에 가전복합단지를 세웠다. 2015년 이후 삼성과 애플 등 휴대폰 제조 업체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시작했고,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의 경제 보복과 불매 운동을 겪으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삼성은 2018년 4월과 12월에 선전·톈진에 있는 휴대폰 생산라인을 폐쇄했고, 2006년 스마트폰 생산을 최초로 시작한 중국 후이저우 공장마저 2019년 10월 문을 닫았다. 중국 철수로 베트남의 중요성이 더 커져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절반 가량을 생산하고 나머지는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때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철수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지만 삼성은 되려 투자를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8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찾아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를 접견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노 사장은 당시 2공장이 있는 타이응우옌성에 삼성전기가 투자중인 고부가 반도체기판인 FC-BGA 시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며 내년 7월 본격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총리와 악수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처=연합뉴스]
베트남 총리와 악수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처=연합뉴스]

이재용 회장도 앞서 2020년 10월 베트남을 찾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푹 주석과 R&D센터 운영 전략을 설명하고,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재용 회장은 당시 "약속했던 대로 오는 2022년 말에 본격적으로 (R&D센터를) 운영, 삼성그룹의 R&D 거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이번 베트남 출장에서 개소식 참석 외에 푹 주석과 다시 회동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베트남 출장은 이 회장이 지난 10월 회장직 승진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출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4일 UAE를 방문해 아부다비 알다프라에 있는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이 회장은 준공식에 앞서 팜민찐 총리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과 푹 주석의 회동 일정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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