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보험결산] 금리로 눈물 흘린 보험사들…건전성 비상에 '자본확충' 안간힘
[2022 보험결산] 금리로 눈물 흘린 보험사들…건전성 비상에 '자본확충' 안간힘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12.29 16:34
  • 수정 2022.12.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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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동안 보험업권에 일어난 일들은 대부분 금리문제와 결부됐다. [출처=픽사베이]
올 한 해 동안 보험업권에 일어난 일들은 대부분 금리문제와 결부됐다. [출처=픽사베이]

 


올 한해 보험업권에 일어난 일들은 대부분 금리 문제와 결부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인상 속도가 오르면서 재무건전성 충격과 맞닥뜨렸고 생·손보를 막론한 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자본확충도 난관에 부딪히면서 몇몇 보험사들은 저축성 보험을 통한 자본확충을 시도하기도 했다. 시장상황과 별개로 일어난 일들도 있다.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 좌절이나 MG손해보험의 매각, KB라이프생명의 출범 및 제판분리,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 메리츠금융의 포괄적 주식교환 등이 그렇다. 한 해 동안 보험업계에서 벌어진 굵직한 이슈들을 추려봤다. [편집자 주]


'마이데이터' 서비스 개시

올해 1월 5일부터 전 금융권에 ‘내 손 안의 금융비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 서비스가 시행됐다. 마이데이터는 소비자의 동의를 전제로 흩어진 금융정보를 한 데 모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다다익선인 소비자 데이터 수집·활용을 위해 은행과 카드사들은 앞다퉈 사업에 참여했지만 보험사들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교보생명이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얻은 뒤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어 KB손해보험이 뛰어들었다. 신한라이프·미래에셋생명·NH농협생명 등이 예비허가를 얻으면서 참여를 저울질했지만 29일 현재까지 본허가를 얻은 곳은 신한라이프 뿐이다.

◆ 실손 오르고 車보험 내리고

코로나 이후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고, 자동차보험이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된다는 점 등을 의식한 당국은 실손을 인상하는 대신 자동차보험은 인하할 것을 보험업계에 권고했다. 결국 보험사들은 지난 1월 실손의료보험료를 평균 14.2% 인상하는 한편, 4월에는 0.8~1.4% 수준의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나섰다.

[사진=MG손해보험]
[출처=MG손해보험]

◆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 매각절차 돌입

금융당국이 자본조달계획에 차질을 빚던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예금보험공사를 통한 공개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올 2월 말 기준 MG손보의 부채가 자기자본 아래로 떨어지면서 자본잠식에 빠진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과 법적 공방을 벌이던 대주주 JC파트너스는 최근 MG손보 매각 우선협상자로 더시드파트너스를 최종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각은 예보의 공개매각과 별개로 JC파트너스가 주도하는 절차다.

◆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재무건전성 악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7월과 10월 빅스텝(기준금리 50bp인상, 1bp=0.01%p)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었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 변동폭은 225bp(1.00%→3.25%)다. 1월 25bp 인상으로 시작된 기준금리는 2월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그 결과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은 급속도로 악화됐고 자본확충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떨어진 지급여력(RBC)비율 기준치를 준수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하려 해도 높아진 금리로 조달부담이 늘었다. 설상가상으로 증시상황까지 나빠지면서 생보사들은 금리상승 혜택조차 받지 못했다. 변액보증준비금 부담이 늘면서 수익성마저 떨어지게 된 것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출처=교보생명]

◆ 교보생명 기업공개(IPO) 좌초

교보생명이 추진하던 IPO가 끝내 좌초됐다. 지난 7월 한국거래소는 교보생명이 작년 12월 제출한 상장예비심사청구를 미승인하기로 했다. 계속된 주주 간 갈등 문제로 경영안정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2018년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불거진 주주 간 갈등에 발목을 잡힌 셈인데, 이번 IPO 시도에서도 고배를 마신 교보생명은 내년 초를 목표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고 최근 밝혔다. 지주체제 전환으로 기업가치를 올린 뒤 IPO를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한지붕 두가족' 청산…KB라이프생명 출범 공식화

그룹 내 두 개 생명보험사를 보유하던 KB금융이 양사 통합을 공식화했다. 내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은 통합법인 ‘KB라이프생명’으로 다시 태어난다. 앞서 KB라이프는 지난 6월 KB라이프파트너스를 출범시키며 판매조직을 떼어내고 소속 설계사들을 이동시키면서 보험상품의 제조와 판매를 구분하는 제판분리도 단행했다. 초대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환주 현 KB생명 대표는 원활한 통합을 위해 양사 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2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양사 합병에 대한 인가를 얻었다고 밝혔다. [출처=각사]
내년 1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통합법인인 KB라이프생명이 공식 출범한다. [출처=각사]

◆ 빅테크, 보험업 진출 성큼

지난 8월 금융당국이 네이버·카카오·토스에 보험상품 중개의 길을 열어주면서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이 시작됐다. 카카오는 보험상품 중개에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카카오페이를 통해 디지털 손해보험사(카카오페이손해보험)를 설립해 직접 상품제조와 판매까지 나섰다. 카카오페이손보는 고객 친화력을 다지기 위해 장기상품 등은 당분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빅테크 본연 사업이 플랫폼인 점을 감안할 때 보험업계에서 이들은 경계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 '꿩 대신 닭'…저축성보험 출혈경쟁

금리 인상으로 조달부담이 크게 늘어난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 대신 확정금리 일시납 저축성 보험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기 시작했다. 푸본현대생명·흥국생명·동양생명 등 중형 생보사들뿐 아니라 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까지 동참하면서 4.0%에서 시작한 저축성보험 수익률은 5.9%까지 치솟았다. 저축성보험은 단기적 외연확장에는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부담이 큰 상품이다. 보험사의 건전성 문제 등을 우려한 감독당국이 자제를 촉구하면서 최근 들어 이같은 움직임은 줄어들었다.

◆ 흥국생명, 콜옵션 연기

조달비용 증가로 흥국생명이 홍역을 치렀다. 과거 발행한 30년 만기의 신종자본증권 조기(5년) 상환을 연기하기로 하면서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통상 국내 금융기관들은 신종자본증권을 30년 만기로 발행하지만 5년 뒤 조기상환할 수 있다는 단서(콜옵션)를 붙이고 이를 이행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관행이 깨지면서 채권시장에서는 5년 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30년 만기 자본성증권을 만기까지 채워야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형성됐다. 결국 흥국생명은 기존 결정을 철회하고 환매조건부채권(RP)을 발행해 콜옵션을 이행한다고 발표했다.

메리츠화재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메리츠화재]

 메리츠금융 포괄적주식교환...'완전자회사 편입'

지난 11월 말 메리츠금융의 깜짝 발표로 업계가 크게 술렁였다.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포괄적 주식교환 계획을 밝힌 것인데 절차가 완료되면 화재·증권은 상장폐지되고 메리츠금융지주만 단일 상장사로 남게 된다. 화재와 증권이 지주로 흡수되면 짊어진 리스크나 유동성 문제를 비교적 단기간 내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발표 당시 포괄적 주식교환의 이유 중 하나로 자본배분(capital reallocation)을 들기도 했다. 3사가 창출한 수익을 기반으로 재투자를 할 경우 각 상장법인의 의사결정 과정이 길어지며 최장 1년가량 발생할 수 있는 시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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