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도약하는 재계] SK그룹 계묘년 전략, 투자 줄이고 친환경 강조한다
[2023 도약하는 재계] SK그룹 계묘년 전략, 투자 줄이고 친환경 강조한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1.03 11:33
  • 수정 2023.01.0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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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인류 문제 해결책 제시하는 기업이 선택 받게 될 것"
SK하이닉스 투자 축소, SK온 IRA 대응… '탄소중립' 그린사업 강조
SK 서린빌딩 전경. [출처=연합뉴스]
SK 서린빌딩 전경. [출처=연합뉴스]

SK그룹이 올해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그린, 바이오까지 4대 핵심 성장 사업을 발판 삼아 도약할 방침이다.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경기 악화로 올해 투자를 줄이기로 했지만, 새로운 국가 및 시장을 발굴해 '관계'와 네트워크의 확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SK를 포함한 국내 기업들이 힘을 모으고 있는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등을 계기로 '관계'의 범위를 넓히고 기후변화∙양극화∙디지털 격차와 같은 인류 공동의 문제를 풀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또 최 회장은 "이제는 기업에게도 관계가 중요한 시대로, 나를 지지하는 '찐팬'이 얼마나 있는지, 내가 어떤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는지가 곧 나의 가치"라고 언급하며 기업의 경쟁력은 '관계'의 크기와 깊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의 크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이 강조한 '관계'는 공급망과도 관계가 깊다.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 등은 기존 자유무역주의와 역행하는 공급망 파괴 조치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부분 국가들은 생존을 위해 자국우선주의를 채택해 신냉전, 신경제블록화의 시대를 야기했다. 우리나라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高) 위기로 몸살을 앓았다.

최 회장은 앞서 최근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해 "이미 거의 모든 나라는 누구하고는 헤어진다고 생각하는 '헤어질 결심'을 했다. 이제는 시장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는 "하나였던 글로벌 시장이 쪼개지다 보니 내 것을 지키려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고 시장 변화가 좇아온다"며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일어나다 보니 변화의 파고가 크고 형태도 달라 무역과 수출 위주인 우리가 소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출처=연합뉴스]
SK하이닉스. [출처=연합뉴스]

공급망 혼란과 경기 침체는 SK하이닉스에 영향을 끼쳤다. SK하이닉스의 작년 3분기 매출은 10조9829억 원, 영업이익은 1조6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60% 감소했다. 여기에 4분기엔 적자 전환으로 영업손실이 1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증권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IT 기업들의 감산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수요가 줄어든 배경도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50% 이상 줄여 위기에 대응하기로 했다. 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4조원 이상 자금 투입이 예상되는 충북 청주 공장 M17 증설도 보류했고, 임원·리더 관련 예산을 축소해 전사 비용 효율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분야에선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SK온은 미국 행정부가 자국 내 유치를 장려하는 배터리 제조 분야의 강자 기업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 8월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블루오벌 SK'라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자동차 배터리 생산시설을 준공하기로 했다. 양사의 투자액은 10조원 가량으로 생산시설은 각각 2025년과 2026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출처=SK온]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출처=SK온]

올해 배터리의 핵심광물 50% 이상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채굴·가공돼야 7500달러 수준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IRA 관련 조항이 시행된다.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배제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겐 전화위복의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SK온은 IRA 시행에 앞서 스위스, 호주, 칠레 등 국가의 기업과 리튬을 공급받는 계약을 속속 체결 중이다. 

SK그룹은 2020년 한국 최초로 'RE100' 가입을 선언하며 대표적인 국내 친환경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최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2억톤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 2035년에는 탄소 배출 '제로'에 도전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기업의 목표는 '이익 극대화'가 아닌 '사회적 가치(SV)'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해온 재계 인사로, 그는 재계에서 선구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채택하며 SK그룹은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최 회장은 향후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지구와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를 꼽으며 "기후변화, 질병, 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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