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반도체와 같은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15%로 증감하는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현지 반도체 관련 투자 기업에 25%의 투자세 공제를 지원하는 법안을 마련했는데 양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회사는 앞서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준공에 170억달러(약 21조원)를 투입하며, 국내에선 평택 4공장(P4)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반도체 투자 세제 지원 강화 방안'을 도입해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산업에 투자 세액공제율을 높이고,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세액공제도 올해 한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국가전략기술의 연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종전 8%에서 15%로 올리는 것이다. 공제율을 현재의 2배 가까운 수준으로 올려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생산시설에 1조원을 투자한다면 기존 세금감면액은 800억원 수준이지만, 정부안이 통과되면 15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모든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세액공제율도 올해 1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10% 공제 혜택을 고려하면 공제율은 대기업의 경우 25%, 중소기업은 35%까지 상승한다.

삼성전자는 앞서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평택 4공장(P4) 준공을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이 합쳐 1조원대 규모의 공사를 수주한 가운데 공사 예정 기간은 2024년 10월까지다. 회사는 2012년 평택에 축구장 500개 크기인 392만7912㎡ 규모 1~6공장 부지를 확보한 이후 현재 1~3공장 준공을 마쳤다. 지난 9월에 4공장 기초공사를 시작한 데 이어 건물 공사 계약까지 체결했다.

P4는 기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동일하게 최선단 메모리·파운드리를 생산하는 첨단 반도체 산실이 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1조원)을 들여 건설할 제2파운드리 공장 소재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기존 오스틴 생산라인과의 시너지, 반도체 생태계와 인프라 공급 안정성, 지방 정부와의 협력, 지역사회 발전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테일러시를 선정했다.

세제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텍사스 주의 세금 감면 프로그램 '챕터 313'는 텍사스주 내에 설비 투자를 한 기업에 최대 10년간 재산 증가분에 대한 세금을 면제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도다. 이 인센티브 혜택에 더해 미국 의회는 반도체 관련 투자 기업에 25%의 투자세 공제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자국 반도체 패권을 위한 반도체과학법에 서명한 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세액공제 지원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삼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앞서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면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IT 기업들의 감산과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주력인 DS부문 영업이익은 반토막났다.

그럼에도 반도체 사업 투자는 인위적으로 줄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서 "인위적인 감산은 고려치 않는다고 했는데 이 입장엔 변화가 없다"며 "단기적으로 수급 균형을 위한 인위적인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제 복합 위기가 심화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제 지원 방안을 마련해준 정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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